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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새노조 오주헌 위원장 "황창규 회장 퇴진 용단 내려야 할 때" 재촉구
KT 새노조 오주헌 위원장 "황창규 회장 퇴진 용단 내려야 할 때" 재촉구
  • 이동준 기자
  • 승인 2018.08.20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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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 회장 때문에 KT 직원들 동기도 동력도 잃어...'CEO리스크'로 미래 위한 움직임 없어"
▲KT 오주헌 노조 위원장은 "황창규 회장이 KT에 애정이 있다면 이젠 단을 내릴 때"라고 말했다.
▲KT 오주헌 새 노조 위원장은 "황창규 회장이 KT에 애정이 있다면 이젠  (사퇴) 결단을 내릴 때"라고 말했다.

[금융소비자뉴스 이동준 기자] "황창규 회장의 명예는 KT에서 많이 실추됐습니다. 경영면에서 별다른 성과를 보여주지 못하고 오히려 박근혜·최순실의 꼭두각시 노릇을 해 망신만 당했습니다. 이름값 만큼 (뭔가를) 보여주지 못했습니다. 한편으론 (황 회장이) 물러날 수 없는 (곤혹스런) 처지에 빠진 건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KT 새노조 오주헌 위원장은 20일  "KT 내부에도 관료문화의 잔재 등 적폐가 있다. 이런 것을 청산하고 조직에 활력을 불어넣는 사람이 필요하다"면서 정치권, 권력의 눈치를 보지 않는 사람이 (KT회장으로 새로) 와야 한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오 위원장은 "지금 황창규 회장 때문에 KT는 직원들이 동기를 잃고 동력도 잃었다. 최고경영자가 비전을 제시해야 다시 뛸 수 있다. 외압을 막고, 내부에 활력을 불어넣는 사람이 와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통있는 국민기업인 KT가 현재 황 회장의 'CEO리스크'로 멍들어가고 있다는 진단이다.

본지는 오 위원장을 통해 황창규 회장 퇴진과 관련된 KT 내부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그가 전주에 근무하고 있어 전화로 인터뷰를 했다. 앞서 KT 새노조는 지난 2월 쪼개기 후원금 사건과 관련 황창규 회장을 고발한데 이어 지난 7월에는 시민단체와 함께 황 회장의 구속을 촉구하는 시위를 벌인 바 있다. 그러나 황 회장은 이런 요구에 '오불관언'으로 무대응하며 자리를 지키고 있다.

"황창규 회장, 데려온 측근들 '퇴진 찬반론'...그만둘 때 놓치고, 실기(失機)했다"

오 위원장은 KT내부에 있는 황 회장 측근들이 퇴진문제를 놓고 찬반이 엇갈리다고 관측했다. 그는 "황 회장은 KT로 올 때 많은 사람을 데리고 왔다. 측근들 사이에서 ‘물러나자’ ‘아니다. 버티자’로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황 회장이 중심을 잡지 못하고 결단을 내리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어 "이는 다시 말하면 (황 회장이) 측근들에 둘러싸여 그만둘 때를 놓친 것이다. 실기(失機)했다고 할 수 있다. 아마 자리보전에 대한 개인적 욕심은 아닐 것"이라고 귀띔했다.

그는 "황 회장이 진정 KT에 대한 애정이 있고 조직을 생각한다면 용단을 내려야 한다. 지금 회사는 붕 떠 있다. 황 회장이 연임되고 나서 본사에서 새로운 일을 기획하는게 없다. 그저 일상적인 일만 한다. 그냥 돌아가는 것이지 뭔가 앞날, 미래를 위한 움직임은 없다. 오너가 흔들리니까 조직이 움직이지 않는다"고 KT내부의 기류를 전했다.

KT 황창규 회장은 지난해 3월 연임에 성공했다. 미르·K스포츠재단에 대한 출자 등 이른바 ‘최순실 게이트’의 역풍을 딛고 얻어낸 결과였다. 연임에 성공했지만 그의 행보는 순탄치 않다. 지난 6월 ‘상품권깡’을 통한 국회의원 후원금 쪼개기 사건으로 경찰에 출두해 조사를 받은데 이어 시민단체와 노조로부터 잇달아 퇴진요구를 받고 있다.

다음은 오 위원장과의 문답 내용이다.

▲황창규 회장이 KT로 올 때 내부 반응은 어땠나?
-황창규 회장이 지난 2014년 초 KT에 왔을 때 기대와 우려가 교차했다. ‘황의 법칙’이란 말이 있듯이 황창규 회장은 삼성전자에서 반도체 개발에 앞장서온 전자전문가다. 통신 쪽은 전자와 무관한 분야가 아니다. 한편으론 무노조 경영과 실적을 중시하는 삼성의 기업문화가 공공성을 배제할 수 없는 통신분야와 어떻게 접목될 것인지 걱정도 했다.

▲황창규 회장을 총체적으로 평가하면?
-황창규 회장은 취임 첫 해인 2014년 대규모 구조조정을 실시했다. 그 해 8300여명이 회사를 떠났다. 당시 직원 평균연봉이 7천여만 원으로 기억한다. 또 전임 이석채 회장은 투자를 잘못해 2500여억 원의 손실을 끼쳤다. 이런 것이 반영돼 2014년은 적자 폭이 컸다. 그러나 2015년에는 이익을 실현한다. 영업성과도 있었지만 구조조정에 따른 인건비 절감과 전임 회장의 손실을 취임 첫해에 털고 간 탓이다.

▲황창규 회장은 통신부문에 어떤 성과가 있었나?
-전임 이석채 회장은 아이톤을 도입해 활력을 불러넣었다. 무선시장에서도 공세적으로 사업을 펼쳐 한때 점유율이 올라가기도 했다. 그러나 황창규 회장은 그런 기억이 별로 없다. 오히려 LG유플러스가 치고 올라가고 KT는 떨어졌다. 이런 것을 떠나 황창규 회장은 전체적으로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수익성 개선에 치우쳐 비용절감에 매달린 느낌이다. 경영자로서 수익성을 도외시할 순 없지만 통신 사업자로서 뭔가 큰 그림이 없었다. 비전과 전망을 보여줘야 했는데 그런 것이 없었다.

▲황창규 회장을 왜 물러나라고 하나?
-KT회장으로 올 때부터 박근혜 대통령의 유력인사 줄을 타고 왔다는 말이 돌았다. 그러나 그 후의 행보를 보면 이런 소문이 전혀 근거가 없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박근혜·최순실’게이트에서 보듯이 미르, K스포츠재단에 각각 11억, 7억 등 18억 원을 출연했다. KT 정관에 따르면 10억 이상 출연할 경우에는 이사회의 의결을 거쳐야 하는데 이를 어기고 편법으로 사후 의결을 했다. 또 최순실의 사람인 차은택 씨의 측근을 KT 전무로 받아들이고, 차씨가 운영하는 광고회사 플레이그라운드에 65억 원의 광고를 집행했다. 권력에 약한 모습을 보인 것이다. 또 ‘상품권깡’을 통해 국회의원들에게 쪼개기 후원금을 했다. 회사 돈을 쓴 것이어서 횡령, 배임혐의로 고발했다.

"황 회장 명예 KT서 많이 실추...박근혜·최순실 꼭두각시 노릇으로 망신만 당해"

▲KT가 권력, 외압에 약한 것은 예전에도 그러지 않았나?
-맞다. 과거에도 그랬다. 그러나 언제까지 이런 구태가 되풀이 되어야 하나. 이제는 그런 고리를 끊어야 하고, 그럴 때가 됐다. 
 
▲그럼 어떤 사람이 KT 회장으로 와야 하나?
-정치권, 권력의 눈치를 받지 않는 사람이 와야 한다. KT 내부에도 관료문화의 잔재 등 적폐가 있다. 이런 것을 청산하고 조직에 활력을 불어넣는 사람이 필요하다. 지금 황창규 회장 때문에 KT는 직원들이 동기를 잃고 동력도 잃었다. 최고경영자가 비전을 제시해야 다시 뛸 수 있다. 외압을 막고, 내부에 활력을 불어넣는 사람이 와야 한다.

▲황창규 회장이 왜 물러나지 않는다고 보나?
-나도 의아하다. 황창규 회장의 명예는 KT에서 많이 실추됐다. 경영면에서 별다른 성과를 보여주지 못하고 오히려 박근혜·최순실의 꼭두각시 노릇을 해 망신만 당했다. 이름값만큼 보여주지 못했다. 한편으론 물러날 수 없는 처지에 빠진 건 아닌지 모르겠다.

▲그건 무슨 말인가?
-황 회장은 KT로 올 때 많은 사람을 데리고 왔다. 측근들 사이에서 ‘물러나자’ ‘아니다. 버티자’로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황 회장이 중심을 잡지 못하고 결단을 내리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다시 말하면 측근들에 둘러싸여 그만둘 때를 놓친 것이다. 실기(失機)했다고 할 수 있다. 아마 자리보전에 대한 개인적 욕심은 아닐 것이다.

▲그렇다면 황 회장이 어떻게 해야 한다고 보나?
-황 회장이 진정 KT에 대한 애정이 있고 조직을 생각한다면 용단을 내려야 한다. 지금 회사는 붕 떠 있다. 황 회장이 연임되고 나서 본사에서 새로운 일을 기획하는게 없다. 그저 일상적인 일만 한다. 그냥 돌아가는 것이지 뭔가 앞날, 미래를 위한 움직임은 없다. 오너가 흔들리니까 조직이 움직이지 않는다.

"황 회장, 내-외부 활동 없어...사람들 안 만나고 그냥 자리만 차지하고 있는 꼴"     

▲황창규 회장은 문재인 대통령이 해외순방을 할 때 한 번도 동행하지 못했다고 들었다.
-그렇게 알고 있다. KT 회장으로선 전례가 없던 일이다. 아마 황창규 회장도 바늘방석일 것이다. 통신사업은 규제가 강해 정부의 입김을 많이 받는 분야다. 해외순방에 대통령의 부름을 받지 못했다는 것은 뭔가 시그널을 주는 게 아니겠는가. 황 회장도 그걸 모르지 않을 것이다.

▲최근 산재사고가 자주 일어나고 있다.
-그렇다. 지난달에는 KT 직원이 추락사하고, 협력업체 직원이 감전사하기도 했다. 그런데 본사는 안전모를 쓰고 사진 찍어 팀장에게 보고하라고 지시를 내렸다. 이런 보여주기식 대책이 아니라 좀 더 근본적인 대책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크레인 차를 도입한다든가 2인 1조 작업을 한다든가 등.

▲요즘 회사 분위기는 어떻다고 보나.
-정체돼 있다고 본다. 아니 쪼그라들고 있다. 남들은 달려가는데 KT는 그냥 서 있는 것처럼 보인다. 그렇게 되면 조직은 점점 뒤처지고 만다. 황 회장도 마음이 편하지만은 않을 것이다. 그래서 그런지 언론에 대외활동을 하는 모습이 별로 보이지 않는다. 정상적으로 경영이 이루어지고 있다면 없는 것도 만들어 내야 하는 데 그런 활력이 없다. 외부는 물론 내부 활동도 없다. 회의에 참석하고 장관 등 정부관계자도 만나야 하는데 그냥 자리만 차지하고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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