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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자장사 '떼돈' 은행들, 임직원에 1%대 초저금리 '특혜대출'
이자장사 '떼돈' 은행들, 임직원에 1%대 초저금리 '특혜대출'
  • 최영희 기자
  • 승인 2018.08.22 1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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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들은 이자에 허덕이는데 '공짜'나 다름없는 일방적 혜택..박용진 의원 "금감원 전수조사중"

[금융소비자뉴스 최영희 기자] '이자장사’로 올 상반기 유례없는 대폭흑자를 기록한 시중은행들이 가운데 임직원에게 금리 1%대 대출을 해준 것과 관련, 여론의 비판이 거세다.

시중은행이 2.35%포인트(올해 2분기 평균)에 이르는 예대마진을 바탕으로 고객에게 과도한 이자수익을 취한 반면 제 식구에게는 형평성에 어긋난 특혜대출을 일삼았다는 지적이다. 서민들은 비싼 이자에 허덕이면서 하루하루를 살아가는데 은행 임직원이라는 이유 만으로 사실상 '공짜'나 다름 없는 초저금리 혜택을 일방적으로 받고 있다는 것이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내 18개 시중은행들은 상반기에만 전년보다 9.5% 증가한 20조원에 이르는 이자수익을 벌어들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같은 상황에서 금융소비자들은 은행권에 대해 낮은 윤리의식을 비난하고 있다. 시중은행이 은행업감독규정까지 위반하면서 임직원에게만 초저금리 대출을 일삼은 탓이다. 은행연합회가 발표한 7월 중 시중은행의 일반신용대출 평균금리가 3.84%~6.77%인 것과 비교할 때 1%대 대출이 일반 고객에게는 완전 불가능한 금리인 만큼 특혜로 규정했다.

은행들, 1인당 2,000만원까지만 융자 가능...규정 어기고 1억 넘게 빌려주며 직원들 챙겨

이런 저금리 대출은 은행법 규정에서 허용하고 있기는 하다. 복지 차원에서 1인당 2,000만 원까지만 가능하고 더 많이 빌리려면 일반 고객과 동일한 조건으로 적용해야 한다. 하지만 은행들은 규정을 어기고 1억 원 넘게 빌려주며 자기 직원들을 챙기고 있다.

1%대 대출 외에 임직원 복지에도 은행은 소홀하지 않은 편이다. 한 시중은행은 해마다 옷값 70만 원, 신발 값 30만 원씩을 주고 있고, 헬스장·골프장 이용료도 주고 유치원부터 대학까지 자녀 교육비 전액, 가족 병원비를 1천4백만 원까지 내주는 은행도 있다.

이렇게 자기 식구를 위해 쓰는 돈은 이른바 '땅 짚고 헤엄치기'라는 이자장사로 벌어들인 것이다. 자금이 필요한 기업에는 위험성을 이유로 돈을 잘 빌려주지 않고, 주로 돈 떼일 염려가 없는 주택담보대출이나 가계대출로 수익을 올리고 있는 것이다.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시중은행 연도별 임직원 대출’ 자료를 제출받아 분석한 결과 KB국민은행, 신한은행, 우리은행, KEB하나은행, SC제일은행, 한국씨티은행 등 6개 은행의 임직원 대출은 3월말 기준 2조4,996억6,900만원에 이른다. 총 대출건수는 7만2,993건이나 된다.

이 가운데는 1%대 금리를 적용받은 대출도 있었다. 박 의원은 금리 1% 대출 잔액이 3월말 기준 205억6,800만원에 이른다고 설명했다. 금리 1%대 대출현황을 보면 KB국민은행 73억7,700만원(66건)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KEB하나은행 41억6,200만원(63건), 신한은행 33억8,700만원(35건), 우리은행 28억8,800만원(30건), 한국씨티은행 25억8,300만원(20건) △SC제일은행 1억7,000만원(1건) 순을 보였다.

은행 자동화하며 직원 수 1년 새 2000명이나 줄여..'일자리 창출' 기여 않는다는 비판 많아

현행 은행업감독규정에 따르면 임직원 대출은 소액으로 제한을 두고 있다. 일반자금대출 2,000만원, 주택자금대출 5,000만원, 사고금정리대출 6,000만원 이내로 제한된다. 이를 넘어설 경우 소비자들과 동일한 금리를 적용받아야 한다. 낮은 대출금리 적용 문제와 함께 동 규정 제43조가 정한 '은행 임직원에 대한 대출금 산정기준'을 벗어난 대출규모 여부도 금융당국의 조사대상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금리 1%대 대출현황을 살펴보면 현행 규정이 지켜졌는지에 대한 강한 의구심이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낮은 대출금리 적용 문제와 함께 동 규정 제43조가 정한 '은행 임직원에 대한 대출금 산정기준'을 벗어난 대출규모 여부도 금융당국의 조사대상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시중은행들은 지난해부터 금리가 가파르게 오르면서 거액의 이자 수익을 챙기고 있다. 대출 금리 인상으로 팍팍해지는 서민들의 살림살이를 나몰라라 한 채 임직원 챙겨주기에 급급한 것 아니냐는 곱지 않는 시선이 제기되고 있다.

박 의원은 "1%대 대출은 서민들은 사실상 불가능한 혜택"이라면서 "특혜대출은 은행업감독규정 위반에 해당하며, 금감원은 시중은행에 전수조사를 실시 중"이라고 말했다.

한편 6대 시중은행은 올해 상반기 직원들에게 평균 4,750만원에 달하는 급여를 챙겨줬다. 이같은 임금 지급 추세가 하반기에도 이어진다면 한해 평균 연봉은 1억원에 육박할 전망이다. 금융소비자연맹 당국자는 "은행들은 또 손님이 뜸해 수익성이 낮은 점포를 철수하고 자동화하면서 직원 수를 1년 새 2000명이나 줄여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하지 않는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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