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미 장관, BMW에 '때늦은' 일침 "독일서 한국차가 불났으면?"
김현미 장관, BMW에 '때늦은' 일침 "독일서 한국차가 불났으면?"
  • 최영희 기자
  • 승인 2018.08.08 1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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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물쭈물'하던 국토교통부 '강경 대응' 급선회..."운행중지 명령 검토, 징벌적 손해배상제 추진"
김현미(왼쪽) 국토교통부 장관이 8일 경기 화성시 한국교통안전공단 자동차안전연구원 결함조사센터를 방문해 잇따른 BMW 화재사고와 관련, 결함 부품에 대해 류도정 연구원장의 설명을 듣고 있다.

[금융소비자뉴스 최영희 기자] "독일에서 한국산 자동차가 유사 사고 일으켰으며 어떻게 됐을까."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8일 경기도 화성 교통안전공단 자동차안전연구원에서 긴급 브리핑을 열고 긴급 안전진단을 받지 않은 BMW 차량에 대해 운행중지를 명령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김 장관은 특히 BMW 본사를 겨냥한 경고성 발언도 내놓았다. 그는 “여러분의 나라(독일)에서 한국산 자동차가 유사한 사고를 유발했을 때 어떤 조치를 내렸을지 상정하고 이와 동일한 수준의 조치를 이행할 의무가 있다”고 촉구했다.

또 BMW가 수년 전부터 화재 사고를 인지하고 있었음에도 늑장 리콜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은폐 의혹을 해소해야 하며, 유독 한국에서만 빈번하게 차량 화재가 발생하는 이유에 대해서도 납득할 만한 답을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장관은 이어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를 실효성 있게 강화하는 방안을 관계기관과 협의할 예정“이라며 “늑장 리콜이나 고의로 결함 사실을 은폐ㆍ축소하는 제작사는 다시는 발을 붙이지 못할 정도의 엄중한 처벌을 받게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가 발달한 미국의 경우, 제조사가 고의로 결함을 은폐했을 경우 실제 손해액의 수십배에 달하는 징벌적 배상을 판결하고 있다. 화재로 이어지는 치명적인 결함을 알고도 은폐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BMW 사태가 미국에서 벌어졌다면, BMW는 파산 위기에 몰렸을 것이라는 얘기가 나오는 이유다.

정부가 잇따르고 있는 BMW 화재 사고와 관련, 마침내 긴급 안전진단을 받지 않은 차량에 대해 ‘운행정지 명령’을 내리는 초강경 조치를 검토하겠다고 밝힌 것은 그만큼 이번 사태가 심각하다는 것을 말한다. 특정 차종에 대한 운행중지 명령은 현재까지 내려진 적이 없다.

정부는 그동안 운행중지의 경우 개인사유재산 침범 논란 등을 의식해 소극적 태도를 취해왔다. 하지만 이낙연 국무총리가 전날 국무회의에서 “법령의 제약이 있더라도 행정적으로 할 수 있는 일은 다 하고, 법령의 미비도 보완하라”고 주문하자 부랴부랴 운행중지 카드를 꺼냈다.

운행중지 명령은 정부가 아니라 시ㆍ군ㆍ구 자치단체장이 내린다. 자동차관리법 37조에 시장ㆍ군수ㆍ구청장이 안전운행에 지장이 있다고 인정된 차량에 대해 정비를 지시하면서 운행중지를 명령하는 조항이 있다. 국토부는 이를 적극적으로 해석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다. 국토부는 운행중지가 결정되면 전국 지자체에 관련 가이드라인을 정해 협조 요청을 할 예정이다.

긴급 안전진단이 오는 14일까지 진행되는 것을 감안하면 지자체는 14일 이후 아직 안전진단을 받지 않았거나 안전진단 결과 화재 위험이 있다고 판명됐는데도 부품을 교체하지 못한 BMW 차량 소유자들에게 정비ㆍ운행정지 명령을 내리게 된다.

어느 시점까지 차량을 정비하도록 하면서 그전까지 운행을 정지하는 방식이다. 운행정지 명령에도 운전을 강행하다 적발될 경우 최고 1년 이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 벌금이 부과될 수 있다.

BMW는 520d 등 총 42개 차종 10만6,317대에 대해 자발적 리콜을 진행하면서 긴급 안전진단을 벌이고 있다. 7일 오후 3시 기준으로 4만740대가 안전진단을 받았고 이 중에서 1,147대는 부품교체를 완료했다.

김 장관은 많은 전문가를 투입해 BMW 화재 원인 분석을 연내에 마무리하겠다고 밝혔다.김 장관은 "BMW의 자료 제출에만 의존하지 않고 독자적인 실험과 조사를 병행할 예정이며, 조사 과정에서 사고 원인으로 추정되는 부분이 추가로 발견된다면 즉시 강제 리콜을 명령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김 장관은 BMW가 수년 전부터 화재 사고를 인지하고 있었음에도 이제서야 리콜을 결정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철저히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BMW 측은 지난 6일 대국민사과와 함께 리콜 사유에 대해 "하드웨어 결함"이라고 해명했지만, 유독 한국에서만 같은 하드웨어 결함으로 화재가 속출하는 원인에 대해서는 "조사를 하고 있다"는 등 제대로 해명하지 못했다.

국내 일부 전문가들은 최근 차량들은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가 긴밀히 연결돼 작동하기 때문에, 한국에서 판매되는 BMW 차량이 소프트웨어에서 차이가 있어 한국에서 하드웨어 결함이 화재로 이어지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김 장관도 "BMW는 엔진 결함의 위험성을 2016년부터 알고 있었는데도 이를 은폐했다는 의혹을 해소해야 하며, 유독 한국에서만 빈번하게 차량 화재가 발생하는 이유에 대해서도 납득할 만한 답을 내야 한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BMW는 정부의 자료 제출 요구를 사실상 거부해 왔다. 이에 대해 김 장관은 "국민의 안전과 직결된 자료 제출 문제를 놓고 정부와 엇갈린 주장을 하며 시간을 끄는 모습은 온당치 않다"며 BMW 측에 "관련 자료를 내실 있게 제출해달라"고 촉구했다.

한편 국토부는 BMW 차량 화재 원인의 신속한 규명을 위해 BMW 본사와 제작공장에 대한 현지 방문조사 등도 추진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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