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생명 '더위' 먹었나? 최악의 실적 속 금감원에 '항명'까지
한화생명 '더위' 먹었나? 최악의 실적 속 금감원에 '항명'까지
  • 강민우 기자
  • 승인 2018.08.10 1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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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2분기 영업이익 2294억원으로 무려 43.2% 감소...사태 악화시 차남규 부회장 문책론도
   차남규 한화생명 대표이사 부회장

[금융소비자뉴스 강민우 기자] 유례드문 폭염이 한창 기승을 부리는 가운데 한화생명(대표이사 차남규 부회장 )이 '이상'하다. 경영실적이 극도로 부진한 가운데 금융감독원 정책에도 ‘반기’를 드는 등 평소 같으면 하지 않을 행보를 보이는 탓이다. 금융권에서는 이대로 가면 한화생명에서 실적부진을 이유로 연내에 최고경영자(CEO) 문책론이 나올 수도 있다는 관측마저 나온다.

10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한화생명은 올해 2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229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3.2% 감소했다고 이날 공시했다.매출은 6조5888억원으로 6.44% 늘었지만, 당기순이익은 1701억원으로 41.09% 감소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같은 생명보험계의 삼성생명의 2·4분기 영업이익이 삼성전자 보유 지분 일부 매각에 따라 큰 폭으로 오른 것과 대조적이다. 반면 한화생명은 저축성보험 판매 축소에 따른 수입보험료 감소 등 영향으로 40% 이상 급감했다.

삼성생명은 연결재무제표 기준 올해 2·4분기 영업이익이 1조 4,395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분기보다 무려 165%나 증가했다. 매출액은 9조2,321억원으로 30.0% 늘었고, 당기순이익은 1조739억원으로 164.5% 증가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이처럼 당기순이익이 큰 폭으로 상승한 것은 삼성전자 보유 지분 중 일부 매각에 따른 이익(7,515억원)이 반영된 요인이 크다.

한화생명 상반기 매출도 12조2,063억으로 전년동기보다 5.9% 감소

반면 한화생명은 2·4분기 영업이익이 2,293억5,800만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43.2% 감소했다. 2·4분기 매출액은 6조5,888억 원으로 6.44% 늘었지만, 상반기 누적으로 보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조2,063억2,500만원으로 5.9% 감소했다. 2·4분기 당기순이익은 같은 기간 41.09% 감소한 1,701억3,000만원으로 집계됐다.

실적 부진의 원인은 2021년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을 앞두고 보험사들이 저축성보험 판매 비중을 줄이면서 수입보험료가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또 최근 증시 조정으로 변액보험 보증준비금 환입 감소도 영향을 미쳤다.

하지만 정작 문제는 한화생명의 즉시연금을 둘러싼 논란이다. 한화생명이 전날 금융감독원 분쟁조정위원회의 '즉시연금 미지급금' 지급 권고에 따르지 않겠다는 의견서를 내놓은 탓이다.

한화생명은 당초 마감일보다 하루 빠른 9일 금감원 분조위에 의견서를 제출하고 "다수의 외부 법률자문 결과 약관에 대한 법리적이고 추가적인 해석이 더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전했다.

한화생명은 이번 불수용이 지난 6월 12일에 분쟁조정 결과가 나온 민원 1건에 국한된 것이라고 특정했다. 앞서 분조위는 6월 한화생명을 상대로 한 즉시연금 미지급금 지급 민원을 받아들여 지급 권고 결정을 내린 바 있다.

한화생명은 이후 분쟁에 대해서는 법적인 판단을 거친 뒤 모든 고객에게 공정한 결론을 내리겠다고 부연했다. 금감원 추산에 따르면 한화생명은 삼성생명에 두 번째로 미지급금 규모가 크다. 대상자는 2만5천명에 금액은 850억원으로 추산된다.

한화생명의 금감원 향한 ‘강공’ 드라이브...무리수 땐 'CEO 교체' 거론

보험사는 물론 전 금융권을 통틀어 분조위의 결정 자체를 거부한 전례가 극히 드문 만큼 금감원도 당혹감을 드러냈다. 금감원 분조위 관계자는 "보험업계에서 분조위의 결정 자체를 불수용한 건 처음이 맞다"며 "본래 조정의 절차는 쌍방이 수락을 해야 효력이 발생하는 만큼, 한화생명이 거부의사를 밝혀 당초 분조위 결정을 강제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보험업계에서는 한화생명의 불수용 결정이 ‘너무 나갔다’는 점에서 우려를 표시한다. 업계 랭킹 1위인 삼성생명보다 한 단계 더 나아갔다는 점에서 칼자루를 쥔 금감원과 ‘불편한 관계’를 내다보기도 한다.

금융권에서는 경영실적이 부진한 한화생명이 강박감에 휩싸여 금감원과의 정면대결을 자초한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만일 한화생명이 금감원과의 ‘한판승부’를 불사하겠다는 각오라면 ‘불똥’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한화그룹에는 생명 말고도 손보,투자증권 등 다른 금융계열사가 많기 때문이다.

한화생명의 금감원을 향한 ‘강공’ 드라이브가 그룹수뇌부와의 협의를 거친 것인지 아니면 차남규 대표이사 부회장의 독자적인 결정인지는 즉각 알려지지 않는다. 다만 어느 경우든 이러한 일련의 행동이 무리수를 자초하거나 한화그룹 전체 경영에 영향을 줄 경우 CEO 교체 같은 모종의 ‘중대한 결단’이 나올 수도 있다는 일각의 관측이 나돈다.

한편 윤석헌 금감원장의 16일 취임 100일 기념간담회에도 관심을 모은다. 첫 성과공개를 앞둔 상황에서 삼성생명과 한화생명이 연이어 반기를 들자 윤 원장도 입장을 내지 않겠느냐는 추론이 무성하다. 보험사 최고경영자(CEO) 조찬간담회도 24일 치러진다. 윤 원장은 10일 "조만간 정리해 발언할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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