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훈 의원, "정기선으로의 3세 승계 과정은 재벌의 민낯을 보여주는 것"
[금융소비자뉴스 강민우 기자] 공정거래위원회가 ‘하도급 갑질 혐의’로 현대중공업에 대해 조사에 들어간 가운데 현대중공업 문제점을 진단하고 대안을 모색하는 토론회가 4일 오후 2시 국회의원회관 제2세미나실에서 열렸다. 국회 제윤경, 추혜선, 김종훈 의원과 조선3사 피해대책위원회, 민변 민생경제위원회, 전국금속노조, 참여연대가 공동 주최했다.
더불어민주당 제윤경 의원은 인사말을 통해 “현대중공업은 인적분할과 자사주 전환을 통해 총수일가의 지분율이 2배 이상 증가했다”며 “현대중공업이 현대중공업지주를 중심으로 하는 지배구조 개편의 과정과 결과를 살펴보면 총수 일가의 지배력 강화를 위한 과정이었다는 의심을 하기에 충분하다”고 밝혔다. 또 “별도의 영업이나 생산이 없는 사업부분을 분리해 현대글로벌서비스를 만든 것, 대주주의 최대이익을 위해 기업구조 변동에 맞춰 현대오일뱅크 배당을 늦춘 것 역시 현대중공업지주를 위한 총수의 사적이익을 최대화하기 위한 작업이라는 합리적 의심을 벗어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정의당 추혜선 의원도 “현대중공업은 조선업계 불황으로 인한 구조조정, 하청업체에 대한 갑질, 노동조합에 대한 통제를 통해서 원청·하청업체에 대한 일방적인 희생강요를 일삼으며, 한편으로는 지주회사 체계개편을 통해 총수 일가의 지배력을 강화해 모든 이익을 총수일가에 귀속시켰다”고 말했다.
민중당 김종훈 의원은 “현대중공업을 비롯한 조선사들이 어려운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것이 노동자들을 내쫓고 협력사들에 대한 갑질 행태의 면죄부가 되어서는 안된다”면서 “경기가 호황일 때 쌓아둔 16조 가량의 이익잉여금과 그동안 사들인 알짜 계열사 이윤은 회사를 살리는데 사용되지 않았고 심지어 천문학적 이익을 낸 현대오일뱅크는 배당을 미루다가 현대중공업지주(구 현대로보틱스) 자회사가 된 뒤에야 배당금이 지급되기도 했다”고 말했다. 특히 “정몽준 이사장의 아들인 정기선 부회장으로의 3세 승계 과정은 우리나라 재벌의 민낯을 보여준다”며 “정 부회장은 지난 3월말 현대중공업지주회사를 세우고 계열사인 KCC 주식을 사들이면서 국민연금을 제외하고 정몽준 이사장에 이어 2대 주주로 됐는데 당시 사용된 자금은 정몽준 이사장이 본인 주식을 담보로 대출한 돈 3,000억원과 정기선 부회장이 주식담보로 확보한 자금 500억원이었다”고 했다.
김의원은 “증여세 역시 대출을 통해 납부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언론보도가 있는데 한마디로 본인들 현금은 전혀 사용하지 않고 승계를 완료한 것이나 마찬가지”라면서 “그런 뒤 불과 한 달이 지난 4월 노동자들을 대상으로 대량 희망퇴직을 강행했다”고 말했다. 또 “입찰을 수차례 유예하며 해당 협력업체에게 원가에도 못 미치는 입찰금액을 강요하는가 하면 이마저도 제대로 지키지 않았다”며 “그런데도 정기선 부회장이 대표이사로 있던 현대글로벌서비스에는 일감을 몰아준 정황이 곳곳에서 확인됐다”고 주장했다.
이어 민변 부회장 김남근 변호사의 사회로 현대중공업 피해사례와 현대중공업 지주회사 전환과정의 문제점에 대한 발제강연을 들은 뒤 현대중공업 구조조정 상황과 문제점, 현대중공업 하도급 갑질 문제점 및 근절방안, 주식교환을 통한 대주주 부의 증식 효과, 현대오일뱅크 배당 문제 등에 대해 토론을 가졌다.
한편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 1일 '하도급 갑질' 혐의로 현대중공업에 대한 조사에 착수한 바 있다. 제윤경 의원은 강환구 현대중공업 사장을 국감증인으로 신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