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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금융에 ‘12.21 급변 사태'...위성호 행장 돌연 ‘낙마’
신한금융에 ‘12.21 급변 사태'...위성호 행장 돌연 ‘낙마’
  • 이동준 기자
  • 승인 2018.12.21 2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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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산 3억원’ 리스크 속 전격 CEO 세대교체…채용비리 혐의 조용병 회장 '친정체제' 구축 음모론 일어
위성호 신한은행장이 2018 하반기 전략회의에서 연설하고 있다.사진=신한은행 제공

[금융소비자뉴스 이동준 기자] 1등 리딩뱅크로 꼽히던 신한금융그룹에 ‘12.21 급변 사태’가 발생했다.신한금융에서 ‘철옹성’을 구축하는 듯 했던 위성호 신한은행장을 전격적으로 경질하기로 한 탓이다. 내년 봄 2년의 임기를 끝으로 자리를 내려놓는 것이다.

하지만 이는 사실상 해임에 가까운 성격이다. 지난 2년간 신한은행을 안정적으로 이끌며 경영능력을 입증했지만 수면 위로 재부상한 ‘남산 3억원’ 리스크에 끝내 발목을 잡힌 것으로 풀이된다.

이와 함께 신한금융이 조직 일신 차원의 세대교체라고 하지만,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이 이 기회를 이용해 평소 라이벌이었던 위성호 행장을 제거하고 '친정 체제'를 구축하려 한다는 음모론마저 일각에서 나온다.

신한금융지주는 21일 임시 이사회와 자회사경영관리위원회를 열고 새 신한은행장 후보로 진옥동 신한금융지주 부사장을 추천했다.신한금융투자 사장으로는 김병철 신한금융투자 부사장을, 신한생명 사장으로는 정문국 현 오렌지라이프 사장을 추천했다.

검찰의 '남산 3억원' 수사 칼끝 위성호 행장 겨냥...결국 위 행장 연임에 최대 장애물 된 듯

위성호 현 행장은 2년 임기를 채웠지만 연임에 실패하면서 뒷말이 나오고 있다. 그동안 금융권에서는 평소 야심을 보여온 위성호 행장의 연임을 점치는 시선도 적지 않았다. 신한은행이 올 3분기까지 누적 1조9165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리며 고공행진을 거듭하고 있어 지주 차원에서도 변화보다 안정을 택할 것이란 관측에서다.

더욱이 위 행장은 올 들어 모바일 플랫폼 ‘신한 쏠’을 성공적으로 론칭한 데 이어 서울시금고까지 유치하며 굵직한 공적을 세우기도 했다.하지만 ‘신한 사태’와 ‘남산 3억원’ 의혹을 다시 들여다보려는 검찰의 움직임은 결국 위성호 행장의 연임에 최대 장애물이 된 것으로 보인다.

법무부 산하 검찰 과거사위원회는 지난달 6일 이른바 ‘남산 3억원’ 의혹과 관련해 위성호 행장을 포함한 전·현직 임직원 10명에 대한 수사를 검찰에 권고했다. 검찰의 무리한 수사가 의심되고 재판 과정에서도 위증한 정황이 포착됐다는 이유에서다.

‘남산 3억원’ 사건은 이백순 전 신한은행장이 지난 2008년 라응찬 전 신한금융 회장의 지시로 이명박 전 대통령 측에 당선 축하금 3억원을 전달했다는 의혹이다. 위성호 신한은행장은 2010년 검찰의 1차 수사 당시 이 사건에 관여한 증인에게 진술을 번복하도록 회유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이는 시민단체의 고발에서 비롯됐다. 지난 2017년 금융정의연대는 그가 라응찬 전 회장의 변호사 보수마련 지시, ‘남산 자유센터 3억원’ 등에 대한 진실을 은폐하고자 위증과 위증교사를 시도했다며 검찰에 고발장을 제출한 바 있다.

구체적으로 2010년 10월 신한금융지주 부사장이던 위 행장이 측근 이 모씨를 일본에 거주하던 비서실 직원 송 모씨에게 보내 ‘남산 3억원’ 관련 진술을 하지 말아달라고 회유했다는 게 시민단체 측 주장이다.

신한금융 채용 비리 혐의로 구속영장 실질심사에 출석하는 조용병 신한금융그룹 회장

위 행장, 신한 사태 당시 라응찬 전 회장의 계파에서 활동...신상훈 사장 축출하는 데 역할

위 행장이 라응찬 회장을 위해 사용했던 변호사 비용을 신상훈 사장에게 덮어씌우고자 위증을 했다는 내용도 있었다. 위 행장은 신한 사태 당시 라응찬 전 회장의 계파에서 활동했으다. 신상훈 당시 신한지주 사장을 축출하는 데 역할을 했던 것으로 알려진다.

물론 위 행장은 앞선 재판에서 이들 의혹을 모두 부인했으나 검찰이 재수사에 나선다면 소명을 위해서라도 검찰에 출석이 불가피하다. 앞으로 다시 재판을 받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신한금융 자경위는 이 부분을 지나치지 못한 것으로 해석된다. 지금도 조용병 지주 회장이 채용비리 의혹으로 재판을 받고 있다. 그런데 사실상 그룹 2인자인 신한은행장까지 기소된다면 그룹 전반에 혼란이 일어날 것이 뻔하다.

한편 조용병 회장이 ‘신한 사태’라는 과거의 부정적인 이미지에서 벗어나고자 그 상징과도 같은 위성호 행장을 교체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다만 신한금융지주 회장 자리를 두고 조 회장과 경쟁했던 위 행장이 물러나게 되면서 2인자를 제거하고 친정체제를 구축했다는 음모론도 제기된다. 세대교체를 진행하면서 조 회장 연임에 걸림돌이 될 수 있는 위 행장을 자연스럽게 내쳤다는 설명이 나온다.

신한금융 계열사의 채용 비리 역시 대대적인 인사 쇄신의 배경이 된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조용병 회장-위성호 행장 등 경영진, 오랜 ‘헤게모니’ 쟁탈전 끝에 '급변사태' 일어난 듯"

신한금융 채용 비리는 현재 재판이 진행 중이다.검찰은 지난 10월 조용병 회장을 업무방해, 남녀고용평등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기소 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신한은행 채용 비리로 재판에 넘겨진 관련자는 지난달 구속 기소된 전 인사부장 2명과 법인을 포함해 8명으로 늘어난 상태다.

수년째 수성했던 리딩뱅크 자리를 KB국민은행에 빼앗겼다는 점도 대대적인 인적 쇄신의 배경으로 꼽힌다. 신한은행은 2011년 금융권이 회계기준을 통일한 이래 매년 당기순익 1위를 지켜왔지만, 지난해 국민은행은 물론 KEB하나은행에도 밀려 당기순이익 기준 3위에 그치는 수모를 겪었다.

신한금융의 주요 계열사인 신한은행이 흔들리면서 금융지주 순위에서도 신한금융이 2위로 내려앉게 됐다.신한은행이 올해 처음으로 서울시금고 유치를 따냈지만 정작 구(區)금고 경쟁에서는 우리은행에 한참 밀리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서울시 25개 자치구 가운데 우리은행이 18개 구금고 운영권을 따냈고 국민은행도 광진구와 노원구를 운영하게 됐다. 신한은행이 확보한 구금고는 5곳에 불과하다.

신한금융이 신한생명 사장 후보로 정문국 오렌지라이프 사장을 영입한 것을 두고도 다소 의외라는 평가가 나온다. 신한금융은 오렌지라이프 인수 계약을 맺었지만, 아직 금융당국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는 통과하지 못한 상태다. 심사에선 채용 비리와 관련한 조 회장의 사법처리 여부도 변수다.

금융권에서는 정 사장을 영입한 것을 두고 "경기장에서 총도 쏘지 않았는데 서둘러 출발한 격"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어수선한 시기에 신한금융그룹에서 조용병 회장과 위성호 행장 등 경영진들이 오랫동안 ‘헤게모니’ 쟁탈전을 벌인 끝에 급변사태가 일어난 느낌”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에 대해 신한금융 관계자는 “그룹의 미래성과 창출을 위해 대규모 인사로 젊은 CEO를 전면에 배치시켰다”고 핵심을 피한 채 막연하게 배경을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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