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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노조 경영' 정태영, 경영실패 책임 종업원에 떠넘겨...현대카드, 대량 인력감축
‘무노조 경영' 정태영, 경영실패 책임 종업원에 떠넘겨...현대카드, 대량 인력감축
  • 홍윤정 기자
  • 승인 2018.11.07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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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사 후 17년 만에 처음으로 대규모 구조조정...업계 "위기극복 내세워 '손 안대고 코 풀기' 나선 꼴" 비난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

[금융소비자뉴스 홍윤정 기자] 현대카드가 지난 2001년 창사 후 17년 만에 처음으로 대규모 인력 감축에 나선다. 현대카드의 인력 감축은 수익성이 갈수록 악화하는 상황에서 비용을 최대한 줄이기 위한 선택으로 보인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정태영 부회장이 자신의 경영실패 책임을 지지 않고, 구조조정을 통해서 사실상 종업원에 떠넘기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가 적지 않다.

특히 현대카드가 과거 삼성그룹처럼 노동조합이 없는 '무노조 경영'을 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카드수수료 인하 여파에 대응하는 방법으로 현대카드는 더 손쉽게 감축카드를 꺼낼 수 있다는 뜻이다.

보스턴컨설팅그룹(BCG), 현대캐피탈과 현대커머셜을 포함해 총 400명 인력축소 안 제시

7일 금융권에 따르면 현대카드는 올 상반기 보스턴컨설팅그룹(BCG)의 경영체질 개선 컨설팅 작업을 통해 현대캐피탈과 현대커머셜을 포함해 총 400명의 인력을 축소해야 한다는 안을 제시받았다.

감축 규모는 현대카드에서 200명, 현대캐피탈과 현대커머셜에서 각각 100명을 목표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브랜드와 디지털을 제외한 나머지 부서가 대상이다. 올 상반기 기준 현대카드, 현대캐피탈, 현대커머셜의 정규직 규모는 1775명, 1855명, 469명이다.

현대카드가 제시한 인력감축 방식은 투트랙 전략이다. '창업지원'과 '미충원' 등의 투트랙(two-track) 방식으로 인력감축에 나선다. 우선 임기가 끝나 퇴사하는 인력분을 별도로 충원하지 않을 계획이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2년간 자연적으로 회사를 떠나는 인력이 약 400명 된다"면서 "굳이 따로 충원하지 않으면 자연적으로 약 400명정도 인원이 감축될 것"으로 봤다. 또 다른 방식은 창업지원이다. 제2의 인생을 꿈꾸는 직원에게는 창업지원을 통해 퇴사를 자연스럽게 유도할 방침이다.

전망대로라면 현대카드는 2001년 창사 후 17년 만에 규모급 인력감축이 이뤄지는 것이다. 정부의 카드수수료 인하 정책이 업계의 긴축을 야기하면서다. 정부는 2007년 8월부터 현재까지 카드수수료를 총 10차례 인하해 사실상 '매년'이 주기다. 여신전문업법에 따르면 카드수수료율은 3년마다 재산정해야 한다.

카드업계 "현대카드, 삼성카드와 함께 무노조 회사...고용 안정 더욱 담보하기 힘들다" 지적

지난해 8개 전업 카드사의 연간 순이익은 1조2268억원으로 전년 대비 32.3%(5864억원) 급감했다. 금융당국의 기조로 인해 카드 부가서비스 축소로 수익성 악화를 방어하기는 힘들다. 2013년 1월 이후 신용카드의 부가서비스 축소와 관련한 약관 변경 승인 건수는 한 건도 없다.

결국 카드사가 꺼낼 수 있는 선택지는 '인건비 감축'이 유일하다시피 한 셈이다. 이에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카드사노동조합협의회는 이달 초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카드노동자 생계보장 및 고용불안 해소'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기도 했다.

한 카드사 노조위원장은 "노조의 역할은 조합원의 생존권 보장, 고용안정이 가장 큰 존재목적"이라며 "정치권에서 주장하는 수수료 인하여력이라고 하는 부분이 실상은 없고 다 죽게 생겼으니 카드사 노조가 발 벗고 뛰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우리나라 신용카드업계에서 현대카드는 삼성카드와 함께 노조가 없는 회사로, 고용안정을 더욱 담보하기 힘들다는 지적이다.

한편 현대카드의 당기순이익이 1년 새 40%나 급감하면서 12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지난 2003년 대표이사로 취임한 이후 15년간 현대카드를 이끌고 있는 정태영 부회장의 경영책임론이 나온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현대카드의 실적(별도 기준)을 분석한 결과, 올해 상반기 기준 현대카드의 영업수익은 1조4580억 원, 영업이익 989억 원, 당기순이익 790억 원으로 집계됐다.

정태영 부회장, 2003년 현대카드 취임해 사장 승진 후 현재까지 약 15년간 현대카드 이끌어

직전년도 동기(영업수익 1조4448억 원, 영업이익 1738억 원, 당기순이익 1318억 원)와 비교하면 영업수익은 0.9% 증가한 반면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43.1%, 40% 급감한 수치다.

정 부회장은 현대카드가 워크아웃을 졸업한지 2년 만인 2003년 현대카드 부사장으로 취임해 그해 12월 대표이사 사장으로 승진했다. 이후 현재까지 약 15년간 현대카드를 이끌고 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현대카드가 감축 인원을 확정하면 대상 직원들은 회사의 창업지원 프로그램을 이용할 수 있으나, 결국은 퇴사를 해야 한다”면서 "현대카드와 삼성카드는 현재 노동조합이 없는 회사이기 때문에 정태영 부회장이 스스로 경영책임을 지지 않고 카드수수료 인하 여파 등 위기 극복을 위해서 '손 안대고 코 푸는' 방식인 인원감축 카드를 꺼내든 셈“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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