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금 부담(33.3%)과 정책 부족(25.0%)이 가장 많아
[금융소비자뉴스 이동준 기자] 사업체를 운영하는 우리나라 부자 4명 중 3명은 사업을 접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사실은 KB금융지주(회장 윤종규) 경영연구소가 6일 발표한 ‘2018 한국 부자 보고서’에서 밝혀졌다. KB금융 경영연구소는 2011년부터 한국 부자에 대해 종합적으로 분석한 보고서를 정기적으로 발간해오고 있는데 금융자산을 10억 이상 보유한 사람이 한국의 부자이다.
이에 따르면 개인 및 법인 사업체를 운영하는 부자들에게 가업승계 여부를 물은 결과 75.6%가 자녀에게 승계하지 않고 폐업하겠다고 답했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는 “평생을 일궈온 사업체에 대한 승계는 심사숙고해야할 문제”라고 지적했다.
반면 사업을 자녀에게 물려주겠다는 부자는 11.8%에 불과했으며,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는 응답도 9.0%나 됐다. 전문경영인 또는 임직원에게 승계하겠다는 부자는 3.6%에 불과했다.
KB경영연구소는 “2017년 생활용품 전문기업 락앤락이 대주주 지분을 사모투자펀드(PEF)에 매각한 바 있으며, 올해 1월 중견 가구업체 까사미아가 신세계에 지분을 매각하는 등 중견 기업의 승계 포기가 증가하는 추세가 이를 뒷받침한다”고 말했다.
사업체를 승계하지 않고 매각하겠다는 응답자의 90%가 ‘자녀가 가업을 물려받을 의향이 없거나 적절한 후계자가 없음’을 꼽아 가장 많았다.
가업 승계 시 애로사항으로는 ‘상속·증여세 등 세금 부담’이 1순위 기준(하나만 선택) 33.3%, 1+2+3순위 기준(3개 선택) 66.7%로 가장 높은 비중을 나타냈다. 1순위 기준으로 ‘가업승계 관련 지원 정책 부족’이 25.0%로 뒤를 이었다. 가업영위기간 기준 상향 등 ‘가업상속공제제도’ 요건이 강화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가족간의 갈등’(16.7%), ‘부정적인 사회적 인식’(12.5%) 등의 비중도 높았다.
KB경영연구소는 “국내 1위 종자기술 기업 농우바이오가 창업자 사망 후 1,200억원대 상속세를 감당하지 못해 2014년 회사를 매각한 사례에서 보듯, 세금 부담은 가업 승계의 가장 큰 걸림돌로 인식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 부자 27만 8천명을 지역별로 살펴보면, 서울이 약 12만2천명으로 전국 부자수의 43.7%를 차지하며, 다음으로 경기 5만9천명(21.3%), 부산 1만9천명(6.6%) 순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