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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풍 불던 가상화폐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작년만 264개 없어져
열풍 불던 가상화폐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작년만 264개 없어져
  • 내미림 기자
  • 승인 2019.01.18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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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소비자뉴스 내미림 기자] 지난 2018년 전세계적으로 264개 암호화폐가 사라졌다. 암호화폐 전문 웹사이트인 '코이노스파이'(Coinospy)에 따르면 2018년 전세계 264개의 알트코인이 사라졌다. 그중 45%인 144개는 2017년 암호화폐 자금모집(ICO)을 통해 발행된 코인이었다.

알트코인은 비트코인의 단점을 극복하기 위한 대안화폐로 비트코인을 제외한 모든 암호화폐를 일컫는다.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이날 세계 시장에서 거래되는 암호화폐는 2083개에 이른다. 비트코인을 제외하면 2082개다.

코인이 사라진 이유는 폐기됐거나 사기로 분류됐거나 웹사이트가 운영되지 않은 경우 등이다. 노드가 없거나 월렛 이슈가 있는 경우 또는 개발자가 퇴사한 경우도 해당됐다. 사라진 코인 중에는 무제한 코인을 만들 수 있도록 스마트컨트랙트가 잘못 설계된 프로젝트도 있었다.

2018년 사라진 코인 가운데 27%인 73개 프로젝트는 개발자가 프로젝트 운영을 포기한 경우였다. 실패한 코인 중 27%는 개발자들이 프로젝트 운영을 포기한 것들로 '인디아코인'이 대표적이다. 또 20%인 55개 프로젝트는 사기 혐의로 제재받고 있다.

국내 투자업계 관계자는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며 은퇴를 앞둔 50세 이상을 대상으로 메신저를 통해 여전히 불법 ICO가 이뤄지고 있어 주의를 요한다"며 "무분별하게 진행되는 ICO 중 절반이 사기이거나 원금 회수가 어려운 고위험 투자처로 주의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한때 세계 최대의 가상화폐 거래소였던 빗썸의 광화문 고객센터가 11일 문을 닫았다. 빗썸은 지난 9일 "보다 효율적이고 전문화된 고객 응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서울에 운영 중인 강남센터와 광화문센터를 강남센터로 통합 운영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서울 중구 다동에 있던 광화문센터는 운영을 중단했고 상주 직원 2명은 강남센터로 재배치됐다. 전국의 빗썸 고객센터는 서울 강남과 부산·대전 등 3곳으로 줄었다.

빗썸의 오프라인 센터는 2017년 하반기 한국과 전 세계에 불어닥친 가상화폐 투자 열풍을 상징하는 곳이었다. 2010년 0.003달러(약 3.37원)였던 비트코인 한 개의 가격이 2017년 1만9000달러 이상으로 치솟자 컴퓨터나 모바일 기기를 사용할 줄 모르는 고령자까지 빗썸 고객센터에 찾아와 계정 개설과 거래 방법을 안내받았다. 당시 세계 최대의 가상화폐 거래소였던 빗썸에서는 하루에 4조원어치가 넘는 가상화폐가 거래됐다. 그러나 가상화폐 가격이 추락을 거듭하면서 투자 열기가 꺼지고 고객의 발길이 끊겼다. 빗썸을 운영하는 비티씨코리아닷컴 관계자는 "하루 거래량이 2017년 말에 비해 20~30분의 1로 격감하고, 시장에 새로 진입하는 투자자도 거의 없다"며 "오프라인 센터 운영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센터를 통합했다"고 말했다.

가상화폐의 가격 하락은 지난 2년 동안의 상승분을 거의 다 까먹었을 정도로 가파르다. 미국의 가상화폐 정보 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1비트코인 가격은 2017년 12월 17일 1만9310달러(약 2170만원)로 정점을 찍은 뒤 계속 하락해 지난해 12월 1일 4100달러, 이달 14일 오후 현재 3570달러(약 400만원)로 5분의 1 이하로 떨어졌다. 이더리움·리플 등 다른 가상화폐 대다수가 최고점 대비 90% 이상 하락했다.

미국 세인트루이스연방준비은행은 지난 11일(현지 시각) 발표한 보고서에서 비트코인의 급등 이후 수많은 가상화폐가 범람하면서 비트코인 가치가 하락했다고 지적했다. 3000종이 넘는 가상화폐가 등장해 자본이 분산되면서 모든 가상화폐 가격이 동반 폭락했다는 것이다. 가격 하락으로 투자자들의 손실이 커지자 투매가 반복되면서 추가 하락을 부채질했다.

이 와중에 신뢰도에 치명타를 입히는 사건들이 잇따랐다. 지난달 미국 경제 전문지 포브스는 가상화폐 시장 분석 업체인 CER을 인용해 빗썸이 지난해 9월 이후 자기 계좌로 가상화폐를 반복해서 사고파는 조작을 통해 거래량을 부풀린 정황이 있다고 보도했다. 거래소의 사기 의혹은 해외에서도 불거졌다. 미 법무부는 대형 거래소 비트피넥스를 비트코인 시세 조작 혐의로 수사하고 있다.

게다가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자체 개발한 분석 프로그램을 통해 가상화폐 3291종(種)을 조사한 결과 16%에 해당하는 513개가 사기성이 짙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최근 보도했다. 다른 가상화폐 구조를 그대로 본떴거나 가짜 개발자를 내세우고 심지어 홈페이지를 폐쇄한 곳도 있었다는 것이다. 또 무려 2000종 이상의 가상화폐가 '투자 위험 없음' 등의 허위 광고로 투자자들을 현혹했다고 지적했다. 가상화폐 열풍을 타고 우후죽순 나타난 정체불명의 새로운 가상화폐들이 시장 전체에 대한 신뢰를 깎아 먹었다는 것이다.

잇단 악재에도 불구하고 가상화폐가 미래 주요 산업으로 자리 잡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이달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IT(정보기술) 전시회 CES 2019에서는 가상화폐의 근간이 되는 기술인 블록체인(분산 저장) 기술이 11대 주제 중 하나로 꼽혔고, 관련 기업 38곳이 참가했다. CES를 주관하는 미 소비자기술협회도 올해 5대 기술 화두의 하나로 블록체인을 꼽았다. 싱가포르·스위스 등 관련 규제가 느슨한 지역에서는 블록체인 기술을 이용한 새로운 서비스와 가상화폐 출시가 계속되고 있다. 박수용 서강대 컴퓨터공학과 교수는 "과거 닷컴버블이 그랬던 것처럼 새로운 기술은 모두 도입 단계에 홍역을 겪는다"며 "투기 광풍 이후 가상화폐의 여러 문제점이 지적되고 있지만, 가상화폐가 제도화되고 블록체인 기술이 발전하면 관련 산업이 미래 먹거리가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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