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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사회는 ‘자살 공화국’?...내부감사 받던 간부사원 또 목숨 끊어
마사회는 ‘자살 공화국’?...내부감사 받던 간부사원 또 목숨 끊어
  • 김영준 기자
  • 승인 2018.09.14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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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명관 전 회장 추진한 위니월드 담당 전 테마파크단장...작년에도 마필관리사와 마사회 간부 등 5명 사망

[금융소비자뉴스 김영준 기자] 한국마사회(회장 김낙순)가 어수선하다. 마사회 간부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이 발생한 탓이다. 숨진 간부는 위니월드 담당 전 테마파크단장 이모 부장으로 최근 마사회 내부 감사를 받던 중이었다.  

마사회는 과거에도 비슷한 일이 있었다. 현명관 전 마사회장의 비리로 인한 조사가 이루어지자 마사회 직원이 괴로움에 자살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이양호 전 회장이 재임하던 지난 해엔 총 5건의 마필관리사와 마사회 간부 등이 자살하는 사건이 일어났다. 또한 지난 1월 7일에는 제주도에서 활동하던 40대 조교사가 자살하는 일이 발생하기도 했다.

14일 마사회와 관련업계에 따르면 A씨는 전날일 오전 위니월드에서 목을 매 숨진 채로 발견됐다. 시신을 발견한 직원의 신고로 경찰이 출동해 현장 조사를 벌였다. 숨진 간부는 위니월드 담당 전 테마파크단장 A부장으로 최근 마사회 내부 감사를 받던 중이었다.

김낙순 회장, 사망 소식 보고 받고 긴급하게 사태 수습 지시...마사회, 관련 비상대책위 구성

경찰에 따르면 현장에서 유서가 발견된 점, 시신에서 외상 등 타살 혐의가 없는 점을 미루어 A씨가 자살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김낙순 마사회장도 사망 소식을 보고 받고 긴급하게 사태 수습을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마사회측은 "비상대책위원회가 꾸려졌으며 여러 가지 사항을 논의 중에 있다"고 전했다.

마사회와 관련된 직업 종사자들의 자살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이양호 전 마사회장이 재임하던 지난 해엔 총 5건의 마필관리사와 마사회 간부 등이 자살하는 사건이 일어나 같은해 10월 국정감사에서 질타를 받기도 했다. 이 전 회장은 지난해 연말 취임 1년 만에 물러났다.

특히, 지난해 5월과 8월 렛츠런파크 부경에서 잇달아 일어난 마필관리사 2명의 자살은 사회적 파장을 일으켜 고용노동부가 특별근로감독을 시행하는 단초를 제공하기도 했다.

그 결과, 전체 마필관리사의 34%가 우울수준 고위험군으로 나타나고, 마사회의 산재은폐 등 산업안전분야 위반사항이 무더기로 적발됐다. 당시 고용부는 마사회의 경영방침에 ‘안전경영’ 명시와 함께, 마필관리사의 열악한 처우의 원인이 되는 고용구조에 대한 개선을 권고한 바 있다. 또한, 525건의 산업안전보건법 위반사항을 적발해 255건을 사법처리하고, 270건에 대해 4억 600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하기도 했다.

결국 이러한 마사회의 '잡음'은 지난해 10월 9일과 12일에 마사회 간부 2명이 연달아 자살하는 비극으로 이어졌다. 정권교체와 함께 ‘적폐’로 규정된 마사회에 대한 검찰의 압색과 정부의 고강도 감사가 이유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간부급 인사 2명의 연이은 자살은 유족과 마사회 임직원들에게 깊은 자괴감을 안기기도 했다.

업계, 잇단 마사회 자살 원인 놓고 공기업 특유 문화 지적..."과도한 스트레스 땐  극복 힘들어"

업계 일각에서는 마사회 주변의 연이은 자살 원인에 대해 공기업 특유의 문화를 지적하기도 한다. 사기업과 달리 안정성이 보장되는 특성에 길들여진 공기업 임직원의 경우, 과도한 스트레스에 노출되면 이를 극복하기 힘들다는 의견이다.

위니월드는 현명관 전 마사회장이 의욕적으로 추진한 사업이었으나 관람객 유치에 실패하고 혈세 700억원을 낭비했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2016년 국정감사에서는 위니월드 운영권을 놓고 특혜를 줬다는 의혹까지 제기됐다.

                                      한국마사회 서울경마장

마사회는 2016년 10월 경기 과천시 렛츠런파크(구 서울경마공원)에 총사업비 700억여원을 들여 만든 위니월드 문을 열었다. 개장 초 하루 600여명이 위니월드를 찾았지만 갈수록 방문객 수가 줄었다. 영업적자도 쌓였다.

결국 마사회는 지난해 6월 위니월드를 폐장하고 운영사 어메이징월드앤컴퍼니(AWCAWC)에 위탁 운영 계약을 해지하겠다고 했다. AWC는 마사회 결정에 반발해 소송을 낸바 있다. 마사회는 김낙순 회장 취임 후 '적폐 청산' 차원에서 해당 의혹에 대한 자체 감사를 벌여왔다.

한편 한국마사회는 지속적해서 변화와 혁신을 외쳐온 공기업이면서도 말산업에 대한 부정적 인식은 물론 임직원의 부정·부패, 정(政)피아·관(官)피아 등 낙하산 논란까지 악성 이슈가 끊이지 않았다.

김낙순 회장, 말산업 무관한 '낙하산'...음주폭행에 의원 시절 여직원을 건설사 허위 등재해 구설수

36대 마사회 회장을 맡은 김낙순 현 회장 역시 혁신에 방점을 찍고 있다. 김낙순 회장은 지난 1월 취임 이후 꾸준히 변화를 강조해 왔다. 이전에 마사회가 심어준 이미지를 탈피하고 조직을 바꾼다는 의지를 피력하고 있다.

그러나 마사회의 키를 잡은 김낙순 회장 역시 '낙하산'이라는 약점을 지닌다. 17대 국회의원 출신인 김낙순 회장은 사실상 말산업과는 무관한 인물이다.

심지어 2005년 열린우리당에 몸담고 있을 당시 서울 양천구 일대 한 횟집에서 음주 폭행을 한 혐의로 국회윤리위에 제소된 바 있다. 또 김낙순 회장은 의원 시절 자신의 부하 여직원을 한 건설사 직원으로 허위 등재해 2400만원의 금품을 수수하고 양천구의원들을 양천포럼 회원으로 가입시켜 회비 4600만원을 챙긴 혐의로 검찰에 기소되기도 했다.

이에 따라 김낙순 현 회장 체제의 마사회가 과연 혁신을 이뤄낼지 우려하는 시각이 적지 않다. 이에 대해 마사회 관계자는 “모든 원인을 마사회의 구조적 병폐로만 몰아가는 것은 온당치 않으며 국민들에게 한국마사회가 하는 일을 떳떳하게 말할 수 있도록 혁신이 필요하다”며 “변화를 위해 혼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올해 창립 96주년을 맞는 마사회는 이제 곧 100년을 앞두고 변화와 혁신이 필요하다”면서 “따라서 '청렴'을 강조한 문재인 정부의 김낙순 마사회장은 ‘낙하산’이라는 불명예의 고리 끊고 , 이전과 달라진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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