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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부마’ 정태영, 보험시장서 ‘본전’도 못찾고 '보따리' 싸
현대차 ‘부마’ 정태영, 보험시장서 ‘본전’도 못찾고 '보따리' 싸
  • 이동준 기자
  • 승인 2018.12.24 1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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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본현대생명 이사회 의장직 전격 사임...극도의 실적부진에 입지 좁아지며 그룹서 '퇴출' 위기
                                 정태영 현대카드·캐피탈 부회장

[금융소비자뉴스 이동준 기자] 보험시장 공략에 실패한 정태영 현대카드·캐피탈 부회장이 결국 푸본현대생명 이사회 의장직에서 물러났다. 옛 녹십자생명 인수 7년여 만에 물러나 보험 전문가에게 바통을 넘겼다. 푸본현대생명은 지난 9월 현대차 계열인 현대라이프생명을 인수했다.

정 부회장은 재임 기간 동안 마트에 보험을 진열하고 자판기를 통해 상품을 판매하는 획기적 시도를 했다. 그러나 현대라이프 이사회 의장이었던 정 부회장은 푸본현대생명 이사회 의장을 퇴임, 보험업계에서 사실상 ‘불명예 제대’를 한 셈이다.

2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푸본현대생명은 지난 20일 주주총회와 이사회를 열고 신임 이사회 의장으로 윤인섭 전 대표를 선임했다.

윤 의장은 1984년 교보생명을 거쳐 옛 ING생명(현 오렌지라이프), KB생명, 하나생명 대표이사 사장을 역임한 보험 전문가다. 임기는 2021년 12월까지 3년이다. 푸본현대생명 측은 "윤 의장의 경험과 인적 네트워크를 토대로 회사의 경영과 이사회에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태영 부회장, 보험 속성 무시해 결국 시장서 외면...무리한 구조조정으로 설계사들과 갈등

대만계 푸본생명은 지난 9월 현대차그룹으로부터 현대라이프생명을 인수하고 사명은 푸본현대생명으로 바꿨다. 당시 3000억원 규모의 현대라이프생명 유상증자에 현대모비스가 불참하면서, 기존 2대 주주였던 푸본생명이 지분 62.4%를 보유한 최대 주주가 됐다. 현대차그룹의 지분율은 37.1%로 떨어졌다.

정태영 부회장은 푸본현대생명 최대 주주가 바뀌면서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계열사 분리 승인을 받아 이사회 의장을 맡을 수 없게 됐다. 녹십자생명을 2012년 인수해 현대라이프생명을 만든 지 7년여 만에 보험업에서 손을 뗀 것이다.

정 부회장은 출범 초 ‘간단한(Simple)’, ‘핵심적(Focused)’, ‘규격화(In-Box)’ 등 3가지 콘셉트를 적용한 선불형 보험상품 ‘현대라이프 제로(Zero)’ 시리즈 출시를 주도하며 보험시장 공략에 나섰다. 특히 장을 보듯 보험을 구매할 수 있도록 대형 마트에 상품을 진열하고 자판기를 통해 상품을 판매하는 획기적 시도로 주목받았다.

그러나 소비자가 필요에 의해 자기주도적으로 찾기보다 권유와 설득에 의해 가입하는 보험의 속성을 무시했다 결국 시장으로부터 외면을 받고 말았다. 현대라이프생명은 상품 판매 부진과 경영 악화로 수년간 지점 통폐합·인력 감축 등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이 과정에서 설계사들과 갈등이 장기화하는 내홍을 겪었다.

지난해 전체 직원 400여명 중 150여명을 희망퇴직을 통해 내보내고 전국 40여개 정규지점을 7개로 통폐합했다. 지난해 9월 말 푸본현대생명의 위험기준 지급여력(RBC)비율은 금융당국의 권고치를 밑도는 148%까지 떨어졌다.

RBC비율은 보험계약자가 일시에 보험금을 요청했을 때 보험사가 보험금을 지급할 수 있는 능력을 수치화한 자본적정성 지표다. 모든 보험사의 RBC비율은 반드시 100% 이상을 유지해야 하며, 금융당국의 권고치는 150% 이상이다.

鄭 부회장 설 자리 점점 좁아져...정의선 수석부회장 시대 개막 맞춰 일부 계열사 정리 가능성

푸본현대생명은 유상증자 이후 재무건전성을 회복해 올해 9월 말 RBC비율은 258.7%로 상승했다.결국 보험 비(非)전문가의 한계를 드러낸 정 부회장은 3개 생명보험사 대표이사를 역임한 보험 전문가에 이사회 의장직을 넘겼다.

보험업계에서는 보험 비전문가인 정 부회장이 보험시장의 벽을 넘지 못하고 한계를 드러냈다는 평가가 나왔다. 정 부회장은 자신의 SNS에서 기존 금융사업보다 복잡한 보험업이 힘들었다고 밝히기도 했다.

푸폰현대생명은 대만 푸본생명의 유상증자 후 재무건전성을 회복해 RBC가 올해 9월 말 258.7%로 상승했다. 올들어 3분기까지 누적 당기순이익 540억원을 기록하며 가까스로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현대차그룹에서 현대카드는 극도의 실적부진으로 금융 계열사의 입지가 좁아지면서 정 부회장의 설 자리가 점점 좁아졌다. 현대차그룹이 정의선 수석부회장 시대의 시작에 맞춰 일부 계열사를 정리할 가능성이 엿보인다. 특히 현대카드는 꾸준히 정리 가능성이 높은 계열사로 거론된다. 현대카드는 정 부회장의 상징이었다.

하지만 앞으로 전망이 별로 밝지 않다. 카드업계를 둘러싼 경영환경이 최악인 탓이다. 이대로 가면 최악의 경우 정부회장의 '퇴출'을 점치는 시각도 없지 않다. 

푸본현대생명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선도적 변화에 공을 기울여온 이재원 사장의 노력에 윤 의장의 연륜과 경험이 더해져 지속적 성장을 견인하는 시너지효과가 창출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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