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광구 '전격 구속' 충격에 신한금융-하나은행 '긴장' 상태
이광구 '전격 구속' 충격에 신한금융-하나은행 '긴장' 상태
  • 이동준 기자
  • 승인 2019.01.10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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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후 재판 결과 따라 조용병 회장-함영주 행장 연임 가도에도 적지 않은 영향 미칠 가능성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 함영주 KEB 하나은행장

[금융소비자뉴스 이동준 기자] 지난 해 금융권을 강타한 ‘채용비리’ 혐의로 이광구 전 우리은행장이 실형을 선고받고 전격적으로 법정 구속됐다.

이에 따라 같은 혐의를 받고 있는 조용병 신한금융그룹 회장, 함영주 KEB 하나은행장도 앞으로 사법처리 결과를 주시하며 초긴장 상태에 빠졌다. 특히 조 회장과 함 행장은 재판 결과가 연임 가도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10일 관련당국과 금융권에 따르면 이광구 행장 구속 여파로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의 입지도 줄어들게 됐다.

조 회장은 신한은행장으로 있던 2015년 상반기부터 2016년 하반기까지 지원자 30명의 점수를 조작하고, 남녀 성비를 맞추기 위해 지원자 101명의 점수를 조작한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조 회장은 2016년 9월 라응찬 전 회장(80)으로부터 조카손자 나 모 씨에 대한 청탁을 받고 부정 합격시킨 의혹도 받고 있다.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 공소사실 부인...신한지주 관계자 "재판 충실히 임하겠다"

조 회장은 이런 공소사실을 전부 부인하고 있다. 하지만 법원에서 조 회장의 혐의 사실을 인정한다면 법정구속이라는 최악의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검찰이 구속영장을 청구할 만큼 사안이 중대하다고 본 있는 탓이다.

조 회장의 1심 판결은 올해 안에 나올 전망이다. 신한지주의 차기 회장 선출 절차는 12월에 진행된다. 1심에서 무죄 판결이 나지 않은 이상 이번 재판 결과가 조 회장의 연임 가도에 큰 부담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신한지주 관계자는 "재판에 충실히 임해 최대한 소명하고 법원의 판단을 구하겠다"라고 말했다.

KB금융지주는 윤종규 회장이 불기소 처분된 이후 한숨 돌렸지만, 국민은행 임직원이 여전히 법정에 서 있다. 최고경영진이 방심할 수 없는 이유다.

지난해 10월 인사팀장 오모 씨와 전 부행장 이모 씨, 인력지원부장이던 HR총괄 상무 권모 씨가 각각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김모 전 HR본부장에게는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이 선고됐고, 양벌규정에 따라 국민은행에도 벌금 500만원이 선고됐다.

이들은 항소 후 2심 재판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국민은행은 이번 이광구 전 행장 재판 결과가 2심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하고 있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이 전 행장만을 보고 판결한 것 같지가 않다"며 "비슷한 건으로 재판 중인 사람은 당연히 현직에서 물러나야 하고 구속감이라는 신호를 보낸 것"이라고 평가했다.

하나은행 함영주 행장은 올해 3월 연임 여부에 이번 판결이 변수가 될 가능성이 있다. 함 행장은 지난해 6월 업무방해와 남녀고용평등법 위반 등 혐의로 불구속기소 돼 8월부터 재판을 받고 있다. 함 행장은 2015년 신입 공채에서 지인인 국민은행 고위 관계자로부터 아들이 하나은행에 지원했다는 얘기를 듣고 인사부에 이를 전달하며 잘 봐줄 것을 지시해 서류전형 합격자 선정 업무를 방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고위 공직자나 주요 고객의 자녀·친인척을 특혜 채용한 혐의로 기소된 이광구 전 우리은행장이 10일 징역 1년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이광구 전 행장의 무거운 판결, 함영주 하나은행장 연임 여론에 영향 미칠 수도

검찰 조사에 따르면 서류전형 이후 합숙 면접에서는 자신이 인사부에 잘 봐주라고 한 지원자들이 통과하지 못한 경우가 있으면 이들을 합격시키라고 지시하기도 했다. 함 행장은 2015년과 2016년 공채를 앞두고 인사부에 "남녀 비율을 4대1로 해 남자를 많이 뽑으라"고 지시한 혐의도 있다. 함 행장 임기는 올해 3월 주주총회까지다. 그의 1심 판결은 올해 말에 이뤄질 전망이다.

하나은행 측은 "재판이 함 행장 연임에 결정적인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한다. 함 행장이 채용과정에 간여한 정도가 다른 행장들에 비교해 적고, 사기업 수장의 재량권을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이다.

그러나 이 전 행장에게 내려진 무거운 판결이 함 행장 연임 관련 여론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특히 이 전 행장 재판부는 판결에서 은행 자체가 공공적 성격을 가지고 있고, 우리은행이 가지는 사회적 위치를 고려하면 은행장의 재량권이 무한으로 확대될 수 없고 한계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앞서 지난해 우리은행 신입직원 '채용 비리'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광구 전 우리은행장이 10일 업무방해 혐의에 대해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

서울북부지법 형사9단독 이재희 판사는 이날 업무방해 혐의로 기소된 이 전 은행장에게 징역 1년6개월을 선고하며, 도망 우려가 있다고 판단에 따라 법정구속됐다. 앞서 검찰은 "은행의 이익을 위한 일이었다는 주장은 궤변으로 은행장의 사익을 위한 행동이었다"며 징역 3년을 구형했었다.

이 전 은행장은 2015년부터 2017년 사이 인사 청탁자와 은행 내부 친·인척 명부를 만들어 이 명단에 있는 자녀들이 서류전형 또는 1차 면접에서 불합격하더라도 합격시킨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법원, 이광구 재판서 "은행, 사기업이나 금융감독-보호 동시에 받아 공공성 있다"

검찰에 따르면 이들은 이 같은 수법으로 지난 2015년 공채 서류전형 또는 1차 면접에서 10명을, 2016년 19명을, 2017년 8명을 총 37명을 합격시킨 것으로 드러났다. 이 중 31명은 최종합격 했다.

이 전 행장은 '추천인 현황표'에서 특정인을 선별해 '동그라미'를 쳐 합격과 불합격을 결정했다. 사실상 이 전 행장의 동그라미를 받은 지원자는 합격까지 인사팀의 관리를 받았다. 이 과정에서 인사팀은 청탁 대상자들의 면접점수를 변경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재희 판사는 "수년에 걸쳐 신입 채용에 있어 외부 유력자들에게 청탁을 받아 조직적으로 방해한 것이다"라며 "사기업이지만 공적 자금이 투입되고 감독과 보호를 동시에 받는 기관이라 공공성이 있다"고 판시했다. 이어 "대기업은 많은 취업 준비생들의 선망의 대상이며 그 근본은 공정한 책무일 것"이라며 "잘못된 관행을 답습한 것과 범행의 기간을 보아 규모가 크고 죄질이 나쁘다"고 판단했다.

이 판사는 이 전 은행장에 대해 "최종 결정권을 갖고 있고 업무 방해를 주도했다. 다수의 지원자들에게 청탁을 받아 인사담당자에게 전달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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