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성호 신한은행장, 조용병 회장에 '반격'하나 조기 퇴진하나
위성호 신한은행장, 조용병 회장에 '반격'하나 조기 퇴진하나
  • 이동준 기자
  • 승인 2018.12.26 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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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행장 추인하는 27일 이사회가 고비...魏 행장, 예상 깨고 일찍 물러난 뒤 후일 도모 가능성도
                                                                   위성호 신한은행장

[금융소비자뉴스 이동준 기자] “(행장 경질 사실을) 발표 1시간 30분 전에야 통보를 받았습니다. 발표 전날까지도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과 임원 인사를 논의하는 등 나의 교체 사실을 전혀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내가 특별히 죄를 지은 것이 없는데...”<위성호 신한은행장이 지난 21일 신한금융지주가 자신을 포함한 7명의 계열사 최고경영자(CEO)를 전격 교체키로 한 사실을 발표 한 뒤 기자들과 만나서 한 말>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이 지난 21일 그룹 2인자인 위성호 신한은행을 전격 교체하는 결정을 해 뒷말이 무성한 가운데 내년 3월이 임기 만료인 위 행장의 거취가 금융권에 비상한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오는 27일 열리는 신한은행 이사회에서 위 행장 교체를 결정한 신한금융지주 자회사경영관리위원회(자경위)의 의견이 받아들여질 경우 예상을 깨고 일단 조기에 물러난 뒤 오는 2020년 차기 신한금융지주 회장에 도전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 나온다.

위성호 행장 “회장 후보군 80% 퇴출...이해 안된다” 불만 토로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금융의 각 그룹사(자회사) 이사회가 27일 개최된다. 이사회에선 지난주 자경위에서 내정된 자회사 차기 최고경영자(CEO)에 대한 자격 요건 부합 및 적합성 여부 심사를 통해 최종적으로 선임 여부를 확정한다.

통상적으로 자경위에서 결정된 각 그룹사 인사는 이사회에서 수용될 가능성이 크다. 이에 따라 예상을 뒤엎고 전격적으로 인사가 단행된 신한은행장 교체가 이사회에서 수용될지, 수용될 경우 위 행장이 어떤 행보를 보일지에 관심이 쏠린다.

위성호 행장은 26일 출근길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번 인사에 대해 "갑작스러운 통보에 당황스럽다"며 "왜 임기 중에 (인사를) 했을까 저도 잘 모르겠다"라며 불편한 심기를 가감 없이 드러냈다.

그러면서 "신한금융의 주요 5개 자회사 최고경영자(CEO)는 지주 회장 후보군으로 육성되는데 이번 회장 후보군 5명 중 4명이 퇴출됐다"라고 말했다. 이번 인사가 조 회장이 회장 연임을 염두에 두고 경쟁자를 사전에 '솎아내기'한 것 아니냐는 위 행장의 생각을 은연중에 드러낸 표현으로 해석된다.

위 행장이 어쨌든 내년 3월까지 임기는 보장받았음에도 이날 '퇴출'이라는 표현을 쓴 것도 차기 경쟁 구도에서 이런 '현직 프리미엄'을 잃게 된 데 불만을 표시한 것으로 풀이된다.

위 행장, "할 말 많지만 조직안정 위해 말 아낀다" 불복 아닌 듯

그렇다고 '불복' 의사까지는 밝히지 않았다. 위 행장은 "여러 가지 할 말은 많지만 조직의 안정을 위해서 말을 아끼고 싶다"라고 했다. 드러내놓고 이번 인사에 불만을 나타내는 것이 본인의 '앞길'에 좋을 것이 없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읽힌다.

위 행장은 우선 내년 3월까지 임기가 남아있다. 따라서 정해진 임기를 다 채우고 물러날 것인지 아니면 이사회 결정 직후 물러날 것인지 전망이 엇갈린다.

위 행장은 애초 조용병 회장의 말에 따라 임기를 마무리하는 방향으로 마음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자경위의 인사 내용이 발표된 직후 조 회장은 기자들과 만나 "기존 CEO들이 내년 3월까지 임기를 가는 것"이라며 "천천히 인수인계도 하고 경영의 안정성을 도모하는 차원에서 인사를 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금융권 일각에선 위 행장이 최근 부각된 '남산 3억원' 의혹과 관련한 검찰 수사에 전념한 뒤 사건이 어느 정도 일단락되면 차기 회장에 출사표를 던질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이 경우 나머지 임기를 채우기 보다는 이사회 결정 뒤 조기에 물러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전망된다.

위 행장은 전격 경질 소식에 22일 출근하지 하지 않고 자택에서 칩거한 채 측근들과 향후 대책을 숙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위 행장은 충분한 예고도 없이 신한금융 자경위가 기존보다 두 달 가량 속전속결식 인사를 단행한 데 따른 충격이 매우 컸다는 후문이다.

27일 신한銀 이사회서 자경위 의견 수용 때 조기 퇴진 가능성

하지만 오는 27일 열리는 신한은행 이사회에서 자경위의 의견이 받아들여질 경우 조기에 물러난 뒤 오는 2020년 차기 신한금융지주 회장에 출사표를 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이다.

지난 21일 오후 신한금융의 전격 인사발표가 있기 전까지 위성호 신한은행장은 연임이 점쳐졌다. 지난 3분기까지 2조원에 육박한 순익과 통합 금융앱 ‘쏠’의 성공적 론칭, 서울시금고 유치 등 굵직한 공적을 세웠기 때문이다. 과거 신한 사태와 관련된 ‘남산 3억원’ 사건이 새삼 수면 위로 올라왔지만, '찻잔 속 태풍' 정도로 여겨졌다. 그가 2년 전 행장에 오를 때도 관련 문제로 곤욕을 치르긴 했지만 별다른 영향은 없었다.

법무부 산하 검찰 과거사위원회는 지난 2008년 이백순 전 신한은행장이 라응찬 전 신한지주 회장의 지시로 이상득 전 의원 측에 3억원을 건넸으며, 당시 위 행장은 신한지주 부사장으로 신상훈 전 신한지주 사장에 대한 재판 과정에서 위증 및 위증교사 혐의로 재수사를 권고한 상황이다.

결국 위 행장은 신한 사태에 발목이 잡힌 셈이다. 위 행장 외에도 신한 사태의 중심인 라응찬 전 회장의 인맥들이 이번 인사에서 모두 고배를 마셨다.김형진 신한금융투자 사장이 물러나고, 우영웅 신한금융 부사장도 올해를 끝으로 회사를 떠난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결국 남산 3억원 의혹 사건이 위 행장의 연임에 가장 큰 부담으로 작용한 것이 사실이며, 만일 이 사건이 무난하게 해결된다면 언젠가 다시 차기 회장으로 거론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털어놨다.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

위성호 행장 측근,  '순순히 2선으로 물러나지 않을 지도" 전언

조 회장도 "위 행장을 포함, 교체가 전격 결정된 자회사 CEO들이 1년 뒤 차기 회장 후보군에 자연스레 포함되며, 그들과 선의의 경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위 행장이 임기 만료 이전 조기에 물러난 뒤 검찰 수사에 매진하며 후일을 꾀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는 관측이다. 결국 검찰의 수사 향방이 위 행장의 차기 회장 출마 여부에 가장 큰 변수가 될 전망이다.

반면 다른 관측도 있다. 위성호 행장이 자신의 후임을 확정하는 27일 신한은행 이사회에서 ‘작은 반란’을 꾀할 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그동안 행장직 연임은 물론 신한금융 회장 직에 화려한 입성을 꿈꾸어 온 위 행장이 측근 이사들을 동원해서 자경위 결정에 대해서 반격을 할 지도 모른다는 관측이다.

한 당국자는 "그동안 업계 일각에선 차기 회장의 유력한 후보로 위 행장이 거론됐기 때문에 이대로 순순히 2선으로 물러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나 다른 관계자는 위 행장이 더 이상 버티기에는 대세가 이미 기울었다는 평가를 내놓는다. 최근 검찰이 신한금융그룹이 연루된 ‘신한사태’와 ‘남산 3억 원 사건’ 등을 재수사하면서 그룹 안팎으로 분위기가 어수선해진 가운데 검찰수사의 당사자로 거론된 위 행장이 반격을 도모하기에는 시기와 명분을 모두 잃었다는 것이다.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 라이벌과 ‘정적’들 내쳤다" 음모론 제기

일각에서는 신한의 과거사를 다시 들여다보려는 검찰의 움직임을 활용해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이 라이벌과 ‘정적’들을 내쳤다는 음모론도 나온다. 위 행장은 지난 번 신한금융 회장 인선 때 조 회장과 함께 유력한 후보로 거론된 바 있고, 김형진 사장도 차기 회장 후보군으로 분류된다.

한 금융권 전문가는 ‘신한사태’와 ‘남산 3억 원 사건’이 신한금융내 입지가 취약했던 조용병 회장이 ‘친정체제’를 굳히는데 큰 도움을 줬다고 평가한다. 그는 “이번 인사에서 조용병 회장의 경쟁자이었던 위성호 행장과 김형진 사장 등을 모두 내보냄으로써 그가 앞으로 회장 직을 연임하는 데 걸림돌이 될 수 있던 인사들을 군말 없이 그룹에서 모두 ‘제거’하는데 성공한 셈”이라고 설명했다.

위성호 행장은 차기 회장 경쟁과 관련해 "지금은 아직 정한 것이 없다. 한참이나 남은 일에 대해서 어떻게 하겠느냐"며 확답하지는 않았다. 그렇다고 나서지 않겠다고 부정하지도 않았다.

한편 신한금융은 지난 21일 진옥동 신한은행장 후보자를 포함해 7개 계열사 CEO를 전격 교체하는 파격적인 인사를 단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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