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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SDI 노동자 또 백혈병 사망…삼성반도체는 여전히 '죽음의 공장'
삼성SDI 노동자 또 백혈병 사망…삼성반도체는 여전히 '죽음의 공장'
  • 박홍준 기자
  • 승인 2019.02.01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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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린룸 종사 황모 연구원, 보호장비없이 반도체화학물질 개발하다 발암물질 노출
반올림, "삼성은 더 이상 죽이자 마라. 정부는 산재인정하고 재발방지책 마련하라"

[금융소비자뉴스 박홍준 기자] 삼성SDI에서 반도체용 화학물질을 개발하던 노동자가 또다시 사망했다. ‘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 반올림은 31일 삼성SDI 사업장 클린룸에서 근무하던 선임연구원 황모씨(32)가 반도체용 화학물질 개발하다 발암물질에 노출돼 백혈병으로 지난 29일 세상을 떠났다고 밝혔다.

반올림은 황씨에 대한 추모성명을 내고  “ 정부와 삼성은 더 이상 죽이지 마라. 신속히 산재인정하고 재발방지대책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반올림에 따르면 황씨는 삼성SDI 수원사업장 클린룸에서 삼성반도체 공장에서 사용하는 포토·식각용 화학물질을 개발하는 업무를 했는데 화학물질인 식각소재 연구개발 과정에서 백혈병을 일으키는 벤젠, 포름알데히드를 비롯해 많은 발암물질에 노출됐다.

▲(사진=SBS 캡처)
▲(사진=SBS 캡처)

황씨의 연구환경은 너무 열악한 것으로 드러났다. 발암물질을 다루면서도 아무런 보호장치도 없었다. 수동방식으로 일하면서 붉은 약액이 튀기고, 환기도 안 돼 코를 찌르는 냄새가 나고, 보호구도 지급되지 않았다. 안전교육도 없었다. 일류삼성이 죽음을 부르는 근무환경을 방치해왔다.

마침씨 황씨는 지난 2017년 12월 급성골수성백혈병 진단을 받고, 2018년 3월 근로복지공단 수원지사에 직접 산업재해 요양급여 신청을 했다. 황씨를 비롯해 가족들은  산재인정이 되어 치료비 지원 및 재발방지 대책으로 이어지도록 하고 싶은 절박하고 애타는 마음이었다.

그러나 근로복지공당은 10개월이 지난 지금까지도 역학조사(전문조사)를 할지 여부조차 알려오지 않았으며 끝내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처리경과에 대한 공문 한 장 받지 못한 채 사망했다고 반올림은 밝혔다. 반올림측은 이 성명에서 반복되는 반도체 백혈병 사망 재해에 대해 이미 무수한 산재인정 사례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의학적 소견 등 이유로 안일한 늑장행정을 하는 근로복지공단은 당장 잘못된 행정처리 관행을 개선하라고 주장했다.

황씨는 지난 19일 골수이식에 대한 숙주반응(수혈된 림프구가 면역 기능이 저하된 환자의 몸을 공격하는 이상 현상)으로 중환자실로 옮겨졌으며, 결국 열흘 뒤인 29일 오후 8시쯤 사망했다.

반올림측은 “지난 2007년 황유미씨의 백혈병 사망이 알려진 뒤로 12년의 세월이 지났건만 아직도 삼성의 전자계열사들이 노동자의 생명이 위태로운 방식으로 일을 시키는 현실에 분노합니다. 그동안 삼성 전자계열사(삼성전자, 삼성전기, 삼성SDI) 노동자 중 반올림에 제보해 온 백혈병 피해제보만 무려 104명입니다. 이중 60명이 사망했습니다.”라며 삼성은 노동자들의 백혈병 사망사고에도 안전대책을 세우지 않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런데도 삼성을 비롯한 많은 기업들은 많은 노동자가 인구 10만 명 당 고작 몇 명 걸린다는 백혈병으로 죽어 가는 데도 화학물질을 영업비밀이라며 공개하지 않고 있다고 반올림은 주장했다. 반올림은 지난 2018년 옴부즈만보고서에 따르면 2017년에 삼성전자 기흥·화성공장에서 사용하는 화학제품 907 종 중에서 407종(45%)이 영업비밀 물질을 포함하고 있다고 밝혔다.

반올림은 이런 백혈병사망을 멈추기 위해서는 발암물질, 독성물질에 대한 규제를 하고 안전한 물질로 대체해 안전하고 건강하게 일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정부는 기업의 눈치를 보지말고 철저하게 관리감독할 것을 촉구했다.

또한 노동자, 시민에게 유해 화학물질에 대한 알권리를 반드시 보장하고 기업에 취업하기 이전에 학교에서부터 안전교육을 의무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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