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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부마' 정태영 부회장, 문재인 정부가 우스운가?
현대차 '부마' 정태영 부회장, 문재인 정부가 우스운가?
  • 손진주 기자
  • 승인 2018.09.17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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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일자리창출 정책과 골목상권 보호에 정면 역행..."재벌기업의 갑질 횡포" 비난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

[금융소비자뉴스 손진주 기자] 현대라이프생명(이하 현대라이프)의 주인이 6년 만에 현대차그룹에서 대만 푸본생명으로 바뀌면서 푸본현대생명이라는 이름으로 새 출발하게 됐다. 이를 통해 푸본현대생명은 대규모 자금 수혈을 받으며 재기의 발판을 마련하게 됐다.

하지만 당분간 현대차그룹 식구들로부터 받아둔 퇴직연금에 목을 매야 한다는 한계는 푸본현대생명이 홀로서기를 위해 시급히 해결해야 할 숙제다. 올해 대규모 구조조정을 단행하면서 개인영업 창구를 완전히 닫아버린 탓이다. 

그동안 현대라이프 경영을 책임져온 정태영 부회장은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의 둘째 사위다. 정명이 현대커머셜 고문의 남편으로 1980년대 후반 현대모비스(옛 현대정공) 이사로 경영에 처음 발을 들여 놓은 후 2003년부터 현대카드와 현대캐피탈, 2007년부터는 현대커머셜을 맡아 왔다.

하지만 정 부회장의 화려한 빛에 가려진 그림자가 있다. 바로 그가 사실상 경영을 책임진 현대라이프의 영업실적 악화와 가혹한 구조조정에 따라 회사 밖으로 내쳐진 근로자들의 ‘원성’이 도처에서 끊이지 않는 탓이다.

정태영 부회장의 현대카드, 음반소매업 진출 따른 폐해...재벌기업의 골목상권 침해 논란

이제 현대차그룹 입장에서 보면 외국 자본에 지배권을 내준 푸본현대생명에 더 이상 퇴직연금을 맡길 이유가 없어졌다. 현대차그룹은 계열사로 현대차증권이라는 또 다른 퇴직연금 사업자를 갖고 있다. 푸본현대생명에 들어가 있는 돈을 언제든 현대차증권으로 옮길 수 있다는 얘기다. 결국 푸본현대생명은 당장 생존을 위한 눈치 보기에 돌입할 수 밖에 없는 처지다. 퇴직연금 이탈을 최대한 막으면서 하루 빨리 자립할 수 있는 영업력을 갖춰야만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기업이 적자에서 탈출하기 위해서 무턱대고 인원을 줄이거나 지점을 폐쇄하는 것은 삼척동자라도 쉽게 할 수 있는 일이다. 훌륭한 경영인은 구조조정을 통해서가 아니라 남다른 경영능력을 발휘해서 일자리를 창출한다. 그런데 정태영 부회장은 칼로 무를 자르듯이 설계사들을 쫓아내고 지점 수를 대량으로 줄이는 무소불위의 구조조정을 단행, 지금도 서울 여의도 현대라이프 본사 앞에는 졸지에 실직한 설계사들이 천막을 치고 농성을 계속하고 있다.

정태영 부회장이 당면한 또 다른 문제는 그가 경영하는 현대카드의 음반소매업 진출에 따른 폐해이다. 재벌기업의 골목상권 침해 논란이 일고 있는 탓이다. 현대카드가 운영하는 음악체험형 공간 ‘바이닐앤플라스틱(Vinyl & Plastic)'이 영세 LP음반 상인들과의 상생안을 일방적으로 파기한 채 영업을 이어나가고 있다는 거센 비판에 직면해 있다.

현대카드의 음반소매업 진출은 이른바 공영방송의 ‘재벌갑질 청산프로젝트’라는 제목의 특집프로그램을 통해 방송되기도 했다, 이 프로그램에 나온 회현상가 음반소매상인들은 현대카드 바이닐앤플라스틱 때문에 찾는 손님이 없고 물건도 팔리지 않아 음반을 들여오지도 못하는 상황이라고 하소연한다. 이들의 주장대로라면 현대카드의 음반소매업 진출은 재벌기업의 전형적인 골목상권 침해 사례에 해당한다.

문재인 정부는 출범 후 일자리창출을 주요 정책목표로 천명해 왔다. 또 골목상권 및 사회적 약자 보호를 외치고 있다. 그러나 현대금융그룹을 이끄는 정태영 부회장은 현대라이프 사태에서 보험설계사들을 대량 퇴직시키고, 영세 LP음반 상인들을 나락으로 내모는 등 문 대통령의 정책에 정면 역행하는 처사를 일삼는 셈이다.

현대차 정몽구 회장, 대기업과 중소기업 상생협력 외쳐..사위 정태영은 뒷전서 '갑질' 횡포

국내적으로 경기침체가 가속화하고 자영업자 폐업대란이 일어나는 시점에서 보험설계사들이 대량으로 직장에서 내쫒기고, 음반소매상들마저 골목상권이 무너지고 있는 것은 매우 우려할 만한 일이 아닐 수 없다.

현대라이프는 지난 5년 연속 경영적자를 기록했다. 설계사들은 “이는 100% 경영잘못”이라며 “그런데 정태영 부회장은 그 책임을 직원들에게 모두 전가하더니 그 해결책으로 작년 초 70개가 넘었던 전국의 영업점포를 모두 폐쇄하고, 2000여명이던 설계사는 600여명으로 줄었고, 내근직원의 50%를 해고 하는 구조조정을 단행했다”고 울부짖었다.

다른 시민단체 당국자는 “음반시장처럼 규모가 작은 시장에 현대카드 같은 대기업이 들어온 것은 전체 LP 레코드시장을 사실상 몰살시키는 것"이라고 현대카드의 골목상권 침탈을 규탄했다.

현대자동차그룹 오너인 정몽구 회장은 그동안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상생협력을 외쳐 왔다. 정 회장의 사위인 정태영 부회장은 혹시라도 문재인 정권을 너무 우습게 보는 것이 아닌지 모르겠다. 왕조시대로 말하면 정 부회장은 정 회장의 부마(駙馬)이다. 그는 현대자동차그룹이라는 재벌왕조 속에서 살면서 정말로 자신을 부마라는 희대의 권력자로 착각하는 것은 아닌지 하는 느낌이 든다.

정 부회장이 '살아있는 권력'으로 불리는 문재인 대통령의 정책을 정면으로 역행하는 것이 아니라면 그의 경영철학과 재벌행보가 좀체로 이해가 되지 않는다. 현재와 같이 자신이 경영해온 현대라이프 설계사들을 ‘대량학살’한데 이어 현대카드가 골목상권을 넘보는 것은 업종을 떠나 현대차 그룹 소속 재벌금융경영인의 유례가 드문 갑질이자 횡포가 아닐 수 없는 탓이다. 나아가 장인인 정몽구 회장의 거룩한 동반성장 정신에도 맞지 않는 상생파괴로도 해석될 수도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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