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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은행, 중소기업에 시설자금 지원하면서 '이자 도둑질'
산업은행, 중소기업에 시설자금 지원하면서 '이자 도둑질'
  • 이동준 기자
  • 승인 2018.09.18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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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대출도 중개대출 실적으로 속여 한은서 저리 시설자금 많이 받아 '돈놀이'
국책은행이 중기에 이자부담 덜어주기는 커녕 이자 '덤터기'로 모럴해저드 심각
▲서울여의도 산업은행 본점
▲서울여의도 산업은행 본점

[금융소비자뉴스 이동준 기자] 기업들에 대한 시설자금지원이 주요업무인  KDB산업은행이 이자를 깎아 줘도 모자랄 판에 중소기업들을 대상으로 이자를 더 받는 '이자놀이'를 해 오다 덜미가 잡혔다.

그동안 대기업들에 대한 방만한 대출로 천문학적인 규모의 부실을 안고 있는 산은이 정부의 중소기업육성정책에 반해 중소기업에 대한 저리대출에  주력하기보다는 한은 지원 시설자금으로 돈놀이를 해 금리부담을 가중시켰다는 점에 모럴해저드가 심각하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산은의 국책은행이라는 본분을 망각하고 중개대출자금을 금리가 다소 비싼 일반대출로 운용해 이자놀이를 해 적지않은 수익을 올린 사실이 감사원이 18일 공개한 한국은행 기관운영감사 결과에서 드러났다. 산은은 한은의 중소기업설비투자지원을 위한 ‘금융중개지원대출’(이하 중개대출)을 취급하면 이차를 챙겨 온 것으로 밝혀졌다.

산은 지난 2014년 9월부터 지난해 10월 까지 이 설비투자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모두 1857건(3조2068억원)의 대출을 취급했는데 이중 94.1%에 해당하는 1772건(3조163억원)을 일반대출로 취급해 금리가 이보다 싼 중개대출금리를 적용하지 않았다. 중개대출금리가 적용된 대출은 5%도 채 안 되는 85건(1905억원)에 불과한 것으로 밝혀졌다. 산은은 그 이차만큼 이자수익을 더 챙긴 셈이다.

산은은 이차수입이 더 많아지는 만큼 일반대출도 중개대출취급실적에 포함시켜 한은은 속이고 실제보다 훨씬 많은 시설투자 중개자금을 지원받았다. 산은은 실제 중개대출 취급실적만을 보고해 한은으로 부터 중소기업지원 시설투자자금을 지원받아야 했다. 그러나 산은은 일반대출도 중개대출실적에 포함시켜 한은을 속이고 금리 면에서 유리한 중개대출설비투자 지원자금을 더 많이 받아냈다.

한은은 산은이 보고한 전체 중개대출액(3조2068억원) 중 3조192억원을 지원대상으로 판단하고 지난해 12월 7548억원의 자금을 산은에 중소기업설비투자 지원자금으로 지원했다. 감사원은 산은이 한은으로부터 받을 수 있는 정당한 중개대출 자금은 448억원 수준인데 결국 한은을 속여 7100억 원의 자금을 더 받아 챙겨 이자놀이로 큰 수익을 올린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감사원에 따르면 산은은 지난 2014년부터 이번 감사기간인 2018년 3월 현재까지 평균 5144억원의 중개대출 자금을 과다 수령했다. 이에 따라 산은은 은행 자금조달 비용 차익으로 140억5000만원의 이익을 얻은 반면 중견·중소기업들은 같은 금액만큼 이자비용 절감 기회를 놓쳤다는 지적이다.

감사원은 이동걸 산은 회장에게 사실과 다르게 보고해 부당하게 챙긴 중개대출 자금 6428억원(올해 3월말 기준)과 관련 이자차액 140억5000만원을 한은에 반납토록 방안을 마련하라고 통보했다.

감사원은 또  중개대출 설비투자지원 프로그램 취급실적에 금리인하 미적용 대출이 있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으면서도 바로 시정하지 않아 106억6000만원에 이르는 부당 이자차익을 얻은 담당직원들을 징계조치 토록했다.

한편 감사원은 한은이 금리인하 미적용 대출에 대해 사후적 금리감면 등의 조치를 할 필요가 있었다는 것을 인정했다고 설명했다. 감사원은 "한은이 앞으로 공동검사 등을 통해 은행의 중개대출 관련 대출의 실제 대출금리 적용 현황을 점검하고, 은행과의 간담회 및 모니터링 등을 통해 관련 대출의 금리가 인하되도록 적극 노력하겠다는 의견을 제시했다"고 했다.

산은도 금리인하 미적용 대출 차입자금을 조속히 한은에게 반환하고, 향후 중개대출 관련 금리인하가 적용된 대출만 한은에게 보고하는 등 제도운영에 만전을 기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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