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회성 행위인데다 사과 등 정상참작해
[금융소비자뉴스 강민우 기자] 회식에서의 ‘러브 샷’에 대한 징계수위는 어느 정도가 될까.
러브 샷은 서로 팔짱을 끼고 술을 마시는 것으로 회식에서 자주 볼 수 있는 광경이다.
한국수력원자력이 공공기관 정보를 공개하는 ‘알리오’에 올린 감사결과를 보면 러브 샷의 징계수위를 간접적으로 가늠해볼 수 있다.
한수원이 알리오에 ‘회식장소에서 부하직원에 대한 부적절한 신체접촉 행위 조사’라는 제목으로 올린 감사결과에 따르면 한수원 ◇본부 ⏭처 상급자 A씨는 지난 5월 직원 30여명과 회식을 했다. A씨는 회식을 끝내면서 20대 여성 부하직원 B씨에게 마무리 건배를 제의, B씨와 팔을 교차해 술을 마시는 ‘러브 삿’을 했다. 거기서 멈추었으면 괜찮았을 텐데 한발 더 나간 게 화근이 됐다.
A씨가 손을 내밀자 악수하자는 걸로 알고 손을 내민 B씨의 손을 뒤집어 손등에 입을 맞추었다. B씨는 이 때 당황스러움을 느꼈다고 했다.
다음날 사태의 심각성을 깨달은 A씨는 B씨를 만나 사과하고 용서를 구했다. 또 사과메일을 보내 재차 용서를 구했다.
성희롱은 양성평등기본법,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에 규정돼 있다. 또 대법원 판례는 성희롱에 대해 “성희롱이 성립하기 위해서는 행위자에게 반드시 성적 동기나 의도가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당사자의 관계, 행위가 이루어진 장소 및 상황 뿐 아니라 객관적으로 피해자와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 평균적인 사람으로 하여금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낄 수 있게 하는 행위가 있고, 그로 인하여 행위의 상대방이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꼈음이 인정되어야 한다”고 돼 있다. 대부분의 회사에서는 양성평등법, 남녀고용평등법, 대법원 판례를 사규, 취업규칙 등에 반영해 대상자들을 징계하고 있다.
대법원 판례에 비춰보면 A씨의 행위는 러브 샷까지는 괜찮다. B씨도 별다른 거부감 없이 러브 샸에 응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다음 행동이 문제였다. B씨가 입맞춤에 당황스러웠다고 했기 때문이다.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꼈음’이 인정된 것이라 할 수 있다. 한수원은 A씨에게 견책처분을 내렸다. 견책도 상당히 정상참작을 해서 내려진 징계이다. 한수원은 “공개된 공간에서의 우발적인 일회성 행위인데다 본인이 잘못을 인지한 이후 B와 대면, 본인의 잘못을 깊이 반성하고 사과한 노력을 감안했다”고 밝혔다. 본인이 뉘우치고 우발적으로 한차례 일어난 일 임을 감안, 선처했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만약에 B씨가 러브 샷에 흔쾌히 응하지 않았다면 문제가 달라진다. 당사자의 의사에 반한 것으로 해석될 수 있어 성희롱에 해당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직장내 회식에 있어 세심한 주의가 요구되는 시대가 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