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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종합검사 첫 타깃은 현대라이프...배경에 정태영 부회장?
금감원 종합검사 첫 타깃은 현대라이프...배경에 정태영 부회장?
  • 최영희 기자
  • 승인 2018.09.04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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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전성 악화-경영 미흡, 보험설계사-노조관계 뒤엉켜 시장서 '악평'...보험사 재무건전성도 '턱걸이'
                                    정태영 현대카드-캐피탈 부회장

[금융소비자뉴스 최영희-홍윤정 기자] 금융감독원이 이례적으로 올 하반기 보험회사 종합검사 첫 타깃으로 현대라이프생명를 선택했다. 종합검사는 금융권에서 ‘저승사자의 칼’로 불리는 위력적인 조사수단이다. 따라서 금감원이 윤석헌 금감원장의 ‘소비자 보호’ 기조 아래 현대라이프생명이 첫 번째 검사 대상으로 선정된 것은 사실상 경영자인 정태영 부회장을 겨냥한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현대라이프는 건전성 악화와 경영 미흡, 보험설계사, 노조와의 관계가 뒤엉켜 시장에서 악평을 받고 있다. 현대라이프의 보험사의 재무건전성을 나타내는 지급여력비율(RBC)에서 157% 수준으로 당국 권고 수준인 150%를 간신히 넘는다. 현대라이프는 경영 정상화를 노리고 영업점을 대량 폐쇄하는 과정에서 보험설계사를 무더기로 해촉해 큰 파문을 낳았다. 이 여파로 올해 하반기 금융감독원의 종합검사 대상에 생명보험사로는 유일하게 이름을 올렸다.

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생명 발 즉시연금 미지급금 사태와 관련해, 금감원의 일괄지급 권고를 거절한 삼성생명이나 한화생명이 첫 타겟이 되지 않겠냐는 추측이 일반적이었다. 그러나 자칫 ‘보복성 검사’로 비칠 것을 우려한 금감원이 한 발 물러서 우선 IFRS17 대비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형 생명보험사 쪽으로 검사 방향을 선회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라이프 대주주, 현대차그룹서 대만 푸본생명으로 넘어가...이달 중 ‘푸본현대생명’으로 사명 변경

이번에 첫 대상으로 선정된 현대라이프는 최근 대주주 자리가 현대차그룹에서 대만 푸본생명으로 넘어가면서, 이르면 이달 중 ‘푸본현대생명’으로의 사명 변경을 앞두고 있다. 보험업계에서는 이 대목이 현대라이프의 종합검사 대상 선정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평가한다.

비슷한 시기에 사명변경을 단행한 오렌지라이프(구 ING생명)의 경우 업계 최고 수준의 안정성을 지녔다는 평가를 받아온 것은 물론, 대주주 변경이 아닌 상표권 만료로 사명변경을 단행했다는 점에서 현대라이프생명과는 차이를 보인다.

현대라이프의 경우 대주주 자리는 푸본생명으로 넘어갔지만, 경영의 연속성과 전문성을 고려해 현 이재원 대표는 사명 변경 이후에도 계속해서 CEO 자리를 유지한다. 이 대표의 선임은 오는 30일 주주총회에서 결정된다. 아울러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의 이사회 의장 자리도 그대로 유지되면서, 경영권은 당분간 변화가 없을 전망이다.

당초 9월 초로 예정돼 있던 푸본현대생명으로의 사명변경은 금융위 정례회의 연기로 인해 미뤄지며 이달 13일 열리는 주주총회를 통해 이뤄진다. 아울러 이 날은 유상증자 대금 납입일 역시 함께 확정된다.

다만 현대라이프 측은 2분기 연속으로 흑자를 기록하며 영업상 일단 청신호가 켜진 상태다. 진행 중인 유상증자가 마무리되면 200% 이상의 지급여력비율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전국사무금융노조연맹이 작년 11월 1일 정부세종청사 공정거래위원회 앞에서 현대라이프생명의 보험설계사에 대한 불공정, 갑질행위에 대한 공정위의 조사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현대라이프 문제는 6년간 기록했던 만성적자로 인한 구조조정 과정서 불거졌던 보험설계사들과의 분쟁

문제는 지난 6년간 기록했던 만성적인 적자로 인한 구조조정 과정에서 불거졌던 보험설계사들과의 분쟁이다. 해촉된 현대라이프 설계사들은 “회사로부터 희대의 갑질을 당했다”고 주장하며, 지난해 12월 3일부터 서울 여의도 현대라이프 본사 앞에서 천막농성을 벌이고 있다. 이들은 잔여수당 지급, 수수료 삭감정책 철회, 해촉자 원상회복 등을 요구하고 있지만, 1년이 다 되어가는 동안 뚜렷한 합의점은 나오지 않은 상태다.

금융감독원은 해당 분쟁에 대해 보험업법(제85조의3)에서 금지하고 있는 보험설계사에 대한 위촉계약서 미교부, 위촉계약서상 계약사항의 미이행 등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회신을 보내며 현대라이프의 손을 들어줬던 바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이번 검사 대상이 된 회사들에 특별한 문제가 있어서 선정한 것은 아니다”라며 지나친 추측을 자제해줄 것을 당부하는 한편, “이번을 시작으로 업계 전체에서 소비자 보호가 원활히 이뤄질 수 있도록 감독에 신중을 기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 금융당국 관계자는 "현대라이프는 지급여력(RBC) 비율이 낮고 올해 다른 보험사들과는 달리 부문검사도 진행하지 않았다"며 "최근 대주주 변경으로 지배구조에도 변화가 생긴 만큼 금감원이 현대라이프를 종합검사 대상으로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정태영 부회장은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의 둘째 사위다. 정명이 현대커머셜 고문의 남편으로 1980년대 후반 현대모비스(옛 현대정공) 이사로 경영에 처음 발을 들여 놓은 후 2003년부터 현대카드와 현대캐피탈, 2007년부터는 현대커머셜을 맡아 왔다.

"올 1.4분기 현대라이프 ‘반짝흑자’, 보험설계사 대폭 줄이며 피 빨아 생긴 잔여 수수료가 이익 남긴 덕분”

하지만 정 부회장의 화려한 이력 뒤에는 빛에 가려진 그림자가 있다. 바로 그가 사실상 경영을 책임진 현대라이프생명이 최근 '반짝흑자'를 기록했으나 오랜 영업실적 악화와 가혹한 구조조정에 따른 근로자들의 ‘원성’이 끊이지 않고 있다.

현대라이프 영업이익은 지난해 마이너스(-) 220억원이였다. 당기순이익도 마이너스(-) 194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부채비율은 3167.12%였다. 삼성생명(834.89%), 한화생명(1203.41%)과 비교해 3배 가량 더 높다.

한 보험전문가는 “지난해 실적악화와 구조조정으로 험난한 한해를 보냈던 현대라이프가 올들어 1분기 흑자 전환에 성공한 것은 텔레마케팅(TM) 중심으로 채널 전략을 개편하고 보장성보험과 퇴직연금 상품 판매에 집중하며 포트폴리오 변화를 꾀한 덕분이다”고 풀이했다. 이어 “결과적으로 올들어 1.4분기 현대라이프의 ‘반짝흑자’는 보험설계사를 대폭 줄이면서 그들의 피를 빨아서 생긴 잔여 수수료가 이익의 폭을 넓혔기 때문일 뿐이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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