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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에쿠스 화재로 2명 사상...정몽구-정의선 '품질경영' 붕괴?
현대차 에쿠스 화재로 2명 사상...정몽구-정의선 '품질경영' 붕괴?
  • 박미연 기자
  • 승인 2018.08.09 1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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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수석 여성 1명 숨지고 남성 운전자 1명 화상...BMW처럼 심각한 엔진 결함 가능성도 거론
                  현대자동차 정몽구(왼쪽) 회장과 정의선 부회장

[금융소비자뉴스 박미연-손진주 기자] 최근 BMW 차량에서 잇따라 화재가 발생한 가운데, 이번에는 에쿠스 차량 등 현대차에서도 연쇄적으로 불이 나는 바람에 고객과 운전자들의 불안이 날로 확산되고 있다.

이에 따라 현대차의 ‘품질경영’이 위기를 맞고 있다. 그동안 BMW사태를 ‘강건너 불구경’하던 현대차에 대형 악재가 터진 것이다. 최근 현대차의 실적에 빨간 불이 켜진 가운데 터진 악재로 평소 품질경영을 강조해 온 오너 정몽구 회장과 정의선 부회장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경찰과 관계당국에 따르면 9일 오전 1시 1분께 경북 상주시 남상주 톨게이트 진입로 인근 갓길에서 에쿠스 승용차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이 화재로 신원을 알 수 없는 1명이 숨졌고, 운전자인 A씨(57)가 중상을 입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당국은 소방차 5대와 인력 17명을 투입해 진화 작업을 완료했다. 불은 30여분 만에 꺼졌지만 소방서 추산 1500만원의 피해를 냈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숨진 사망자의 신원을 파악하는 한편 “주행 중인 승용차에서 불꽃이 튀었다”는 목격자 진술 등을 토대로 정확한 화재 원인을 조사 중이다.

6일엔 강릉시 25층 기계식 주차타워서 화재로 주차 중인 현대차 ‘그랜저’와 ‘클릭’ 차량 전소

최근 잇따른 BMW 결함 사태가 국산차 화재 이슈로까지 번지고 있다. 특히 이 사고로 조수석 탑승 여성 1명이 숨지고 남성 운전자 1명이 화상을 입는 등 인명사고까지 발생해 비상한 관심을 모은다. 일부에서는 BMW와 마찬가지로 심각한 엔진 결함 가능성까지 거론된다.

이런 가운데 상주소방서가 사고 당시 촬영한 사진을 홈페이지에 공개했다. 불길이 차량 실내를 뒤덮은 모습과 화재가 진화된 이후의 차량 상태를 확인할 수 있다. 화재 흔적이 실내를 중심으로 남겨져 있으며 운전석 쪽 보닛 일부가 검게 그을렸다.업계 관계자는 “BMW 화재와 달리 에쿠스 차량 엔진룸은 거의 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며 “실내 앞좌석에 화재가 집중된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사고차는 지난 2009년 출시돼 2015년까지 판매된 2세대 에쿠스 모델이다. 해당 차종은 3.8리터 V6 가솔린 자연흡기 직분사 엔진과 8단 자동변속기가 탑재됐다.

전국적으로 발생하는 차량 화재가 연간 5000여 건인 것을 감안하면 하루 평균 14건의 차량 화재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지난 3일에는 서울 외곽순환고속도로를 주행 중이던 현대차 제네시스 쿠페에서도 화재가 발생했다. 다친 사람은 없었지만 차량은 전소했다. 소방방재청에 따르면 최근 3년간(2015~2017년) 차량에서 발생한 화재는 1만5011건이다. 연평균 5004건인 셈이다. 올 상반기에는 2502건이 터졌다. 다만 이는 승용차뿐 아니라 승합·화물차·버스·트럭 등 전 차종을 합친 수치다.

이에 앞서 최근 BMW 차량의 잇따른 화재에 이어 지난 6일 오전 10시 30분쯤 강원도 강릉시 임당동 25층 기계식 주차타워(높이 30m)에서 불이 나 주차 중인 현대차 ‘그랜저’와 ‘클릭’ 차량이 전소했다.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다. 목격자들은 주차타워 환풍기를 통해 검은 연기가 새어나오는 것을 발견해 119에 신고했다. 소방 당국은 소방차 18대와 소방 인력 140여 명을 투입해 진화에 나섰지만, 내부 진입이 어려워 6시간여 만에 진화했다. 주차타워 붕괴를 우려해 주변 50m에 있는 사람을 대피시키기도 했다.

6월 미국 소비자단체, 현대·기아차 원인 모를 차량 화재에 美 도로교통안전국 공식조사 요구

소방 당국에 따르면 불에 탄 그랜저는 주차장 21층에 멈춘 주차 리프트에 서 있었다. 주차나 출차를 위해 이동 중이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클릭은 21층에 주차된 상태였다. 같은 층에 나란히 서 있었던 셈이다. 두 차량은 주차를 위해 시동이 꺼진 상태였을 가능성이 크다. 소방 당국은 전소한 두 차량 중 한 곳에서 불이 시작된 것으로 보고 있다.

불이 난 주차타워는 주차 관리자가 있었지만, 대부분 운전자가 직접 주차 장비를 조작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주차장 다른 층에 있던 차량은 연기로 그을린 것 이외에는 별다른 피해가 없었다. 당시 주차장에는 30여 대가 주차 중이었다.

이에 대해 강릉소방서 관계자는 “주차타워에 대한 안전 진단을 마친 후 화재 원인을 조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소실된 차량이 리프트 가운데 걸려있어서 낙하 위험이 있고, 50m 수직계단이 화재로 구조가 약해져 있다”며 “화재 현장에 아직 감식반이 들어갈 수 없다”고 설명했다.

최근 잇단 BMW 차량 화재가 논란이 되고 있는 가운데 현대차에쿠스 차량에서도 화재가 발생했다. / 화재진압 후 공개된 에쿠스 화재차량. 
(사진=상주소방서)

지난 6월 미국 소비자단체 ‘컨슈머 워치독(consumer watchdog)’은 현대·기아차의 원인 모를 차량 화재 사태에 대해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의 공식 조사를 요구했다. 현대차의 쏘나타와 싼타페, 기아차 K5(현지명 옵티마)와 쏘렌토에서 충돌 사고와 무관한 차량 화재가 연이어 발생하고 있기 때문. 결국 NHTSA는 문제의 모델에 대한 조사를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컨슈머 워치독이 NHTSA에 제출한 청원서에 따르면 현대·기아차의 차량 화재로 2011년부터 2014년까지 6명이 부상을 당했고, 약 120건의 화재가 보고된 것으로 나타났다. 대부분의 차량 화재가 고속도로를 달리던 중 발생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기아차 K5 운전 중 변을 당한 토마스 클리나드는 “고속도로를 달리던 중 차체 아래에서 연기가 나기 시작했고 차량을 멈추자 곧바로 시커먼 연기와 화염이 발생했다”고 말했다.

ABC 등 美 언론들, 차량화재 문제 비중있게 다루며 현대·기아차 브랜드 이미지 심각한 타격

미국 현지에서는 쏘나타와 K5, 싼타페와 쏘렌토가 플랫폼과 주요 부품을 공유하고 있어 화재 발생의 원인도 같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화재의 대부분이 팬모터(Pan Motor) 쪽에서 시작됐다며 팬모터의 결함을 의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문제는 화재 발생 장면이 담긴 동영상과 사례가 속속 공개되면서 ABC 등 미국 주요 언론들이 이 문제를 비중있게 다루기 시작해 현대·기아차의 브랜드 이미지에 심각한 타격을 주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1일 새벽 경상북도 경산시에서 아이오닉 일렉트릭 모델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화재가 난 차량은 지난달 31일 오후 10시부터 약 10분 간 주행한 후 경산시 옥산동에 위치한 한 이면도로에 정차됐다. 소방당국 조사결과에 따르면 이 차량은 이면도로 정차 후 약 7시간이 지난 1일 오전 5시 42분께 트렁크 뒷좌석에 불이 붙은 것으로 파악됐다. 경산소방서 관계자는 “사고 원인이 밝혀질 때까지는 상당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날 현대자동차 측은 에쿠스 사고에 대해서 공식적인 해명을 내놓지 않았다. 차량 화재에 대한 소비자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는 상황인데도 사측이 어정정한 태도를 보인 것이다. 수사 기관이나 국토부와 같은 정부 주무부처에서 판단을 내릴 때까지 사측이 기다리는 것이라면 당장 화재 발생을 우려하며 위험 속에서 차량을 운행하며 초조한 소비자를 무시하는 태도가 아닐 수 없다.

현대차는 지난 2011년부터 2013년 사이에도 잇따른 싼타페의 화재 사건으로 곤욕을 치른 바 있다. 현대차는 그동안 차량 화재 사고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높아진 시점에서도 “보증 기간이 지나 책임질 이유가 없다”는 식의 대응을 반복해 왔다. 그러나 앞으로도 변명 만을 반복할 경우 브랜드 신뢰도 추락과 함께 소비자들의 집단반발 등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에쿠스까지 불 나자 靑 청원게시판에 "현대차 비롯한 전 차종 전수 조사, 대책 마련하라" 호소

한편 잇따른 BMW의 화재 사고에 이어 9일, 달리던 에쿠스에까지 불이 나면서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자동차 화재 사고의 원인을 면밀히 밝혀달라는 청원이 올라왔다.

이날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브랜드별 자동차 화재사고 면밀히 밝혀주세요’라는 제목의 청원이 등록됐다. 청원자는 “최근 BMW 차량 화재 사고로 많은 여론이 집중돼 있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현재 BMW의 경우, 안전점검 및 리콜, 보상 등 대책 마련이 준비되고 있으나, 연간 일어나는 기타 95% 이상의 화재사건에 대해서는 그 어떤 정보도 투명하지 않으며 보상대책 및 정책조차 없다”며 청원을 올린 계기를 설명했다.

이어 잘못된 정보로 피해를 입는 사람은 결국 국민이라고 주장했다. 청원자는 “투명한 정보없이 혼란만 가중시키는 언론과 정부부처로 인해 고통받는 건, 오롯이 국민이다”며 “국민의 불안감과 공포를 해결하고, 또한 언론에서 밝히지 않았던 자동차 화재사건들의 문제를 명확히 아는 등 이에 대한 보상체계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청원자는 문제 차량에 대한 조사를 확실히 진행할 것을 당부했다. 그는 “현대자동차를 비롯한 그 외의 전 차종에 대한 전수 조사 및 팩트 체크, 그리고 이를 통한 구체적이며 체계적인 정책마련을 해주시기 바란다. 마녀사냥 하듯 한 브랜드만 얘기할 것이 아니라, 전체 자동차 업계에 대한 투명성 확보를 통한 소비자 보호를 해야 한다”며 청원을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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