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견된 KT발 '통신지옥'...민생 안전관리 실패한 황창규 회장 '탄핵'해야"
"예견된 KT발 '통신지옥'...민생 안전관리 실패한 황창규 회장 '탄핵'해야"
  • 이동준 기자
  • 승인 2018.11.26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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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영화에 따른 '수익극대화'가 원인...유사시 작동하는 '플랜B' 없이 우왕좌왕으로 최악의 사태 초래
▲황창규 KT 회장
▲황창규 KT 회장

[금융소비자뉴스 이동준 기자] KT가 아현지사 화재로 통신대란을 겪으면서  '황창규 책임론'이 불거지고 있다. 오는 12월 1일 세계 최초 5G 이통통신 상용화를 앞두고 '정보기술(IT)강국'의 민낯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특히 만일의 사고에 대비한 '플랜B'를 사전에 전혀 준비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충격을 주고 있다.

KT는 지난 박근혜 정권 시절 최순실 세력과의 유착으로 최고경영자(CEO)인 황창규 회장이 '통신적폐'로 국회와 시민단체들로부터 '통신적폐'라는 비난을 받아왔다. 그런데 이번 아현지사 사고가 터지면서 황 회장에 대한 인책 사퇴 등 경영진 책임이 불가피하다는 주장이 봇물처럼 나온다. 수익을 극대화하기 위해서 지나친 구조조정으로 현장 관리 인원을 대폭 줄인 상황에서 국민생활과 직결된 안전망 구축마저 실패한 탓이다. 

화재 한번에 '통신대란' 발생... 'IT강국' 자부하는 한국의 자존심에 큰 먹칠

지난 24일은 세계 'IT강국'이라 자부하는 한국의 자존심에 큰 먹칠을 한 날로 기록된다. KT아현지구 통신구에서 발생한 화재로 16만8000회선의 유선 회로와 광케이블 220조(케이블 뭉치 단위)가 10시간 동안 불에 타면서 서대문과 마포의 거의 전역이, 여의도와 상암, 경기도는 일부 지역이 통신장애의 직격탄을 맞았다.

화재 이후 몇시간 동안 서대문구 북아현동·냉천동·영천동·창천동·현저동, 마포구 아현 1· 2· 3동 , 중구 중림동 ·만리 1· 2동 등 총 14개 동의 인터넷과 통신이 전면 두절됐다.

경찰과 소방당국, 한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26일 오전 10시17분 서울 서대문구 충정로 KT 아현빌딩 화재 현장에서 현장 합동감식에 착수했다.

이날 합동감식에서는 보다 정확한 발화 지점과 화재 원인 등을 규명할 예정이다. 감식반은 화재 원인을 조사하면서 KT측의 방재 관리가 제대로 이뤄졌는지 여부도 함께 살펴보고 있다. 특히 경찰이 화재 원인을 가린 뒤 수사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힌 만큼, 합동감식 이후 KT 측 과실 등 화재 관련 수사 착수 여부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KT는 26일 오전 11시 현재 인터넷 회선은 98%, 이동전화는 84%가 복구했다고 밝혔다. KT는 무선회선 2833개 기지국 중 2380개가 복구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통신 핵심시설인 광케이블과 전화선이 10시간 동안 불에 타면서 전면 교체가 불가피해서 완전 복구에는 1주일 정도 걸릴 것으로 보인다. 황창규 KT 회장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이번 사고로 피해를 입은 개인 및 소상공인 등 고객들에게 적극 적인 보상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황 회장은 "모든 역량을 기울여 이른 시일 내 완전 복구가 이뤄지도록 하곘다"며 "전국의 모든 통신시설에 대한 안전점검을 실시하는 등 재발 방지책을 시행하겠다"고 강조했다.

소비자들 "KT 매출 15조원인데, 통신비 1개월 감면으로 약 올리나" 원성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는 26일 국회에서 전체회의를 열고 KT 아현국사 화재와 관련한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긴급 현안보고를 받았다

유영민 과기정통부 장관은“국민의 불편을 끼친 사고가 발생한 데 대해 매우 유감”이라며 “매뉴얼에 따라 상황을 공유하고 신속한 복구를 추진했지만 피해가 워낙 커 준비가 부족하다는 점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번 사고로 통신사가 자체적으로 관리하는 D등급 시설은 비상시 우회 가능한 망을 설치할 의무가 없는 등 문제가 드러났다. 민원기 과기정통부 제2차관은 “이번주 중 주요통신사업자, 관계부처가 참여하는 TF(태스크포스)를 구성하겠다. D등급을 포함한 중요 통신시설 전체를 종합 점검하고, D등급을 C등급으로 전환하는 방안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철희 의원(더불어민주당)과 김종훈 의원(민중당)은 KT 민영화와 이번 문제가 무관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민영화 이후 KT는 5만여명의 직원을 2만여명으로 줄이는 대규모 정리해고를 강행하고 그 자리를 비정규직으로 채우고 인원을 감원했다. 이것이 근본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KT는 민영화 이후 장비를 한 곳으로 집중시키고, 장비를 뺀 건물을 매각하거나 임대사업에 활용했다“고 지적했다.

민주당은 특히 KT의 철저한 피해 보상을 촉구했다. 이상민 의원은 "KT의 작년 매출이 15조원인데, 책임을 통감한다면서 통신비 1개월 치를 감면하는 게 말이 되느냐"며 "지금 약 올리는 거냐"고 추궁했다.

박광온 의원은 "통신장애로 결제가 안 돼서 문을 닫은 자영업자도 있다"며 "이런 일로 발생한 피해에 대해서는 전액 보상하도록 해야 한다. 그래야 사업자도 안전을 위한 사전 투자를 게을리하지 않는다"고 제안했다.

KT아현지사에서 국과수 등 관계당국이 2차 정밀 합동감식을 진행하고 있다.

KT, 통신장애 보상비용에 수백 억 출혈 추정...4분기 수익성 감소 불가피 
 
KT가 이번 통신장애 사태로 보상해야 할 액수가 수백억원으로 추정된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로 인해 4분기 수익성 감소가 불가피하며 KT 브랜드와 영업력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된다.

KB증권은 KT가 이번 사태로 인한 보상금이 317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했다. 김준섭 KB증권 연구원은 "통신장애를 겪은 고객에 대한 보상금은 서비스별 요금 수준을 감안하면 317억원으로 예상한다"며 "이는 시장의 KT 4분기 영업이익 전망치 1971억원의 16.1%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부문별로 보면 무선 가입자를 대상으로 한 보상액이 239억원으로 가장 많고, 이어 초고속 인터넷 가입자 대상 보상액 43억원, IPTV 가입자 대상 보상액 35억원이 될 것으로 KB증권은 관측했다.  

이베스트투자증권도 구체적인 추정치를 내놓지 않았지만 보상액이 수백억 원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김현용 연구원은 "완전 복구 이후 피해액 집계 및 보상 여부와 그 규모를 결정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무선 가입자 피해액과 카드 결제 장애 관련 소상공인 피해까지 더해져 보상 규모는 수백억대가 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김현용 연구원은"유무선 피해고객 1개월 요금감면과 소상공인 피해 보상 방안 별도 검토와 같은 파격적인 보상안의 필요성이 대두되는 시점으로 판단된다"라면서 "동시에 SK텔레콤(2018년 4월), LG유플러스(2017년) 때의 사태 때와 달리 이번 KT의 경우  최장시간과 전방위 통신장애임에 따라 이슈 장기화시 브랜드와 영업력에 타격을 입을 수 있다"라고 지적했다. 

장민준 연구원은 "이번 화재로 일회성 비용이 추가 발생했다"며 "4분기 수익성 감소가 불가피할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KT보상방안에 소비자 불만 속출...부실한 국가 기간통신망 운용 도마 위에 올라

KT가 발표한 보상방안을 놓고 불만이 속출하고 있다. 이 보상안은 화재 피해지역에 거주하는 유·무선 가입자에 한해 1개월 요금감면해주겠다는 것이 골자다.

비피해지역에 거주하는 KT 이동전화 가입자 손모씨는 "화재가 난 주말 내내 서대문구에서 업무를 수행하면서 큰 피해를 봤다"며 "통신 두절로 이동전화를 쓰지 못했는데 비피해지역 거주자라고 요금을 다 내라는 것이 말이 되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서울 동작구에 사는 또다른 KT 이동전화 가입자 연모씨는 "24일 토요일 오후에 친구를 만나러 홍대에 갔는데 당산철교에 들어서자 마자 통신이 두절됐다"며 "이동전화와 와이파이 모두 두절돼 어렵사리 친구를 만났다"고 토로했다. 연씨는 이날 길거리를 헤매다 다행히 친구를 만났지만 카드결제가 안되는 곳이 너무 많아 결국 1시간만에 귀가했다고 한다.

KT가 마련한 보상안에 따르면 손씨나 연씨는 이번 화재로 피해보상을 받을 수 없다.KT는 이동전화 가입자에게 직전 3개월 평균 사용요금을 기준으로 1개월 요금을 감면해주기로 했다. 단 서울 서대문구와 마포구, 은평구, 용산구, 중구, 경기도 고양 덕양구 등에 거주하는 사람으로 한정했다.
이곳에 거주하지 않는 사람이 피해 지역으로 이동해서 통신 '먹통' 현상을 겪었어도 현재로서는 피해보상을 받을 수 없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로 정부와 KT의 부실한 국가 기간통신망 운용에 대한 회의론이 광범위하게 일고 있다. KT에 따르면 전국 지사 56곳 중 아현지사와 같이 이중 백업시스템이 없어 화재로 대규모 통신장애가 발생할 위험이 있는 지사가 27곳에 이른다. 정부와 KT는 초연결 사회와 4차 산업혁명 시대 정책을 입안하고 시행하면서도 '플래B'를 준비조차 하지 않는 것이다.

이같은 사실은 정부와 KT가 내놓은 사고 대책에 그대로 담겨 있다. KT는 지난 25일 '통신망이 마비됐을 때 다른 통신사 망을 사용하는 것을 정부와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부도 통신 3사간 우회로를 사전에 확보하는 등 대책을 마련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한마디로 '사후약방문'인 것이다.

황창규 회장 경영에 문제 많아...부동산 사업 강화 등으로 조직 통솔 실패한 듯

이번 사태는 황창규 회장에게 책임이 있다는 주장이 적지 않다. 황 회장이 문재인 정부 들어 이런 저런 일로 수사를 받는 등 상당한 잡음 속에 이번 사태가 터진 점이 주목된다. KT가 그동안 구조조정을 하는 과정에서 현장 관리 인원을 대폭 줄인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이번 사태가 터지면서 이같은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황 회장이 수사를 받는 과정에서 조직을 제대로 통솔해 왔는지도 살펴보아야 할 문제다. 최근 KT가 부동산 사업 등을 강화하는 것으로 알려져 왔는데 본업과 어울리지 않는 외연 확장이 바람직한 것인지에 대한 검증이 뒤따라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KT노조는 KT 아현지사 화재 사고와 관련 25일 성명서를 내고 황창규 회장에 대한 책임을 추궁했다. KT노조는 성명서에서 화재 원인에 대해 경영진이 지나치게 수익에 집착하면서 장애에 대비한 백업체계를 갖추지 않고 최소 필요인력마저 줄였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노조는 "통신경영에 있어서 결코 놓쳐서는 안되는 것이 '통신 공공성'이지만 이석채, 황창규 등 통신 문외한인 KT의 낙하산 경영진들이 통신공공성을 불필요한 비용으로 취급하면서 필연적인 통신대란이 발생하게 됐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일각에서는 KT가 최근 비용 절감에 나서며 인력을 감축한 점도 도마 위에 올랐다. KT전국민주동지회도 25일 "이번 화재는 비용절감에만 집착한 황창규 회장의 책임"이라고 강조했다. KT민동회는 이날 논평을 통해 "지점 한 곳의 통신구에서 발생한 화재가 서울 중심지를 포함한 5개 지역의 통신을 모두 마비시킨 이유는 민영화 이후 KT가 지속적으로 추진해 온 수익성 위주의 경영에 근본원인이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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