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의 대규모 투자계획은 총수 사면용 의구심(?) 들어", 참여연대 논평
"삼성의 대규모 투자계획은 총수 사면용 의구심(?) 들어", 참여연대 논평
  • 김영준 기자
  • 승인 2018.08.09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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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연대 삼성과 정부의 밀월관계에 찬물 끼얹어

이건희 회장 비자금사건이후 차명계좌 사회환원 약속 10년째 감감 무소식
▲삼성전자를 방문한 김동연 경제부총리가 마중나온 이재용 부회장과 악수를 나누고 있다.
▲삼성전자를 방문한 김동연 경제부총리가 마중나온 이재용 부회장과 악수를 나누고 있다.

[금융소비자뉴스 김영준 기자] 참여연대가 삼성그룹과 문재인정부의 밀월관계에 찬물을 끼언졌다.

삼성그룹의 대규모 투자발표는 과거와의 차별성, 국내 순수 효과 확인이 어렵다며 평가절하했다. 이재용 삼성그룹 부회장이 국정농단 사건과 관련 대법원 판결을 앞두고 있는 점을 상기시키며 문재인 정부와 삼성간에 총수사면을 위한 모종의 거래가 있는 것 아니냐며 의심의 눈초리를 보였다. 또 삼성비자금 사건에 연루된 이건희 회장이 차명재산 사회환원 약속도 10년 가까이 지켜지지 않고 있다고 꼬집었다. 정부나 삼성으로선 모두 아픈 소리다. 특히 분위기를 반전시켜 보려던 삼성으로선 허를 찔린 꼴이 됐다.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소장 김경율 회계사)는 9일 “최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문재인 대통령, 김동연 경제부총리의 만남 직후 발표된 삼성의 투자계획이 삼성이 요구한 것으로 알려진 규제완화나 바이오 제품의 가격인상 요구와 맞물리면서 그 진정성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기 어렵다”면서 “삼성 측에 ‘바이오 산업 규제 완화 및 약가 인상 요구설과 이건희 차명계좌 관련 사회공헌 약속의 이행상황 질의서’를 발송했다”고 밝혔다.

질의서는 ▲최근(8/6) 이재용 부회장이 김동연 부총리와의 만남에서 바이오시밀러 약가 인상 등 규제 완화를 요청했다는 보도와 관계된 사실 관계여부 ▲2008. 4. 조준웅 특검 이후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금융실명거래 및 비밀보장에 관한 법률(금융실명제법)’을 위반한 차명계좌 내 금액을 ‘유익한 일’에 쓰겠다고 발표한 것에 대한 이행 상황 및 향후 계획 등으로 구성됐다.

참여연대는 “어제(8/8) 삼성그룹은 향후 3년 간 투자규모를 180조 원으로 확대(국내 투자규모 총 130조 원)하고, 4만 명을 직접 채용하겠다는 내용의 경제 활성화·일자리 창출 방안을 발표했는데 일부 언론은 이를 ‘통 큰 투자’라고 환영하고 있으나, 이번 발표는 3년 간 투자 및 채용 계획의 합계를 발표한 것으로 ▲과거 실적 대비 실제 투자액의 순수 확대 여부 ▲해외를 제외한 국내 순 채용인력 규모나 채용 형태에 대해서는 확인하기가 어렵다”고 밝혔다.
 
참여연대는 “이번 발표는 김동연 경제부총리와의 회동에 대한 화답의 성격도 가지고 있는데, 이 회동에서 삼성은 바이오 산업에 대한 규제완화와 가격 인상 등을 요구한 것으로 보도됐다”면서 “이는 이번 투자계획 발표를 통해 그동안 기업 투자 둔화의 원인을 재벌총수의 부재에 돌리며, 기업에 대한 특혜나 범죄를 저지른 총수의 특별사면과 ‘통 큰 투자계획’을 맞바꿔온 과거 사례가 되풀이되는 건 아닌지 의구심이 든다”고 했다. 또 “삼성은 이건희 회장의 차명계좌 문제가 불거진 이후 약속한 차명계좌 운용액 중 세금을 제외한 돈은 사회적으로 유익한 일에 사용하겠다는 약속을 아직도 지키지 않고 있다”며 “반성과 사과의 증표로 약속한 일은 10년이 지나도 이행하지 않으면서, 대통령 면담과 규제완화 요구에 대응하는 ‘통 큰 투자’를 순식간에 발표하는 기민함은 기묘한 대비가 된다”고 했다.
 
다음은 관련사항에 대한 참여연대 발표문 내용이다.

삼성그룹은 경제 활성화를 위해 향후 3년 간 국내 기준 130조 원, 연 평균 43조 원으로 국내 투자규모를 확대하겠다고 발표했으나, 이미 삼성은 2013년 및 2014년 등에도 매년 50조 원의 투자 계획을 밝혀온 바 있어 이번에 발표한 투자액의 규모와 과거 투자계획과의 차별성을 확인하기 어렵다. 또 삼성그룹은 같은 발표에서 ‘실제 채용계획 상 3년 간 고용 규모는 약 2만~2만 5천 명 수준이나 최대 2만 명을 추가로 고용해 청년 일자리를 창출’하겠다고 밝혔으나 국내 및 해외 고용 인원이 정확하게 분리 명시 되어있지 않아 실제 국내 순 채용규모 및 고용 촉진 방안에 대해서는 확인하기 어렵다. 뿐만 아니라 기본적으로 기업 활동에 있어서 자연스럽고 당연하게 이뤄져야 할 투자 및 고용 활동을 마치 재벌총수가 나라의 경제를 위해 돈을 푸는 ‘시혜’처럼 인식하는 것도 적절한 해석은 아니다.

그러나 문재인 정부와 삼성 간의 거래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는 정황이 존재하는 것도 사실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국정농단에 연루되어 2017년 2월 구속된 이후, 같은 해 8월  25일 1심에서 뇌물공여, 횡령, 재산국외도피, 범죄수익은닉 등의 혐의가 인정되어 5년 형을 선고받았다. 지난 2월 5일 2심에서 집행유예로 풀려났지만 여전히 이재용 부회장에 대한 범죄 혐의는 유효하며 현재 대법원 판결이 남아있다. 그런 이재용 부회장이 지난 7월 인도 노이다 삼성전자 제2공장 준공식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면담하고, 지난 6일 김동연 경제부총리와 만나 함께 ‘혁신성장’을 외친 것은 다시 한 번 정경유착의 망령을 떠올리기에 족한 광경이다. 심지어 간담회에서 삼성바이오에피스 고한승 사장은 바이오 의약품 원료 물질의 수입·통관 효율 개선, 각종 세제 완화, 약가 인상 등까지 요구했다고 한다. 삼성의 이런 요구는 그동안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수익성을 강조하며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혐의 및 특혜 상장 의혹을 정당화해온 삼성의 기존 주장과 부합하지 않는다. 분식회계를 변호할 때는 수익성을 자랑하면서, 정부 당국자를 만날 때는 수익성 지원을 요구하는 태도를 동시에 합리적으로 해명하기란 쉽지 않다.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혐의에 대한 검찰 수사가 현재 진행 중인 상황에서, 건강보험 재정에 악영향을 끼치는 것을 넘어 국민 건강권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약가 인상 정책까지 정부에 요구한 것은 삼성이 정경유착의 단 맛에서 아직도 벗어나지 못했을 가능성을 보여준다.

한편으로 아직까지 삼성이 실천하지 않은 해묵은 과제도 그대로 남아 있다. 지난 2008년 4월 조준웅 특검의 삼성 비자금 의혹관련 수사결과 발표 이후, 이건희 회장은 대국민 사과 및 퇴진 성명을 발표하고 차명계좌의 실명전환 및 사회 환원 등을 골자로 한 차명계좌 처리 및 정도·윤리 경영을 국민에게 약속했으나 지키지 않았다. 이건희 회장은 잠시 경영일선에서 물러났지만 이듬해인 2009년 12월 단독 특별사면 이후 2010년 경영일선에 복귀했다. 차명계좌의 실명전환도 없었다는 점은 작년 국정감사에서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그리고 차명재산의 사회 환원 약속은 10년째 감감무소식이다.

참여연대는 최근 문재인 대통령, 김동연 경제부총리와 이재용 부회장의 만남 이후 삼성그룹이 투자·채용 계획을 선심 쓰듯 내놓는 모습이 마치 정부가 재벌기업에 기댄 ‘혁신적인’ 경제성장을 추구하는 것처럼 비춰지는 것에 대해 심각하게 우려한다. 특히 콜옵션 공시 누락과 분식회계 혐의로 삼성바이오로직스가 검찰에 고발된 상황에서 그 관계회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사장이 경제부총리에게 국민 건강과 직결된 바이오 산업의 규제 완화와 약가 인상 등을 당당하게 요구했다는 언론 보도는 실로 믿기 어려울 정도이다. 이에 참여연대는 별첨과 같이 질의서를 송부하고 삼성의 성실하고 조속한 답변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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