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소비자뉴스 임동욱 기자] 금융지식이 많은 사람도 잘 이해하기 어려운 고위험 투자상품인 파생결합증권(ELS)에 노후자금이 몰리고 있다. 투자금액의 40%가 60대 이상이며 투자금액은 80대 이상의 최고령층이 가장 많다. 금융감독원은 은행 창구 직원의 권유 때문인 것으로 보고 있다.
17일 금감원이 파생결합증권 판매사 38곳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현재 ELS 등 파생결합증권 발행 잔액 101조원 중 개인투자자의 투자 비중은 46.7%인 47조2000억원에 달했다.
투자금액을 연령대별로 보면 50대가 14조5000억원(30.7%)으로 가장 많지만 60대(21.2%), 70대(7.7%), 80대 이상(3.8%) 등 60대 이상이 41.7%나 됐다. 40대는 18.4%, 30대 이하 8.9%였다.
투자자를 연령대별로 보면 50대가 22만3000명(29.8%)으로 가장 많았으나 60대 이상 고령층도 60대(21.2%), 70대(7.7%), 80대 이상(1.3%) 등 22만7000명으로 30.2%에 달했다. 40대는 21.5%, 30대 이하는 18.1%였다.
1인당 평균 투자금액은 연령대가 높을수록 많다. 80대 이상이 1억7230만원에 달했고 70대 1억230만원, 60대 7530만원, 50대 6500만원, 40대 5410만원, 30대 이하는 3080만원이다. 전체 평균은 6290만원이다.
금감원은 이에 대해 "원금손실 가능성이 있는 ELS 등이 안정적으로 운용돼야 할 노후자금의 투자수단으로 이용되는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전체 투자금의 70% 이상이 은행 신탁으로 판매된 것으로 미루어 은행 창구 직원의 적극적 투자 권유로 불완전 판매가 이뤄졌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금감원은 이에 따라 투자 부적격 투자자에게 적용되는 투자자 숙려제도의 정착을 위해 노력할 방침이다. 투자자 숙려제도는 70세 이상 고령투자자 등이 청약 후 최종 투자 여부를 결정하기 전까지 2영업일 이상 충분히 생각할 수 있도록 시간을 부여하는 제도다.
금감원 관계자는 "70대 이상 고령 투자자는 청약 후 이틀 동안 투자 여부를 다시 고민할 수 있는 숙려제도가 자동 적용된다"며 "제도가 정착하도록 미스터리쇼핑이나 점검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