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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지'에 몰린 자영업자, 급전 구하려 대거 불법사채시장으로 몰려
'사지'에 몰린 자영업자, 급전 구하려 대거 불법사채시장으로 몰려
  • 임성수 기자
  • 승인 2018.09.14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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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물가인상,소비침체등으로 자영업자 '벼랑끝'…올해 폐업자 100만명 넘어 '사상최고' 전망
부동산대책 등으로 제도금융권서 대출 어렵자 수백%의 초고금리 불법 사채시장 찾아 '급전' 마련
▲벼랑 끝에 몰린 자영업자들이 제도금융권 돈줄이 막히자 불법사채시장에서 급전을 조달하고 있다.
▲벼랑 끝에 몰린 자영업자들이 제도금융권 돈줄이 막히자 불법사채시장에서 급전을 조달하고 있다.

[금융소비자뉴스 임성수 기자] 자영업자의 몰락이 가속화되고 있는 가운데 벼랑 끝에 몰린 자영업자들은 은행권은 물론 제2금융권에서 갈수록 돈줄을 조이자 급기야 불법사채시장으로 발길을 돌려 금리수준을 묻지 않고 급전을 구하기 위해 백방으로 뛰는 사태가 빚어지고 있다.

PC방을 비롯한 수많은 자영업자들은 적자가 나지 않은 달이 거의 없을 정도이나 생업이라서 문을 닫지 못하고 빚을 내 연명하고 있는 상태인데 제도권에 돈 빌리기가 어렵게 되자 불법사채시장에 손을 내밀어 생존을 위한 최후의 몸부림을 치고 있는 상황이다.

PC방, 편의점, 음식업 등 많은 자영업자들은 최저임금인상, 가맹본의 갑질, 소비침체, 과당경쟁 등으로 인건비라도 건지면 다행이라는 업소들이 수 두록 하다. PC방의 경우 태반이 적자경영으로 빚을 내 꾸려가는 바람에 빚은 갈수록 늘고 있는 실정이다.

14일 소상공인 단체 등에 따르면 자영업자들은 최저임금 인상 등으로 경영난을 극복하지 못해 급속히 몰락하고 있는 실정이다. 인천에서 PC방을 운영하다 최근에 문을 닫은 P모 사장은 “PC방 업소들의 태반은 적자수렁에 빠져있습니다. 그동안 빚은 내 버텨온 많은 업소들이 최저임금인상과 제도권금융에서 돈줄이 막히면서 사업을 정리하는 업소들이 속출하고 있습니다. 사업전망도 어두우니 문을 닫으면서 어떠한 미련도 두지 않는 실정입니다.”라고 전했다.

광명시에어 음식점을 하고 있는 K씨는 “ 최저임금인상으로 인건비 부담이 힘겨운데다 최근 채소류를 비롯한 농수산물가격이 너무 올라 식재료비 부담이 장난이 아닙니다. 앞으로 어떻게 식당을 꾸려가야 할는지 대책이 안 섭니다.”라고 하소연했다.

일산에서 치킨점을 하는 C모 사장은 자영업자들을 사장이라고 부르지만 실제는 극빈자라고 털어놓는다. 그는 “주말도 없이 밤낮으로 일하고 있는데 벌이는 봉급생활자보다 훨씬 못해요 . 사정을 모르는 외부사람들은 벌이가 괜찮겠거니 하지만 그들 눈에 보이지 않는 임대료, 카드수수료, 인건비, 원재료값 상승 등을 감안하면 소득이 너무나 적은 최하위 계층입니다.”라고 허탈한 표정을 지었다.

자영업자의 몰락위기는 통계로도 실증된다. 영업을 중단하고 폐업하는 자영업자는 2015년부터 계속 늘고 있다. 국세청에 따르면 2015년에는 자영업자 79만50명이 폐업한 데 이어 지난해에는 폐업자수가 90만8076명까지 증가했다. 올해 폐업하는 자영업자는 100만명을 넘어 사상 최대를 기록할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한국외식산업연구원이 12일  발표한 외식산업 통계에 따르면 지난 7월 음식점을 운영하는 소상공인과 전통시장내 음식점업을 하는 자영업자들의 시장경기동향은 각각 52.1, 34.4로 집계됐다. 지난 5월 72.0, 60.8에서 6월 57.8, 50.9로 하락한 이후 7월에는 30 수준까지 급락했다. 이 지표는 100 초과이면 시장경기가 호전이지만 100 미만이면 악화를 나타내는데 전통시장 동향지수가 30선이라는 것은 시장경기가 바닥이라는 것을 말해준다. 대 수준인 것은 통계가 공개된 2014년 이후 처음이다.
  
앞으로의 경기도 나아지지 않을 전망이다. 중소기업 전 산업의 경기전망지수는 80.9으로 집계됐다. 지난 4월 86.6에서 5월 86.3, 6월 85.3으로 계속 하락세다. 숙박 및 음식점업은 75.0다. 100미만이면 경기가 나빠질 것으로 전망하는 것으로 향후 더 악화될 것으로 예상한다는 얘기다.

자영업자들은 장사가 너무 안 되면서 돈이 마르자 금융권 대출창구를 찾아 대출을 부탁하지만 거부를 당하고 사채시장으로 발길을 돌린다. 최근 정부가 가계부채관리강화와 서울을 중심으로 한 부동산 투기광풍을 잡기위해 은행 등 금융권의 대출규제를 강화하면서 자영업자들이 은행 등에서 돈 구하기는 그야말로 하늘의 별 따기만큼이나 어렵다. 결국 이들은 연이자 수백에서 수천퍼센트(%)에 달하는 살인적 고금리를 감수하고 불법 사채시장을 찾고 있다.

한국대부금융협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불법 사채 피해 상담신청 건수는 1813건으로 지난해 전체 건수(1679건)를 이미 넘어섰다. 피해자들의 평균 대출금리는 연 800%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특히 피해자들이 대부분이 자영업자들이라는 사채시장관계자들의 전언이고 보면 자영업자들이 생존을 위해 얼마나 몸부림치고 있는 지를 엿볼 수 있다.

주희탁 한국대부금융협회 소비자보호센터장은 "피해자들의 상당수가 자영업자거나 자영업을 폐업하고 무직 상태로 있는 사람들"이라며 "경기불황으로 자영업자들이 힘든 상황에서 임대료, 최저임금 등이 오르면서 불법 사채에까지 손을 뻗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상담을 하다 보면 최근 일수나 급전을 이용한 자영업자들은 대부분 직원 인건비 때문"이라며 "최저임금이 오르면서 직원들 인건비도 주지 못하는 업자들이 어쩔 수 없이 불법 사채를 이용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자영업자들이 살인적인 고금리에도 불법사채시장을 찾는 것은 법정 최고금리가 연 24%로 불법사채에 비해서는 크게 싼 합법적인 대부업체들이 돈을 빌려줄 수 없다고 거절하기 때문이다. 한국대부금융협회에 따르면 대부업체 대출 승인율은 2014년 24.5%에서 올 상반기 13.4%로 떨어졌다. 대부업체를 찾는 100명중 13명만 대출을 받았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회생 가능한 자영업자들을 위주로 채무탕감 등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조성목 서민금융연구원장은 "정부에서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에게 7조원을 지급하는데 이 돈이 적재적소에 공급돼야 할 것"이라며 "우선 장사가 잘되는데도 불구하고 빚 때문에 문을 닫아야 하는 자영업자들을 위주로 기존의 채무를 조정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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