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소비자뉴스 박홍준 기자] 몇 해 전 두산그룹 유동성위기설의 ‘진원지’였던 두산건설의 재무건전성이 최근 크게 악화된 데다 신용등급까지 강등돼 이런 유동성수급난이 두산그룹의 유동성위기를 초래할 수도 있다는 점에서 비상한 관심을 모은다.
4일 관련업게에 따르면 두산건설의 재무건전성은 급속히 악화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 3분기 부채비율은 227.8%로 지난 2017년 말 기준 196.7%에 비해 31.1%포인트 상승했다.
영업실적은 부진한 상태인데 차입금은 늘었기 때문이다. 지난해 3분기 기준 누적매출이 4.3% 감소한 반면 영업이익은 360억원으로 전년동기에 비해 2.9%증가하는데 그쳤다. 이에 반해 차입금 총액은 1352억8700만 원으로, 전년 말(1299억3900만 원) 대비 4.1% 증가했다. 이에 따라, 차입금 의존도는 4.6%에서 5.0%로 0.4%포인트 높아졌다.
문제는 이중 단기차입금 비중이 너무 높아 유동성이 빡빡하게 돌아고 있다는 점이다. 3분기 기준 차입금 총액인 1352억8700만 원 중 55.2%(715억3900만 원)가 단기차입금으로 나타났다. 작년 말(43.8%, 569억3900만 원) 대비 단기차입금 비율이 11.4%포인트나 급증했다.
신용등급은 더욱 낮아졌다. 한국기업평가는 지난달 두산건설의 회사채 신용등급을 BB+에서 BB로 하향 조정했다. 자금조달이 쉽지 않고 이자부담은 더욱 늘어나게 됐다. 유동성난이 심화될 수 있음을 말해준다.한국기업평가는 ‘낮은 영업수익성 및 과중한 차입금부담으로 단기적 개선이 어려우며, 차입구조 단기화로 인한 위험요인도 내재되어 있는 점을 반영한 것’이라고 신용등급하향조정이유를 설명했다.
두산건설의 총부채규모는 아직도 과다하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두산건설의 11월 기준 차입금은 총 9195억 원이다. 이 중 3개월 이내에 만기되는 차입금은 6025억 원으로, 65.5%에 해당한다. 한신평 관계자는 두산건설이 현 차입규모를 유지한다고 가정하면 차환 발행 혹은 만기 연장 등으로 융통해야 하는 규모는 매 3개월 마다 4829억원에 달한다고 밝혔다. 기존 차입금의 조달금리는 무려 7.5% 수준이다.
그는 “단기 상환 부담이 높은 수준이고 시장 상황에 따라 유동성 리스크가 확대될 수 있다”며 “과거 대비 두산중공업,(주)두산 등의 계열사 지원 여력이 약화된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이 신용평가사는 두산건설의 우발채무는 두산건설 자체의 부담이라며 과거 사례를 고려했을 때 우발채무의 현실화 가능성은 상당하다고 평가했다. 연대보증으로 묶여있는 자금들은 회계 장부상 우발채무로 잡혀있는 경우가 많은데 향후 회사에 직접적인 부담이 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지난달 말(11월 30일)기준 PF 관련 우발채무는 3100억원 규모다. 최악의 경우 두산건설이 관련 채무를 모두 떠안을 수 있다는 의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