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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SDS '매출 10조'는 내부거래로 달성한 '모래성'...공정위는 뭐하나?
삼성SDS '매출 10조'는 내부거래로 달성한 '모래성'...공정위는 뭐하나?
  • 연성주기자
  • 승인 2019.01.24 1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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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 비중 90%에 육박해 이재용 ‘일감몰아주기’ 의혹...관련업계 최초로 실태조사 나설 듯
▲홍원표 삼성SDS 사장
                                           ▲홍원표 삼성SDS 사장

[금융소비자뉴스 연성주기자] 국내 최대의 시스템통합(SI)업체인 삼성SDS가 업계 최초로 지난 해 매출 10조원을 달성했지만 내부거래로 달성한 '모래성'이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삼성그룹의 내부거래 비중이 상당해 사실상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지배주주에 대한 ‘일감몰아주기’ 의혹이 강하다.

공정거래법상 일감 몰아주기 규제 대상은 총수일가 지분율이 비상장사는 20%, 상장사는 30%(상장사) 이상인 경우다. 삼성SDS 지분을 보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9.2%,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3.9%,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 3.9% 등 오너일가가 17%를 보유하고 있다.공정거래법상 일감 몰아주기 규제 대상은 총수일가 지분율이 상장사는 30% 이상인 경우에만 해당되기 때문에 삼성SDS는 그 대상이 아니다.

그러나 공정거래위원회가 올해에 시스템 통합(SI) 등 내부거래 비중이 높은 업종에 대해 대대적인 실태조사에 착수한다. 따라서 우선적으로 삼성SDS를 비롯한 관련업계 최초로 실태조사에 비중을 두고 제도 개선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2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홍원표 삼성SDS 사장이 지난 2일 시무식에서 '대외사업 강화'를 올해 경영의 화두로 내걸었지만 이를 실천하려면 '걸림돌'이 적지 않을 전망이다. 

삼성SDS는 2018년 잠정 매출이 전년보다 8% 증가한 10조342억원, 영업이익이 20% 늘어난 8774억원을 기록했다고 24일 발표했다.  IT서비스 업계 최초로 매출 10조원을 돌파한 것이다. 지난해 4분기 매출은 2조7821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15% 늘었고, 영업이익은 2583억원으로 29% 증가했다. 분기기준으로 사상 최대 실적이다.

삼성SDS는 △인텔리전트팩토리 △클라우드 △AI(인공지능)·애널리틱스(빅데이터 분석 기술) △솔루션 등 4대 IT전략사업이 전년대비 31% 성장하면서 매출 10조원 달성에 크게 기여했다. 사업 부문별로는 인텔리전트 팩토리에서 전자·부품 업종은 물론 코스메틱·식음료 등 다양한 업종으로 확대하면서 매출이 전년대비 46% 신장했다.

클라우드 부문 매출은 31%, AI·애널리틱스 부문 매출은 45% 각각 증가했다 블록체인 부문에서는 자체 개발한 넥스레저 플랫폼이 2018 가트너 블록체인 10대 제품으로 선정된 데다, 글로벌 기업들과 MOU(양해각서)를 체결하고 제조·물류·금융 분야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등 향후 사업 확대를 위한 기반을 구축했다.

삼성SDS, 올해 공공과 금융시장 재진출 시도... 국내 IT서비스 시장 침체가 발목  

반면 삼성SDS의 내부거래 비중은 90%에 육박했다. 삼성SDS는 2017년 매출 가운데 88%를 계열사에서 기록했다. 2017년 매출 4조5471억원 중 4조193억원이 내부거래를 통해 발생한 것이다. 2010년 내부거래 공시 직후 50%였다가 9년 만에 90% 수준으로 돌아왔다. 지난해에도 내부거래 비율은 2017년 수준일 것으로 추산된다. 삼성SDS는 삼성전자 종속계열사 외 대외 사업까지 확대하면 내부거래 비중이 73.5%로 줄어든다는 입장이다. 업계는 삼성 관계사 등을 제외한 순수 대외 사업 매출은 10%가 채 되지 않을 것으로 분석했다.

삼성SDS는 올해 대외 사업을 늘려 내부거래 비중을 줄이겠다는 계획이지만 상황은 여의치 않다. 업계는 삼성SDS가 대외 신규 매출을 확보하기 위해 공공과 금융 시장에 다시 진출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삼성SDS가 대외사업에 진출하기가 쉽지 않다는 전망이 많다.
 
우선 금융권에서는 삼성SDS의 기술력에 냉정한 평가를 내리고 있다. 삼성SDS는 지난해 8월 은행연합회와 함께 블록체인 기반 공동 인증서비스인 '뱅크사인'을 출시했다. 사업 초반에 뱅크사인 플랫폼과 은행 전산망 연결이 불안정했다. 이후 불안했던 점이 해결되면서 KB국민은행을 제외한 모든 은행의 메인 앱에 뱅크사인이 적용되고 있다.  

 

▲삼성SDS 사옥
                                                               ▲삼성SDS 사옥

삼성SDS가 지난해 5월 수주한 생명보험협회의 블록체인 플랫폼 사업은 이달 시범서비스에 예정됐으나 결국 무산됐다.

또 국내 IT서비스 시장이 침체기를 맞고 있다. IT 시장조사업체 KRG는 국내 IT서비스 시장이 앞으로 10년동안 3%대 저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클라우드, 5G이동통신 등 신규 시장이 열리지만 삼성SDS는 시장주도권을 확보하지 못했다. 클라우드는 아마존웹서비스(AWS) 마이크로소프트(MS) 등 외국기업들의 강세를 보이고 있다.

공정위, '일감몰아주기 온상’ SI업체, 대대적 실태조사...삼성SDS 등 대상 제도개선

한편 정부가 발표한 ‘2019년 경제정책 방향’에 따르면 공정경제 질서 확립 방안으로 우선 SI업체 등 내부거래 비중이 높은 업종에 대한 내부거래 현황 분석 및 종합 개선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다.

국내 대기업들은 대부분 SI, 물류, 광고 회사 등을 계열사로 보유하고 있다. SI업체의 경우 삼성은 삼성SDS(018260), 현대자동차는 현대오토에버, SK는 SK C&C사업부문, LG는 LG(003550) CNS 등이 대표적이다. 롯데는 롯데정보통신(286940), CJ의 경우 CJ(001040)올리브 등 상당수 그룹들이 자체적으로 SI계열사를 보유하고 있다.

지난 6월 기준 내부거래 비중은 롯데정보통신이 93.5%, 한화시스템이 79.4%, 삼성SDS 77.2%, LG CNS 57.7% 등에 달한다. 대기업들은 내부 시너지 강화 차원에서 SI업체를 두고 내부거래를 하고 있다. 이들 기업에 총수일가 지분율도 상당히 높은 편이라 지배주주에 대한 일감몰아주기 의혹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SI업체의 경우 보안성, 효율성, 긴급성 등을 이유로 일감몰아주기 규제에서 일부분 예외 적용도 받고 있다. 공정위가 일감몰아주기 의혹에 ‘칼’을 꺼내들어도 쉽게 제재를 하기 어려운 이유다. 이에 공정위는 대대적인 실태조사를 통해 거래 형태를 파악한 뒤, 불법 여부 등을 고려해 제도 개선에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공정위 관계자는 “실태조사를 통해 업종 특성을 면밀히 파악하는 게 중요하다”면서 “이를 바탕으로 예외조항 등 제도 개선이 있는지 여부를 검토하겠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삼성SDS 홍보팀 관계자는 "삼성그룹 계열사 시스템을 대부분 관리하다보니 내부거래 비중이 높을 수 밖에 없다"며 "이런 부분은 보안문제 때문에 다른 회사에 맡기기 어려운 점도 있다"고 말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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