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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양균 라인’으로 꼬인 경제 풀까?...새 경제부총리에 홍남기
'변양균 라인’으로 꼬인 경제 풀까?...새 경제부총리에 홍남기
  • 홍윤정 기자
  • 승인 2018.11.09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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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하성 실장도 교체, 후임에 김수현 靑 사회수석..."文 정부 소득주도성장 개념에 익숙치 않아"
                       새 경제부총리에 내정된 홍남기(58) 국무조정실장

[금융소비자뉴스 홍윤정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9일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에 대한 동시 교체 카드를 꺼내 들었다. 이로써 현 정부 초대 경제 사령탑 역할을 했던 김 부총리와 장 실장은 1년 6개월여 만에 퇴진하게 됐다.

김 부총리와 장 실장이 한꺼번에 교체된 것은 가시적인 효과를 내지 못하는 경제 현실을 고려한 쇄신의 의미를 지니는 것으로 풀이된다. 두 사람이 경제정책을 놓고 잇단 엇박자를 노출해왔다는 점에서 사실상 문책성 인사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문 대통령은 이날 김 부총리 후임에 경제부처 관료 출신인 홍남기(58·행정고시 29회) 국무조정실장을 내정하고, 장 실장 후임에 김수현(56) 청와대 사회수석을 임명했다고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이 브리핑에서 밝혔다.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 내정된 홍남기 국무조정실장은 김동연 부총리와 마찬가지로 공직생활을 경제기획원(EPB)에서 시작했다. 문재인 정부의 두 번째 경제정책 컨트롤타워도 재무부가 아닌 경제기획원 출신이 맡게 됐다.

경제부총리와 청와대 정책실장 등 ‘경제사령탑’의 교체되면서 후임 인선에 이른바 ‘변양균 라인’에 속하는 인물들이 중용되고 있다. ‘변양균 라인’이란 노무현정부 당시 기획예산처 장차관과 청와대 정책실장을 지낸 변양균씨와 함께 예산실 또는 기획예산처에서 함께 근무했거나 친분이 있는 관료를 뜻한다. 예산부서에서 일한 관료들이다. 이들은 현재 경제부처와 청와대 경제팀 주요 포스트에서 기용돼 있다.

홍남기 국무조정실장은 변 전 실장이 기획예산처 재정기획국장 시절 예산기준과장을 했다. 고형권 기획재정부 1차관은 변 전 실장이 기획예산처 장관 때 예산처 정책기획팀장을 맡았다. 반장식 청와대 일자리수석은 변 전 실장이 기획예산처 차관(2003~2004년) 때 재정기획실 사회재정심의관과 예산실 예산총괄심의관이었다. 이정도 청와대 총무비서관은 변 전 실장이 예산처 기획관리실장일 때(2002년) 예산실 예산총괄과장을 역임했다.

이들의 공통점은 반장식 수석을 제외하고 모두 이명박 정부 또는 박근혜 정부 때에도 기획재정부에서 고위직을 지낸 사람들이라는 점이다.

변양균 라인이 중심에 다시 등장한 것을 계기로 경제전문가들은 소득주도성장과 혁신성장이 상호보완이란 걸 이해하는 사람이 후임 사령탑을 맡아야 하지만 현재 경제부총리로 내정된 변양균 라인 사람들은 전통적인 공급 위주 경제 사고를 하는 사람들로 소득주도성장 개념에 익숙치 않다고 지적했다. 반면 청와대 정책실장으로 임명된 김수현 수석은 부동산 전문가이자 부동산학과 교수 출신이어서 거시경제를 조정하는데엔 미흡하다고 평가했다.

현재의 기획재정부는 2008년 전 기획예산처와 재정경제부가 합쳐지면서 탄생한 조직이다. 그 직후 기재부의 수장은 주로 옛 재무부 출신 관료들이 돌아가며 맡았다. 이명박 정부 당시 기재부 장관을 지낸 강만수, 윤증현, 박재완 전 장관 등이 대표적인 예다.

하지만 박근혜 정부 들어서는 흐름이 바뀌었다. 당시 기재부 장관이 부총리로 격상됐고 EPB 출신으로 정책통인 현오석 전 부총리가 경제사령탑 자리를 맡았다. 바통을 이어받은 최경환 전 부총리도 관료 시절 EPB에 몸 담았던 인물이다.

다만 현 정부 들어서는 EPB 출신 중에서도 예산 전문가들이 발탁되고 있다는 측면에서 지난 정부와는 차이가 있다. 김동연 부총리와 홍남기 부총리 내정자 모두 주전공이 예산이다.

홍 내정자 역시 EPB 출신이라는 점에서 문제 해결 과정에서 이해관계자 간 소통 과정에 방점이 찍힐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린다. 소득분배 격차, 세대갈등 등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불가피한 갈등을 받아들이되, 적극적인 소통 노력으로 부작용을 완화하려는 기조가 유지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홍 내정자는 예산실 이력이 뚜렷했던 김 부총리와는 달리 국장 보직 때부터는 다양한 역할을 맡아왔다는 점에서 컨트롤타워로서 더 적극적인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도 있다. 실제 복권위 사무처장, 기재부 정책조정국장, 청와대 기획비서관, 미래창조과학부 1차관 등 다양한 직책을 역임했다.

일각에서는 홍 내정자가 다양하고 폭넓은 역할을 해온 탓에 경제부처 내에서 확실한 '지지기반'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뚜렷한 색깔이 없다는 평가를 받아온 홍 내정자가 얼마나 빠른 시간내 청와대 참모와 경제부처 장관들 사이에서 리더십을 발휘해 중심을 잡느냐가 중요한 관전 포인트가 될 것이라는 해석이다.

정부 관계자는 "주요 현안을 두루 꼼꼼하게 챙기면서 업무를 파악하는 능력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며 "경제부처 내 특정 라인이나 계파에 뚜렷하게 분류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도꼬다이(단독)'라는 평가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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