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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파티는 끝났나?"...이달들어 수출증가율 '뚝'
"반도체 파티는 끝났나?"...이달들어 수출증가율 '뚝'
  • 강민우기자
  • 승인 2018.11.21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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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달새 D램 가격 10% 떨어지고 중국 반독점 조사 압박 등 악재 줄줄이 발생

[금융소비자뉴스 강민우기자] 이달들어 반도체 수출이 급감하면서 '반도체 위기론'이 다시 불거지고 있다.
또 중국이 최근 한국산 반도체에 대해 담합 조사를 벌이고 있어 조사결과에 따라 큰 타격이 예상된다.
공급과잉과 가격 하락이 시작된 상황에서 미국 IT산업 부진에 따른 수요 둔화, 중국의 반독점 조사 등 악재가 줄줄이 쌓이면서 3년간 이어온 '수퍼호황'은 한풀 꺾였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21일 관세청에 따르면 이달 1~20일 반도체 수출은 3.5% 늘어나면서 한자릿수 증가에 그쳤다.
10월 증가율(22.2%)에 비하면 눈에 띄게 둔화한 모습이다.

D램과 낸드플래시 가격은 4분기부터 본격적으로 하강국면에 접어들었다.

D램 가격은 지난달 7.31달러로 9월보다 10.74%나 폭락했다. D램의 고정 거래가격이 떨어진 것은 2016년 5월이후 2년 5개월만이다.
낸드플래시 128Gb 제품은 8월 5.27달러, 9월 5.07달러, 10월 4.47달러로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D램과 낸드플래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력 제품이다. 지난 3분기 글로벌 D램 시장에서 삼성전자는 점유율 45.5%로 1위, SK하이닉스는 29.1%로 2위를 기록했다.

메모리 가격하락은 수요감소가 주요 원인이다.
그동안 고가 메모리 반도체 수요를 주도해왔던 구글·아마존·마이크로소프트 등 주요 서버업체들이 하반기들어 추가 주문량을 대폭 줄이고 있다.
이들 업체들이 이미 메모리 재고를 충분히 확보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모바일용 수요도 줄어들고 있다.
애플의 아이폰 신제품 판매량이 급감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아이폰의 핵심 부품인 메모리 수요 감소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스마트폰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와 애플이 스마트폰 생산량을 줄이면서 모바일 반도체 수요가 정체상태에 빠졌다"고 말했다.

이처럼 반도체 '수퍼호황'이 막을 내렸다는 징조는 갈수록 뚜렷해지고 있다.

모건스탠리, 골드막삭스 등 미국계 투자은행(IB)들은 반도체 슈퍼사이클이 고점에 가깝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최근 가격 하락과 수요 감소는 이를 뒷밤침해주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중국 반독점 조사에 한국업체 긴장

중국은 독과점 조사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중국 정부는 한국의 삼성전자·SK하이닉스와 미국의 마이크론 등 메모리 반도체 3사가 가격 담합으로 주력 제품인 D램 가격을 인위적으로 끌어올렸다는 혐의에 대해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2016년 6월만 하더라도 2.94달러에 불과했던 D램 가격이 상반기 8.19달러까지 폭등한 배후에 메모리 3사의 담합이 있었다는 것이다.
중국 반독점 당국은 "가격 담합 조사에서 증거자료를 다량 확보해서 중요한 진전이 있었다"고 발표하면서 한국반도체 업체를 긴장시키고 있다.
중국 반독점 당국은 약 6개월 동안 반도체 3사로부터 PC·모바일·서버용 반도체 제품 관련 자료부터 가격변동 추이, 고객사들과의 계약 내용 같은 자료들을 대거 수집·분석해왔다.

이에 대해 국내업체들은 "기업들 간의 기술력이 서로 차이가 나는데 가격담합을 할 이유가 없다"고 해명했다. 중국 정부가 어떤 식으로든 메모리 3사를 압박할 것이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메모리 3사의 시장 점유율이 95%이상을 차지하고 있는데다 영업이익률이 50%를 넘어서 중국의 PC·스마트폰 제조업체들의 불만이 가중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 기업들이 중국 반도체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압도적이다.
올 2분기 중국 D램 시장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각각 시장점유율 36%, 28%를 차지해 1,3위를 차지했다.
중국이 가격 담합으로 결론 내리고 과징금 부과, 특정 메모리 제품에 대한 판매 중지까지 명령하면 삼성전자·SK하이닉스는 심각한 타격을 입을 수 밖에 없다.

전문가들, 내년 반도체 성장 둔화 예상  

주요 시장조사업체와 민간경제연구소들은 반도체 시장에 대한 부정적 전망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전문가들은 반도체 경기 둔화가 4분기에 시작됐다고 보고 있다. 메모리를 중심으로 반도체업체들이 공격적으로 시설투자에 나서면서 공급과잉상태가 지속되면서 가격에도 반영되고 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2019년 주요 산업별 경기전망과 시사점'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내년 반도체 시장 성장세가 둔화하면서 ICT 산업 전체가 후퇴 국면에 진입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연구원은 ICT산업 생산 증가율이 올해 3.0%에서 내년에는 1.5%로 둔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수출 증가도 올해 16.0%에서 내년 1.8%로 꺾일 것으로 내다봤다.
ICT산업중에서도 반도체는 수요 둔화로 성장세가 정체될 것으로 예상했다. 메모리 반도체 호황과 자율주행차 개발 확대 등으로 차량용 반도체 시장은 다소 확대될 수 있겠지만 세계 경제의 위축, 중국 경제 불안 등이 전체 수요를 제한할 것으로 전망했다.

대만의 반도체 시장조사업체인 D램익스체인지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D램 가격 하락은 10월부터 시작됐다"고 지적하고 "이같은 추세는 4분기 이후에도 지속되고 하락폭도 가팔라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영국의 금융회사 바클레이즈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내년 반도체 사이클이 본격적으로 둔화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반도체경기의 선행지수인 '북미 반도체 장비 출하액 증가율'이 지난해 평균 40.8%에서 지난 9월 1.8%에 그친 점을 근거로 들었다.

"조정기 거친후 다시 호황기 온다"는 낙관론도

반면 업계에서는 '초호황에서 호황국면으로 주춤하는 것일 뿐'이라는 낙관론도 있다.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자율주행차 등 4차 산업혁명의 화두로 부상하는 분야가 모두 메모리 반도체의 새로운 수요처인 데다 가격이 다소 하락하더라도 기본적인 수요가 떠받쳐주기 때문에 전체 시장 규모는 크게 줄어들지 않는다는 것이다.

업체에서는 메모리반도체 시장의 패러다임이 완전히 바뀌었다고 주장한다. PC, 모바일 뿐만 아니라 인공지능, 자동차용 전장부품 등 고용량·고성능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반도체산업협회 관계자는 "반도체 미세공정을 고도화하면서 메모리반도체 업체들이 천문학적인 투자를 단행해서 신규 공장을 건설하지 않는 이상 공급량이 일정 수준에 제한될수 밖에 없다"며 "반면 자동차, AI, 5G 등에서 수요는 계속 늘어나고 있어 중장기적으로 반도체 시장은 계속 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삼성전자, 글로벌 반도체 업계 1위 굳혀

삼성전자는 올해 세계 반도체 업계에서 1위 자리를 굳힐 것으로 예상됐다.

또 SK하이닉스는 최고 매출 증가율을 기록하면서 '톱3'에 진입하는 등 이른바 '반도체 코리아 연합군'으로 불리는 양사가 올해 시장 성장을 주도한 것으로 평가됐다.

삼성전자의 올해 반도체 사업 매출은 832억5800만달러로 지난해(658억8200만달러)보다 26% 증가할 것으로 추산됐다.
인텔은 701억5400만달러의 매출을 올리면서 1년 전(617억2000만달러)보다 14% 증가하는 데 그칠 것으로 예상됐다.
삼성전자는 메모리 사업 비중이 지난해보다 3%포인트 상승한 84%에 달하면서 편중 현상이 심화하는 것으로 지적됐다. 올해 메모리와 비메모리 사업의 매출 증가율은 각각 31%와 6%로 추정됐다.

SK하이닉스는 작년보다 무려 41%나 늘어난 377억3100만달러의 매출을 올리면서 전 세계 반도체 업계의 상위 15개 업체 가운데 최고 매출 증가율을 기록할 것이라고 보고서는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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