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농단시 '낙하산' 채용 황 회장, 또 특혜채용의혹으로 물의…노조 "KT 위해 물러나야"
[금융소비자뉴스 박홍준 기자] 황창규 KT 회장이 자신의 자리보전을 위해 권력층이나 기관의 압력이나 청탁에 유난히 약하다는 사실이 다시 한 번 드러났다.
국정농단에서 ‘최순실 부역’에 이어 검찰수사과정에서 김성태 자유한국당 의원의 딸이 정당한 절차를 거쳐 공개채용시험에 합격됐다는 김 의원의 주장과는 달리 김 의원의 딸은 지난2012년 KT정규직 공채 서류전형합격자 명단에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한겨레신문이 31일 단독 보도했다. KT는 서류전형합격자에 한해 필기시험을 치르기 때문에 딸 김 모 씨가 서류전형명단에 없다는 것은 필기시험을 통과하지 않고 특별채용 됐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말해준다.
KT민주동지회 의 한 관계자는 “김 모씨의 특혜채용여부는 알 수 없지만 만약 그가 특혜채용으로 들어왔다면 당연히 인사권자인 황 회장이 최종 결정을 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황 회장이 자신의 자리를 지키기 위해 권력층의 청탁이나 압력에 반대의사를 표명한 적이 거의 없었다는 점에 비추어 이번 김 모 씨의 특별채용도 황 회장 선에서 결정됐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덧붙였다.
그 전에도 황 회장은 권력의 청탁이나 압력을 무비판적으로 수용했다. 황 회장은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사건에 연루돼 ‘최순실 부역자’란 오명이 붙을 정도였다. 통신업계는 민영화에도 사실상 주인이 없는 KT회장자리를 유지하기 위해 아무런 이견을 달지 않고 낙하산인사를 받아들이고 광고를 특정광고대행사에 몰아주는 비리행위를 서슴지 않아 이런 딱지가 붙었다.
당시 황 회장은 미르·K스포츠 재단에 18억원을 출연했을 뿐 아니라 이동수 등 낙하산 인사를 채용한 후 68억원 상당의 광고를 최순실씨 관련 회사에 몰아준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수사과정에서 ‘최순실-박근혜-안종범-황창규’로 이어지는 KT 농단의 연결고리가 입증됐다.
사건초기에 황 회장은 이런 비리의혹에 자신이 독자적으로 결정했다고 거짓말까지 해 도덕성을 의심 받았다.그 는 “검찰 조사에서 박 전 대통령, 안 전 수석의 요구가 상식 밖이며 수준 이하였다고 비난했다. 그러자 박 전 대통령 변호인 측이 ”KT 황 회장이 그렇게 당당하면서 왜 미르재단에 돈을 냈냐“며 반문한 일화는 유명하다.
당연히 국정농단 연루 황 회장에 대한 퇴진요구가 들불처럼 번졌다. KT노조, KT민주동지회, 시민단체 등이 “황 회장의 퇴진이 KT 적폐 청산의 시작이고, 촛불혁명에서 보여준 국민의 요구임을 확신한다. 황 회장의 자진사퇴를 요구한다. 이를 거부한다면 국민들과 KT 구성원들의 더 큰 반발에 부딪칠 것임을 강력 경고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황 회장 퇴진을 요구하는 목소리는 아직도 높다.
그 이후에도 황 회장은 각종 비리의혹과 부실경영으로 KT를 위기로 몰았다. 불법 정치자금 혐의에 회삿돈 횡령 의혹도 해소되지 않고 있다. 김 성태의원 딸 입사등 특혜채용의혹으로 수사를 받고 있다. 국회청문회에 가서는 ‘통신구 화재’의 진상과 원인 등에 대한 책임추궁을 받아야할 상황이다.
그러나 황 창규 회장은 국정농단이후 현 정권의 외압 등에도 꿋꿋하게 살아남았다. 최근 문재인 대통령의 기업인간담회에도 초정받아 ‘국정농단 퇴진압박’으로부터 완전히 벗어났다는 풀이다. 항간에서는 그가 현 정권의 보이지 않는 실세를 잡아 내년 3월 임기를 모두 채울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황 회장은 권력기관의 청탁과 압력을 너무나 잘 수용해온 결과 국기문란이라는 엄청난 사건인 국정농단 연루에도 끄떡하지 않고 자리를 지키고 있다. 김 의원 딸 특헤채용의혹도 이와 맥락을 같이한다고 볼 수 있다.황 회장이 내년 3월 2기 임기만료시 퇴진하겠다고 발언한 것은 이런 자신감의 발로로 보여진다.
하지만 김 의원 딸의 특혜채용의혹이 불거진 상황에서 KT민주동지회 등에서는 황 회장은 KT를 더 이상 망치지 말고 당지 퇴진할 것을 촉구한다. 이들은 김 회장은 이미 리더십을 거의 상실해 KT를 제대로 이끌 수 없다고 판단한다.
현재 IT업계의 급격한 변화로 인해 KT의 경영환경도 급변하고 있다. 4차산업혁명, 인공지능과 블록체인, 자율주행, 사물인터넷 등 산업이 부상하는 상황에서 KT는 변하지 못하면 도태되고 만다. 황 회장이 리더십의 동력이 떨어진 상태에서 혁신 모멘텀을 이어가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그래서 KT안팎에서는 그가 임기 전에 하루라도 빨리 퇴진할 것을 요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