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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살 공화국' 마사회...김낙순 현 회장 '관리책임론' 급부상
'자살 공화국' 마사회...김낙순 현 회장 '관리책임론' 급부상
  • 김영준 기자
  • 승인 2018.09.17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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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하산' 경마산업 문외한으로 취임...'적폐청산' 매달려 근본 문제점 파악 및 제도개선엔 실패
                                            김낙순 한국마사회장

[금융소비자뉴스 김영준-이동준 기자] 용산 경마장 문제, 마필관리사 자살문제 등 각종논란으로 몸살을 앓았던 한국마사회에서 지난 13일 또 다시 자살사건이 발생, 김낙순 현 회장의 관리책임론이 급부상하고 있다.

마사회는 지난 박근혜 정권 때 최순실 딸 정유라 승마지원 등으로 국정농단의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했고, 방만한 경영 행태가 곳곳에서 포착됐다. 이에 마사회는 지난 1월 김낙순 전 의원을 새 회장으로 영입했으나 그동안 근본적인 문제점 파악 및 제도개선에는 실패했다는 지적이다.

17일 마사회와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양호 전 마사회장이 재임 중이던 지난해엔 총 5건의 마필관리사와 마사회 간부 등이 자살하는 사건이 일어나 같은 해 10월 국정감사에서 집중 추궁을 받기도 했다. 올 국감에서도 국회의원들이 이 문제를 집중적으로 다룰 전망이다.

지난해 5월과 8월엔 렛츠런파크 부경에서 마필관리사 2명의 자살사건이 잇달아 일어나 사회적 파장을 일으켰다. 당시 이들 사건으로 고용노동부는 마사회에 대한 특별근로감독을 시행하기도 했다.

작년 총 5건의 마필관리사-마사회 간부 등 자살...올 국정감사서도 집중 추궁할 듯

이러한 마사회 '잡음'은 지난해 10월 9일과 12일 마사회 간부 2명이 연이어 자살하는 비극으로 이어졌다. 당시 간부들의 자살 사건은 정권교체와 함께 벌어진 마사회에 대한 검찰 압색과 고강도 감사가 이유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지난 1월 7일에는 제주도에서 활동하던 40대 조교사가 자살하는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업계 한쪽에서는 마사회 주변의 불미스런 자살 사건들에 대해 공기업 특유의 문화를 원인으로 분석하기도 한다. 사기업과 달리 안정성에 길들여진 공기업 임직원의 경우, 과도한 스트레스에 갑작스레 노출되면 이를 극복하기 힘들다는 지적이다.

당시 자살 사건의 경우, 마사회 자체 감사에 몰린 A씨가 강도 높은 조사에 대한 압박감 뿐만 아니라 조직에 대한 상실감도 적지 않게 느꼈던 것으로 보인다. 사건 현장에서 발견된 유서에서도 마사회 조직에 대한 환멸을 느낀다고 피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마사회의 자살환경은 김낙순 회장이 부임한 뒤에도 별로 달라지지 않았다. 지난 13일 경기도 과천시 말 테마파크 위니월드에서 한국마사회 전직 간부 A씨가 숨진 채로 발견됐기 때문이다.

A씨 시신에는 외상 등 살해혐의점이 나오지 않았다. 현장에서는 유서가 발견돼 자살로 추정되고 있다. 숨진 A씨는 체험형 테마파크로 조성된 위니월드를 담당한 전 테마파크관리단장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2016년 9월 개장했던 위니월드는 업체선정 비위 등 각종 비리 의혹이 드러나 지난해 6월 중단됐다. A씨는 위니월드가 개장하고 별다른 사업 성과 없이 폐업 상태인 상황에서 담당부서를 맡았었다.

김낙순 회장, 책임 면하기 어려울 듯...취임 후 8개월 동안 대책마련 없이 허송세월

최근 A씨는 소송 중인 위니월드 하청업체에 마사회 내부 법률 검토 자료를 유출한 혐의로 자체 감사를 받고 있었다. 마사회 인사부에 대기자 소속이었던 A씨는 인사위원회를 앞두고 심적 부담감을 떨쳐 버리지 못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김낙순 마사회장도 사망 소식을 보고 받고 긴급하게 사태 수습을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마사회측은 "비상대책위원회가 꾸려졌으며 여러 가지 사항을 논의 중에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경마업계에서는 김 회장이 사태수습 지시 만으로 책임을 면하기는 어렵다는 지적이 많다. 취임 후 8개월 동안 마사회의 잇단 자살사건에 대한 대책마련은 커녕 근본원인이나 문제점마저 파악하지 못한 채 허송세월을 하고 만 탓이다.

김낙순 마사회장은 취임식 때 “공기업으로서 설립 목적에 충실한 기관으로 되돌아가 국민마사회로 재탄생하겠다”며 포부를 밝혔지만, 전문성 부족과 낙하산 인사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한 김 회장이 어떤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김낙순 회장의 과제는 말산업육성 등 경영의 내실화와 강력한 혁신을 통한 내부 조직기강 강화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일반에게 내세울만한 실적을 아직껏 시현하지 못했다.

우선 김낙순 회장 본인과 관련된 문제들이 있다. 김낙순 회장은 1980년대부터 정치권에 몸담았으며, 서울시의원을 거쳐 제17대 국회의원을 지냈다. 과거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은 물론 문재인 대통령 대선 캠프에서도 활동한 경력이 있다.

   지난 1월 취임사를 하는 김낙순 마사회장

김 회장, 마사회 기강 바로잡을 강력한 리더십 부재...말 산업 이해도-전문성 떨어져

반면, 마사회 CEO로서 요구되는 전문성을 갖추지 못했다. 천안농업고등학교 출신이긴 하지만, 대학교에선 철학을 전공했고, 정치학 석사와 문화예술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국회의원 시절엔 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회와 행정자치위원회, 교육문화위원회 소속이었다.

김낙순 회장의 이러한 ‘스펙’은 낙하산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자신도 이를 의식한 듯 취임식에서 “최고경영자는 올바른 방향제시와 문제해결의 능력이 최우선 덕목이다. 전문경영인, 정치인, 교육인의 경험을 십분 활용해 난관을 헤쳐 나가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마사회 및 말산업은 다른 분야와 다른 특수성이 있고, 그만큼 이해도와 전문성이 중요하다는 점에서 우려된다. 또한 낙하산 논란에 휩싸인 인물이 혁신을 주문할 수 있느냐는 냉소적인 반응도 적지 않다.

남은 임기를 모두 마치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 김 회장의 임기는 3년으로 오는 2021년까지다. 이에 앞서 2020년 4월에 제21대 국회의원 총선이 실시된다. 경우에 따라서 출마를 위해 임기를 다하지 못할 가능성도 엿보인다.

마사회 내부 기강을 바로잡을 강력한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을 지도 문제다. 경력이 화려했던 현명관 전 회장이나, 농림부에서 엘리트 코스를 밟은 이양호 전 회장에 비해 무게감이 떨어진다는 목소리가 없지 않다. 물론 김 회장도 정치권에 30년 넘게 몸담은 인물이지만, 국회의원을 한 번만 지냈고 장관 등 중요한 자리를 맡은 적이 없다.

정작 현재 문제가 되는 잇따른 자살 사건으로 드러난 마필관리사 및 조교사들의 열악한 근무환경 문제에서는 전혀 역할을 다하지 못하고 있다. 마사회는 그동안 이를 은폐하기에만 급급했다.

'낙하산' 김 회장, 국회의원 시절 음주 폭행...부하 여직원을 건설사 직원으로 허위 등재

수많은 비리와 문제점들로 점칠된 마사회를 개편하기까지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동시에 전문경영인의 필요성이 제기된다. 그러나 김 회장은 마사회 업무와는 관련성이 없었다가 덜컥 마사회장 자리를 맡은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많다. 마사회의 키를 잡은 김낙순 회장 역시 '낙하산'이라는 약점을 지닌 탓이다.

17대 국회의원 출신인 김낙순 회장은 사실상 말산업과는 무관한 인물이다. 심지어 2005년 열린우리당에 몸담고 있을 당시 서울 양천구 일대 한 횟집에서 음주 폭행을 한 혐의로 국회윤리위에 제소된 바 있다. 또 김낙순 회장은 의원 시절 자신의 부하 여직원을 한 건설사 직원으로 허위 등재해 2400만원의 금품을 수수하고 양천구의원들을 양천포럼 회원으로 가입시켜 회비 4600만원을 챙긴 혐의로 검찰에 기소되기도 했다.

이에 따라 김낙순 현 회장 체제의 마사회가 과연 혁신을 이뤄낼지 우려하는 시각이 적지 않다. 한 경마업계 관계자는 “최근 마사회의 연쇄 자살사건을 계기로 과연 전문성이 없는 김 회장이 죽어가는 마사회를 살릴 수 있을 지에도 여전히 의문이다”면서 “앞으로 김 회장이 임기 3년을 무사히, 성공적으로 마칠 수 있을지 주목된다”고 말했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마사회 조직이 지난 정권 교체 이후 적폐기관으로 몰려 사회적 주목을 받으며 내부 감사와 함께 간부들에 대한 강도 높은 징계도 많이 단행했다"며 "간부들의 비슷한 자살 사건이 연이어 일어난 배경의 이면에는 내부 조사에 대한 반발도 작용한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마사회 관계자는 “모든 원인을 마사회의 구조적 병폐로만 몰아가는 것은 온당치 않으며 국민들에게 한국마사회가 하는 일을 떳떳하게 말할 수 있도록 혁신이 필요하다”며 “변화를 위해 혼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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