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소비자뉴스 이동준 기자] 회삿돈을 유용해 개인적으로 쓴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은 이재환 CJ파워캐스트 대표가 검찰에 송치됐다.
이재환 대표는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두 살 터울 친동생으로, CJ그룹 광고계열사인 '재산커뮤니케이션'를 운영하다 최근 CJ파워캐스트와 합병하는 과정에서 공동대표에 올랐다
경찰청 특수수사과는 최근 이 대표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배임·횡령 혐의로 검찰에 기소의견으로 불구속 송치했다고 16일 밝혔다.
2014년부터 올해까지 회삿돈 36억원 유용...캠핑카, 외제 승용차, 피규어, 요가매트, 침대 등 사들여
이 대표는 올해 초 시가 25억원 상당의 요트를 회삿돈으로 사들여 개인 용도로 쓰는 등 각종 개인 물품을 회사 자금으로 구입하고, 헬스 트레이너와 개인 마사지사 등을 회사 직원으로 등재해 회삿돈으로 급여를 지급하게 하는 등 2014년부터 올해까지 36억원가량을 유용한 혐의를 받는다.
그가 회삿돈으로 구입한 개인 물품은 요트 외에 캠핑카, 외제 승용차, 피규어, 요가매트, 침대 등 여러 종류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앞서 이 대표의 배임·횡령 첩보를 입수한 경찰은 지난 7월 CJ파워캐스트 본사 등을 압수수색하고 관련자들을 차례로 소환조사해 사실관계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이 대표가 회삿돈 유용에 직접 관여한 혐의가 짙다고 판단했다.
경찰은 이어 지난 8월 이 대표를 피의자로 불러 조사했다. 이후 구속영장을 신청했으나 검찰은 보강수사 필요 등을 이유로 돌려보냈다. 경찰 관계자는 "검찰 단계에서 구속영장이 반려됐으나 여러 진술과 증거를 종합할 때 혐의가 입증된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후진적 기업 지배구조 아래서 제왕적 권력 누리는 재벌 일가 일탈 방치하면 조직문화-기업가치 훼손"
이재환 대표는 이재현 회장의 2세들이 경영권 승계를 위한 자금줄 역할을 하는 올리브네트웍스의 지분율을 높이는데 관여하기도 했다. CJ올리브네트웍스는 2016년 9월 이재환 대표가 최대주주로 있던 자회사인 CJ파워캐스트와 합병하고, 이 회사를 통해 이 대표가 100% 지분을 가진 재산커뮤니케이션즈를 흡수 합병해 몸집을 키웠다.
포괄적 주신 교환 방식으로 두 회사와 CJ올리브네트웍스를 다시 합치면서 내부거래율을 떨어뜨려 일감 몰아주기 규제를 피하고 선호씨, 경후씨 등 2세들의 지분율을 높여 편법 승계 논란이 일기도 했다. 2016년 9월 공정위는 이재환씨가 운영하는 재산커뮤니케이션즈를 부당하게 지원한 혐의로 CJ CGV를 검찰에 고발하기도 했다.
한 재계 관계자는 “이재환 대표는 그동안 비서들에게 그동안 집에서 요강을 비우게 하는 등 기행이 끊이질 않았다"면서 "후진적 기업 지배구조 아래서 제왕적 권력을 누리는 재벌 오너가들의 일탈을 이대로 방치하면 개인 문제를 넘어서 조직문화와 기업가치를 훼손하는 심각한 결과를 가져온다”고 비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