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공사, 방만경영의 '극치'…국감서 부실운영 '도마'
도로공사, 방만경영의 '극치'…국감서 부실운영 '도마'
  • 강민우 기자
  • 승인 2018.10.19 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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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설물 단순 유지보수를 전문직으로 몰아 용역업체 600명 정규직 전환대상서 제외
하이패스 오류로 이중통행료 '꿀꺽'하고 휴게소 터널등 부실시공도 잦아 안전 위협
▲국감에서 의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는 이강래 도로공사 사장
▲국감에서 의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는 이강래 도로공사 사장

[금융소비자뉴스 강민우 기자] 한국도로공사가 방만경영의 극치를 보여주고 있다.

공기업 도로공사가 용역업체 근로자들의 정규직 전환을 추진하면서 전혀 설득력이 없는 이유로 수 백 명의 근로자들을 정규직전환 대상에서 제외, 강력한 반발에 부닥쳤다.그런가 하면 이번 국감에서 하이패스 차량이 도로공사 구간 고속도로와 민자 고속도로를 오갈 때 통신에러가 발생하면서 통행요금 중복 부과시킨 사실을 알고도 이를 되돌려 주지않았고 부실시공도 끊이지 않는등 부실경영이 올해 국감 도마에 올라 국회의원의 호된 질타를 받았다.

19일 한국도로공사 용역업체 근로자들과 국감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도로공사가 용역업체 비정규직으로 정규직으로 전환을 추진하면서 전문직으로 볼 수 없는데도 유지보수직원 600명을 정규직 전환대상에서 제외키로 했다. 이같은 결정으로 용역업체가 입찰에서 탈락할 경우 이들은 하루아침에 일자리를 잃을 위기에 처해 있다.

실직위기에 몰린 용역업체 근로자들의 눈물

도로공사는 지난해 비정규직 직원 9402명 중 정규직 전환 대상자를 7812명으로 잡고 용역업체 직원 600명은 고도의 전문직이라는 이유로 전환대상에 포함시키지 않았다. 도로공사는 작년말 고용노동부 중앙컨설팅팀으로부터 검토받은 뒤 가이드라인에 따라 이들 지능형교통체계(ITS) 유지보수 직원을 고도의 전문직으로 지정했다.

ITS 관련 용역업체 직원들은 도로공사가 자신들을 고도의 전문직으로 보는 것은 무리라고 주장한다. 10년간 유지보수 용역직으로 근무해온 A씨는 자신이 하는 일은 고속도로 CCTV 영상표출상태, VMS 문안표출 상태를 확인하는 것이었다며 고도의 전문성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는 자신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용역직원들이 고도의 전문성을 필요로 하지 않는 일을 하고 있다면서 도로공사가 정규직전환대상에서 제외한 것은 잘못된 결정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급여 면에서도 자신들을 전문직으로 보는 것은 무리라고 주장한다. 연봉은 2000만∼3000만원 수준인데 전문직에서 이런 연봉은 거의 찾아볼 수 없다고 이들은 주장한다. 이에 대해 도로공사는 정부의 가이드라인에 따라 추진한 것이라 아무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그런데도 공기업 도로공사가 유지보수 용역사 직원들을 전문직으로 몰아 정규직으로 전환하지 않고 대량실업사태를 예고하고 있는 것은  문재인 정부의 일자리창출정책에도 정면으로 배치된다면서 정규직전환대상기준을 다시 설정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공기업 도로공사의 허술한 경영은 통행 요금부과에서도 나타난다. 하이패스 차량이 도로공사 구간 고속도로와 민자 고속도로를 오갈 때 통신에러가 발생해 오래전부터 통행요금이 중복 부과돼 왔는데 도로공사는 이 과다징수 요금의 대부분을 돌려주지 않았다.

통행료 이중부과로 과다징수액 ‘꿀꺽’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하이패스 오류발생 현황’자료 분석 결과, 2015년 대비 2018년 8월 현재 통행요금 과징수 사례가 10배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도로공사 고속도로 구간과 민자 고속도로 구간을 오갈 때에는 이동거리만큼만 요금 부과하는 것이 원칙이나 일부 하이패스 단말기가 두 구간의 환승지점을 인식하지 못하면서, 부과하지 않아도 될 환승구간 진입요금을 추가로 징수 처리하여 나타난 결과다. 도로공사는 통신교신 지연과 단말기 충전상태 불량 등이 원인인 것으로 추정하고 있지만, 구체적인 기술결함 원인은 밝혀내지 못하고 있다.

잘못 부과된 금액은 2015년 1615만원(2129건)에서 2018년 8월 기준 1억4236만원(2만 988건)으로 증가해 금액 기준으로는 8.8배, 건수로는 9.9배에 달했다. 또 건당 평균 7천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에 올해 환불금액은 2736만원으로 과징수 금액의 19.2%에 불과했다.

현재는 고객이 과징수 사실을 인지하고, 환불을 요청해야만 현금이나 계좌이체로 환불처리된다. 고객 요청이 없으면 도로공사가 꿀꺽한 셈이 되는 것이다.

박 의원은 “하이패스 오류가 왜 발생하는지 이유도 아직 파악되지 않았다”며 “고객들에게 초과 과다 징수한 사실을 알리지 않은 도로공사 측의 안이한 대응은 비판 받아 마땅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고객들에게 초과 과금한 사실을 알리지 않고 묵혀왔던 만큼 추가 보상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솜방망이 처벌로 부실시공은 끊일새 없어

도로공사에서 부실시공이 끊이지 않는 것도 경영난맥의 한 단면이다. 지난 16일 국감에서 더불어민주당 박재호 의원이 밝힌 자료에 따르면 2015년부터 작년까지 3년간 휴게소, 고속도로, 터널, 교량 등 도로공사가 시행중인 공사 현장에서 부실시공으로 적발된 사례가 총 78건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처벌은 ‘솜방망이’에 그쳐 부실시공은 좀처럼 사라지지 않을 전망이다. 부실시공을 한 건설업자, 기술자, 감리사 및 상주감리원에 대한 벌점부과 조치 7건, 감독원 인사조치 4건, 시정조치 5건 외에는 보완시공 조치에 그쳤다.

더불어민주당 박재호 의원이 국토교통부와 한국도로공사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5년부터 작년까지 휴게소, 고속도로, 터널, 교량 등 도로공사가 시행중인 공사 현장에서 부실시공으로 적발된 사례가 총 78건으로 조사됐다.

또한 김상훈 의원(자유한국당)은 한국도로공사가 고속도로 졸음쉼터 화장실을 개선하면서 특정 업체에 일감을 몰아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도로공사가 2016년부터 진행하고 있는 고속도로 졸음쉼터 화장실 개선 사업에서 특정 업체에 독점하고 있다는 게 김 의원의 주장이다.
  
한편 도로공사는 ‘비리백화점’이란 말이 나올 정도로 모럴해저드가 심각하다. 수요예측으로 인한 예산낭비, 채용비리, 수수료 갑질 등으로 그동안 도로공사는 말도 많고 탈도 많았는데 최근에는  퇴직한 직원들이 허위 경력으로 165억 원대 용역을 수주한 사실이 국감에서 드러났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박재호 의원실에 따르면 올해 1월 기준으로 도로공사 출신 허위 경력기술자가 참여한 공공기관 발주 공사 수주금액이 164억8천만 원에 달했다고 밝혔다. 최근 10년간 퇴직자 166명 중 20명이 허위로 경력을 발급받아 이 허위경력을 이용해 재취업한 뒤 서울시를 비롯해 지방국토관리청, 한국토지주택공사 등 공공기관이 발주한 용역을 수주한 것으로 밝혀졌다.

기술력이 부족한 업체가 허위 경력증명서를 이용하여 불공정하게 용역을 수주하게 되면 선량한 우량기술업체가 피해를 보고 부실용역으로 시설물 안전에도 문제가 발생할 소지가 크지만 도로공사는 이를 문제 삼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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