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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성호가 조용병 '단칼'에 날라 간 배경…신한 경영진 '빅뱅' 예고
위성호가 조용병 '단칼'에 날라 간 배경…신한 경영진 '빅뱅' 예고
  • 박홍준 기자
  • 승인 2018.12.26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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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일동포 주주 등에 엎고 자경위서 전격 교체결정…비리논란 위 행장 자격문제 제기
자경위 위원 5명 중 전원 찬성 만장일치로 전격 교체 결정… '조용병 시대' 막 올리나?
▲위성호 행장(사진 왼쪽)과 조용병 회장
▲위성호 행장(사진 왼쪽)과 조용병 회장

[금융소비자뉴스 박홍준 기자] 신한금융의 차기 회장자리를 둘러싼 위성호 은행장과 조용병  회장의 ‘암투’는 예상을 뒤엎고 조용병 회장의 승리로 막을 내린 분위기다. 위 성호 신한은행장이 반격카드를 준비할 수 도 있지만 이미 대세는 기울어 일단 조 회장은 차기회장 후보로서의 입지를 탄탄하게 굳혔다고 볼 수 있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위 행장은 신한금융에서는 ‘조조’로 통할 정도로 권모술수에 능하다는 평을 받고 있다. 위 행장이 신한사태의 ‘기획역’이란 흠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강한 의지와 라응찬 전 회장의 힘을 빌려 은행장에 올라 눈길을 끌었다. 그는 야심이나 이를 실현하기 위한 기획에서는 발군이라는 평가다. 그래서 그는 어려운 여건 아래서도 은행장자리를 스스로 쟁취했다는 후문이다.

위 행장의 야심에 비해 조 회장은 유약하고 결단력이 부족하다는 평을 받고 있다. 그동안 차기회장자리를 둘러싼 두 사람간의 보이지 않는 권력다툼에서 위행장의 판정승은 당연시돼 왔다. 더욱이 한 동우 고문이나 라 전 회장을 지원세력으로 두고 있는 위 행장과는 달리 조 회장은 계열사 일부 사장을 제외하고는 지지기반이 취약한 상황이어서 내년 3월 주총에서 회장직을 유지할 수 있을지가 의문시돼 왔다.

하지만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조 회장의 단칼에 위 행장은 오는 3월 임기만료 후 퇴진해야하는 비운을 맞았다. 차기회장 도전이 가능하지만 현직 은행장이라는 막강한 프리미엄을 잃은 상황에서 회장경쟁에 나선다고 하더라도 회장후보로 추천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의견이 많다.

조 회장이 위 행장을 치는 데는 신한지주의 대주주로 중요 의사결정을 좌우하는 재일동포의 지지가 결정적인 것으로 전해졌다. 조 회장은 이들에게 경영능력을 떠나 각종 비리혐의에 휘말려 신한은행 이미지에 먹칠을 해 더 이상 은행을 이끌기 어렵다면서 경질이유를 설명했다는 후문이다.

위 행장은 비리관련 논란은 한 둘이 아니다. 신한사태 당시 신상훈 전 사장아래 지주 부사장으로 있으면서 라 전 회장의 ‘노욕’을 성공으로 이끌기 위해 전략을 마련한 핵심 참모역을 자임한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게다가 검찰의 신한사태 재수사에서 위증과 무고혐의로 소환될 위기에 처해 있다. 뿐더러 채용비리와 관련 비리인사파일이 들어있는 하드웨어를 무단 파기해 검찰의 수사를 받을 위기에 처해있다. 조 회장은 위 행장의 이런 비리논란을 재일동포들에게 설명하면서 지지를 끌어내 위 행장을 단칼에 날렸다.

채용비리로 재판에 몰려 차기 회장자리가 불안한 조 회장은 신한금융지주 자회사경영관리위원회(자경위)의 의결은 통해 회장 연임가도에 가장 큰 장애물이라고 판단한 위 행장 교체를 결행했다. 자경위는 5인으로 구성돼 있다. 조 회장이 의장이고 2명은 재일동포 위원, 나머지 2명은 국내인사인 사외이사다. 조 회장과 재일동포이사 2명이 찬성한 것은 물론 국내 위원 2명도 찬성의사를 표명해 위 행장의 교체는 사실상 만장일치로 가결됐다. 취임을 전후해 자격논란이 무성했던 위 행장은 결국 2년만에 불명예 퇴진하게 됐다.

조 회장이 위 행장을 밀어내는 과정에서는 재일동포 주주 힘 말고도 관계요로에 줄을 댔다는 설도 없지 않다. 조 행장이 그동안의 세력다툼에서 위 행장이 너무 설치는 바람에 자신의 위상이 갈수록 위협받자 궁지탈출을 위해 재일동포주주와 관련인사나 기관에 대한 로비를 무기로 최후의 승부수를 던져 성공했다는 풀이다.

물론 위 행장의 반격도 예상할 수 있다. 우선은 오는 27일 열리는 신한은행 이사회가 자경위의 결정을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위 행장은 현직을 유지하면서 살아남을 수 있다.그러나 이는 많은 위험을 내포하고 있다. ‘제2의 신한사태’가 발생해 신한금융이 특정인에 의해 휘둘리게 될 경우 대주주인 재일동포주주의 의결권이 다시 한 번 무력화되기 때문이다. 뿐더러 이 경우 금융당국이 신한금융지배구조에 과감한 혁신에 나설 수 있는 가능성도 높다.

보다 중요한 대목은 위 행장의 은행장 자격논란이다. 그는 지난번 행장추천위에 라 전 회장의 비호와 두둔아래 은행장에 오르기는 했지만 신한사태 주역이라는 점에서 자격논란이 치열했다. 더욱이 현재 신한사태로 검찰조사를 앞두고 있고 인사파일 하드웨어파기혐의는 은행장의 리더십에 치명타가 되고 있다. 위 행장이 반격에 나설 명분이 현재로서는 그 만큼 약하다는 예기다. 신한금융안팎에서는 그가 조용한 퇴진을 감수하고 차기회장에 도전하지도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위 행장을 지지해온 것으로 알려진 한동우 고문의 거취도 주목된다. 그가 막후경영을 위해 조 회장을 발탁, 은행장과 회장으로 승진하는데 큰 역할을 한 것은 사실이지만 여전히 라 전 회장 세력으로 위 은행장과는 한배를 탔다는 것이 정설이다. 그가 내년 임기로 더 이상 고문직을 유지하기 어려운 상황이지만 위 행장의 퇴진으로 신한금융 경영에서는 영원히 퇴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렇다면 조용병의 신한금융시대가 열리게 되는 것일까. 이를 두고는 그럴듯한 설이 많다. 조 회장은 일단은 위 행장을 쳐 내면서 연임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한 것으로 보인다.

큰 산을 넘었다고는 하지만 조 회장이 회장으로 신한금융을 계속 이끄는 데는 난관이 너무 많다. 무엇보다도 채용비리와 관련 유죄판결을 받게 되면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회장자리를 유지할 수 없게 된다. 설령 이 문제가 해결된다고 하더라도 그의 경영솜씨에 문제가 적지 않은 것으로 지적되면서 재일동포 주주들이 계속 지지를 보낼는지도 의문이다.

일각에서는 위 행장의 사실상 교체가 신한은행 경영진 ‘빅뱅’을 가져올 것으로 전망한다. 특정인이나 세력이 판을 치는 지배구조의 폐해를 청산하기위해 라 전 회장 관련인사들이 전원 교체될 가능성도 점치고 있다. 라 전 세력이 경영을 주도하는 한 신한금융의 합리적인 의사결정은 어렵게 되고 ‘끼리끼리’ 문화는 결코 사라지지 않기 때문이다. 조 회장 역시 라 전 회장 세력과의 인연이 없지 않다는 점에서 오는 3월 주총 결과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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