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소비자뉴스 임동욱 기자] 지난해 2017년에 비해 3배 많은 70조 넘는 돈이 정기예금으로 들어왔다. 주식·부동산 시장의 변동성이 커지자 투자처를 잃은 뭉칫돈이 안전한 은행에 둥지를 틀고 있는 것이다.
9일 은행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인 KB국민·신한·우리·KEB하나·NH농협은행의 지난해 말 기준 정기예금 잔액은 598조 3289억원으로 파악됐다. 1년 전 2017년 말 잔액이 527조 4954억원인 것을 감안하면 지난해 1년간 정기예금에 70조 8335억원이 새로 순유입된 것이다.
2017년 정기예금은 전년 505조 3428억원에서 527조 4954억원으로 늘어나 증가액은 22조원 남짓에 불과했다. 지난해 순유입액(70조8335억원)은 전년(22조1526억원) 대비 50조원 가까이(48조6809억원) 늘어난 것이다.
정기예금 선호도가 높아진 것은 금융시장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게 첫 손가락으로 꼽힌다.은행권 관계자는 “미국 금융시장이 심하게 흔들리는 등 시장이 불안정해지면서 투자자들도 흔들렸다”며 “투자자들이 웬만큼 적극적이지 않으면 예금으로 옮겨갔다”고 말했다.
금리 수준이 높아진 것도 한 몫했다. 한국은행이 지난해 11월 기준금리를 1.50%에서 1.75%로 0.25%로 인상하는 등 금리상승에 대한 기대감도 작용했다. 한은이 기준금리를 올리자 시중은행들도 예금금리를 올리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기준 2%대 정기예금 비중은 전체의 54.8%였다. 2015년 2월(69.0%) 이후 3년9개월 만의 최고치다.
정기예금 선호도는 올해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부동산 투기에 강력대응, 아파트 시장이 안정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또 올해 세계 금융시장도 불안하다는 전망이 지배적이어서 은행을 찾는 안전투자 행렬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