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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마나 한 ‘코리아세일페스타’...언제까지 해야 하나?
하나마나 한 ‘코리아세일페스타’...언제까지 해야 하나?
  • 김영준 기자
  • 승인 2018.10.09 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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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들 별로 관심 없고, 첫해 이후 매년 실적 감소...'연례 정기세일 수준' 혹평 뒤따라

[금융소비자뉴스 김영준 기자] "홍보가 너무 안 돼서…언제 시작하고 언제 끝났는지도 몰랐다. 솔직히 지난해나 재작년에도 가격적인 장점이 전혀 없었다. 이 정도 세일폭은 언제든지 받을 수 있다."

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산업통상자원부와 문화체육관광부가 공동으로 개최한 2018 코리아 세일 페스타가 지난 7일로 끝났다. 그러나 '코리아 세일 페스타'는 앞으로 행사 지속 여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이 행사는 시민들이 별로 관심도 없고, 첫해 이후 매년 실적이 줄어드는 추세인 탓이다.

물론 올해 행사는 규모가 축소돼 지난해와 실적을 단순 비교하기에는 무리다. 작년 행사는 50억원의 예산을 배정받아 34일 동안 진행됐지만, 올해는 345000만원의 예산으로 고작 10일 동안만 열렸다. 그럼에도 올해는 온·오프라인 모두 지난해보다 비슷하거나 조금 나은 실적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 정부의 공식 집계를 남겨뒀지만 일부 업체들은 작년 평균보다는 조금 높은 수준의 실적을 내놨다.

산업통상자원부와 문화체육관광부가 공동으로 개최한 2018 코리아 세일 페스타가 9월28일부터 지난 7일까지 10일 간 진행됐다.

백화점만 보면 지난해 성적보다는 신장률이 나은 편이다. 정부가 작년 11월에 발표한 코리아 세일 페스타 참여업체 매출 실적 자료에 따르면 백화점들의 평균 매출 증가율은 전년 대비 1.1%였다.

온라인은 상황이 좀 더 좋다. 일부 이커머스 업체들은 두 자릿수 이상의 매출 증가율을 기대하고 있다. 옥션과 G마켓, G9 등을 운영하는 이베이코리아의 경우 아직 집계 중이라 정확한 실적 수치는 아니지만 긍정적인 결과를 예상했다. 이베이코리아 관계자는 지난해보다 좋은 성적을 낸 것은 맞다. 성장률도 두 자릿수 이상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내수 소비 촉진을 유도하기 위해 매년 정부가 대대적인 홍보를 진행하고 예산을 사용하는 것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한 성적이라는 지적은 여전하다. 백화점의 경우 가을 세일 기간과 겹치기 때문에 그 효과가 더욱 불분명하다는 측면도 있다.

한 오프라인 유통업계 관계자는 매장 내 분위기상 작년이나 올해나 크게 달라진 느낌은 없다면서 크게 신경은 쓰지 않고 있는 행사라고 말했다.

이 행사는 지난 정부가 2015년부터 시작했다. 당시 박근혜 정부는 메르스 사태 이후 소비진작과 내수활성화를 위해 ‘코리아 블랙프라이데이’라는 이름으로 이 행사를 기획했다. 하지만 매년 실효성 논란에 시달리고 있다.

행사 첫해인 2015년 당시 백화점을 제외하면 매출 신장세가 미약했다. 상품 할인율을 둘러싸고 '연례 정기세일 수준'이라는 혹평이 뒤따랐다.

산업부에 따르면 코리아 블랙프라이데이가 실시된 2015년 10월1~14일 2주간 주요 참여업체 22곳의 매출실적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20.7% 증가했다. 당시 백화점은 전년 대비 24.0%, 대형마트는 2.6%의 매출 신장을 기록했다. 온라인쇼핑몰 11곳은 28.9%, 하이마트 등 전자제품 전문점도 20.9%의 매출신장을 각각 거뒀다.

당시 현대경제연구원은 "예년 정기 세일기간 수준의 매출 성장에 그치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소비자들이 사실상 그동안 메르스 사태로 미뤄뒀던 소비에 나서는 '이연 소비'가 아니냐는 분석도 있었다.

올해 행사에 대한 매출 실적은 아직 정부가 집계 중이다. 한 유통업체 관계자는 “별다른 존재감 없이 백화점들 가을 정기 행사나, 유커 같은 사회적 흐름에 얹혀가는 느낌”이라면서 “올해도 큰 매출이 나오거나 하진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면세점업계 관계자도 면세점은 내국인보다는 중국 보따리상들이 주요 고객인 만큼 코리아세일페스타와 무관하다면서 중국인 단체 관광객의 방한이 허용되지 않는 이상 내년 코리아세일페스타도 비슷한 상황일 것이라고 말했다. 행사 관건은 역시 할인율이다. 할인폭이 10~30%에 그치다보니 지갑을 열기가 만만치 않다.

시기적인 문제도 지적했다. 해가 바뀌는 시점인 연말에 열리는 블랙프라이데이와 달리 코리아세일페스타는 9~10월에 열리는 만큼 적극적인 할인정책을 펴기에는 어려움이 따른다는 것이다. 이렇다보니 제조사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위한 정부 차원의 지원책 마련이나 시기 변경 검토 등이 병행되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업계 관계자들은 큰 할인율로 소비자를 유도하기 위해서는 제조업체의 참여가 중요하며 그러기 위해서는 행사 기간을 연말로 옮겨야 한다고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유통사들은 코리아세일페스타의 '흥행'을 위해서는 제조사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필수적이라고 입을 모은다. 현실적으로 가격 결정권이 제조사에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제조사들도 어려움을 하소연하기는 마찬가지다. 한 가전업체 관계자는 "미국과 국내는 공급체계 자체가 다르다""미국의 경우 재고를 대량으로 쌓아놓고 판매하다보니 연말에 이를 처리하기 위해 대규모 할인에 들어가지만 우리는 그렇지 않다. 상대적으로 재고를 처분해야 할 유인이 크지 않다"고 강조했다.

코리아세일페스타만의 '색깔 만들기'도 시급하다는 의견이다. 행사 기간이 이미 유통업계에서 다양한 행사를 진행하던 시기였던 만큼 코리아세일페스타만의 '색깔'이 희미하다는 것이다. 이에 국가적인 브랜드로 육성하고 자리매김하기 위해서는 의미 부여 및 소비 확대 방안 마련이 절실하다고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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