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산분리완화', 삼성등 재벌에 투자 구걸하고 주는 '특혜' 아닌지?
'은·산분리완화', 삼성등 재벌에 투자 구걸하고 주는 '특혜' 아닌지?
  • 이동준 기자
  • 승인 2018.08.10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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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세지는 은산분리규제완화 반대여론…경실련, 은산분리완화정책 즉각 철회 촉구
은·산분리완화는 해악은 높고 사회적 이익은 많지 않아 재벌개혁부터 우선 추진을
▲경실련 등 시민단체인사들이 9일 청와대 앞 분수대에서 은산분리규제완화를 즉각 철회할 것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사진=경실련 홈페이지)
▲경실련 등 시민단체 인사들이 9일 청와대 앞 분수대에서 은산분리규제완화를 즉각 철회할 것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사진=경실련 홈페이지)

[금융소비자뉴스 이동준 기자] “혁신성장을 하자면 재벌개혁을 해야지 은·산분리가 아니다. 은산분리는 해악은 높지만 사회적 이익은 많지 않은 은산분리 원칙은 훼손돼서는 안된다.” 정부와 여당이 최근 은·산분리규제를 완화방침을 확정하자 시민단체 등에서는 이같은 반대의견이 더욱 거세지고 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9일 청와대 앞 분수광장에서 열린 '문재인 대통령과 정부의 은산분리 완화정책 철회 촉구 기자회견'을 갖고 K뱅크 등 인터넷전문은행에 한해 은산분리 규제를 완화해주려는 정부와 여당, 보수야당의 행태를 강하게 비판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은·산분리 완화로 결국 재벌과 거대 산업자본이 인터넷전문은행을 장악하면 메기효과보다는 악어효과가 나타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지적했다. 메기효과는 미꾸라지 어항에 메기를 넣으면 미꾸라지들이 잡아먹히지 않기 위해 필사적으로 행동해 생기를 얻게 되는 현상을 빗댄 말인데 은산분리가 완화되면 재벌을 비롯한 거대산업자본 소유의 인터넷전문은행이 등장하면 이런 긍정적인 효과보다는 포식자인 악어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윤순철 경실련 사무총장은 이날 발언에서 "현재 인터넷전문은행의 어려움은 부실경영 문제이지 은·산분리 규제 때문이 아니다"라며 "굳이 은산분리 완화를 추진할 이유는 없다"고 "인터넷전문은행은 그 특성상 점포가 없어 고용창출 효과가 거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가 정말 혁신성장을 생각한다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은산분리 완화가 아닌 재벌개혁"이라며  "해악은 높지만 사회적 이익은 많지 않은 은산분리 원칙 훼손을 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박상인 서울대 교수(경실련 재벌개혁위원장)는 은산분리 완화와 인터넷전문은행 활성화는 전혀 관련이 없다는 점을 지적하고 정부 여당이 "말도 안 되는 정책을 밀어붙이는 데는 다른 목적이 있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그는 K뱅크보다 출범은 늦었지만 건실한 경영을 하고 있는 카카오뱅크를 예로 들면서 "카카오뱅크는 사업을 잘해서 출자를 받는 데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며 "국내 경험만 보더라도 인터넷전문은행 활성화가 은·산분리와 무관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박 교수는 K뱅크는 "(은행 주주들의) 출자(자금지원)를 제한해서 어려움을 겪는 것이 아니고 사업을 잘하지 못해 출자도 받지 못하고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교수는 은산분리규제완화 배경에는 "재벌에게 일자리와 투자를 구걸하든, 압박하든, 그 대가로 특혜를 주려는 것은 아닌가"라고 의문이 들며 "문재인 대통령이 삼성과 재벌에 포획돼 재벌들의 숙원사업, 박근혜 정부도 이루지 못한 숙원사업을 총대 메고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합리적 의심을 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권오인 경실련 경제정책팀장은 "은산분리 원칙이 없었다면 벌써 우리나라 금융업은 삼성 등 재벌들의 먹잇감이 됐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런 중차대한 원칙에 대해 정부가 일방적으로 결정 내리고, 오히려 국회에 압박을 넣는 모양새"라며 "과연 이것이 민주주의를 중시하는 정부가 할 일인지 다시 한 번 묻고 싶다"고 규탄했다. 그는 "즉각 잘못된 정책을 철회하고 은산분리 원칙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시민단체와 국민들의 목소리를 들어달라"고 촉구했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시민단체 등의 인사들은 "은산분리 불필요한 규제인양 호도하는 대통령과 정부를 규탄한다", "문재인 대통령과 정부는 은산분리 완화 정책을 즉각 철회하라"라고 외쳤다.

은산분리 규제는 삼성, 현대차 등 산업자본이 의결권 있는 은행 주식을 4% 넘게 가질 수 없도록 하는 것을 말하는데 이다. 다시 말해 재벌 등이 은행 경영에 깊이 관여하거나 은행의 주인이 돼 국민들이 맡긴 예금을 손쉽게 가져다 쓰는 일이 없도록 하는 일종의 보호장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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