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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추심업체, '돈을 받는 게 아니라 사람을 잡는다'
채권추심업체, '돈을 받는 게 아니라 사람을 잡는다'
  • 강민우 기자
  • 승인 2018.07.27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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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압류 남발로 소비자피해 심각…은행통장 무조건 전부 압류로 채무자 경제활동 어려워
금소연, 심각한 인권침해라며 거래 없는 은행과 일정금액 이하는 압류할 수 없도록 해야

[금융소비자뉴스 강민우 기자] 연대보증을 섰던 서울의 이(여,40세)씨는 2003년 원금 1천200만 원인 연대보증채무의 S사 채권이 유통되어 올해 5월 H채권추심업체가 연체이자로 불어난 3천700만 원을 거주지 주변에 있는 5개 예금기관으로 균등하게 나누어 청구했다. 이씨는 지난달에는 잔액이 7만원인 H은행 및 잔액이 6만원인 K은행의 입출금 통장이 각각 압류로 지급 정지되어 자동이체가 중단되는 등 금융거래가 중지되어 취업도 불가능해졌다. 이 씨는 법원에서 소장과 판결문을 교부받아 보니, 제3채무자에 예금거래가 없는 2개 은행과 우체국이 압류대상에 포함되어 있는 것을 확인하였다.

채권추심으로 임 모씨도 경제활동을 할 수 없었다. 기초생활수급자인 50대인 임씨는 5년 전 남편의 사업부도로 주택, 땅 등 부동산이 전부 경매되어 재산이 거의 없은 상태였다. 임씨는 연대보증채무에 의한 채권압류로 자녀 대학등록금인 200만 원을 인출할 수 없었고, 취업을 하려해도 사용주들이 차명급여지급은 법에 저촉될 수 있다면서 고용을 꺼려 취업도 어려워 경제활동을 할 수 없었다.

채권추심업체들이 이같이 돈을 받으려고 사람을 잡고 있다. 채권압류를 남발하는 바람에 경제활동을 할 수 없은 상황까지 펼쳐져 생계를 잇기가 막막한 피해자가 한 둘이 아니다.

금융소비자연맹(회장 조연행, 이하 ‘금소연’)은 채권추심업체들이 채권 회수를 위해 채권 압류를 남발해 소비자들이 금융거래를 할 수 없는 등 피해가 심각하다고 지적, 거래가 없는 은행은 압류를 할 수 없도록 하거나 일정금액 이상으로 요건을 강화시키는 등의 제도개선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금소연은 인권침해도 심각하므로 은행별로 잔액 150만 원 이하의 예금은 압류를 금지하는 등 압류 요건을 대폭 강화시키고 나아가 압류로 인한 소비자피해를 신속하게 구제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은행들은 채권추심업체의 법원의 압류 명령을 송달받으면 채무자가 거래하는 전 통장을 지급 정지시키기 때문에 채무자는 금융거래에 막대한 불편을 겪고 생계활동에도 지장을 받아 정상적인 경제활동이 어렵게 된다. 이는 사실상 인권침해라고 금소연은 지적했다.

금소연은 채권추심업체들이 채권보전ㆍ회수보다 채무자를 압박하는 수단으로 법원의 채권압류제도를 악용하고 있고 은행들은 압류금지 생계비 미만의 예금에도 마구잡이로 지급을 정지시키는 바람에 채무자들이 최소한의 인간다운 삶을 영위할 권리마저 빼앗기고 있다고 폭로했다.

채권추심업체들은 채무자가 어느 은행을 거래하는지 정확하게 알 수 없어 금융거래가 있든 없든 채무자 거주지 인근에 있는 은행들을 채무자의 예금을 압류할 제3채무자로 지정하여 소송을 제기하고, 압류명령을 송달받은 채무자의 거래 은행은 기초생활수급자 급여 통장 등 압류방지 전용통장 이외의 모든 예금을 압류하고 지급을 정지하는 구조여서 채무자들의 피해구제가 쉽지않은 상황이다. .

예금이 채권자의 청구금액을 초과하면 청구금액 상당액의 예금은 지급 정지되고 청구금액을 초과하는 예금은 인출이 가능하나 청구금액에 부족하면 정기예금, 적금, 펀드, 입출금 통장 등 모든 통장이 지급 정지된다. 더구나 압류 금액은 채권자가 청구한 금액에 달할 때까지의 금액으로 현재 통장에 있는 잔액뿐만 아니라 장래 입금되는 금전도 포함되므로 채무자는 사실상 금융거래를 할 수 없게 된다.

통장이 지급 정지되어도 입금에는 제한이 없음으로 국민연금, 일용 노임, 경조사비, 착오 입금 등 어떤 명목이든 입금이 되나 청구금액에 이를 때까지는 아무리 긴박한 자금이라도 인출할 수 없는 실정이다.

일상생활에서 발생하는 대부분의 금전거래는 은행계좌를 이용하므로 압류로 지급 정지되면 자동이체를 약정한 전기ㆍ가스, 수도요금, 통신요금, 대출이자 등 이체가 정지 되어 연체가 되거나 직접 납부해야 하고, 국가, 기업, 사인으로부터 받는 금전은 가족 명의 등 차명계좌를 이용하거나 본인이 직접 지급 받아야 하는 등 어려움과 불편이 막대하다.

특히 고용주들이 차명지급을 꺼려 취업하기도 어려우며, 대출이 있을 경우 기한의 이익 상실 요건이 되는 등 심각한 타격을 입어 정상적인 일상생활과 경제활동을 할 수 없다.

금소연은 따라서 채권압류는 채무자의 변론 없이 서류 심사만으로 결정되고 신속하게 집행되므로 ‘청구금액에 이르기까지’라는 불확실한 압류 기간을 일정기간 제한하는 등 압류 요건을 강화하고 압류로 인한 피해를 사후적으로 신속하게 구제받을 수 있도록 하고 개별 은행별로 채무자의 예금이 150만 원 이하인 경우 압류를 금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금융소비자연맹 강형구 금융국장은 “채권추심업체들이 채권보전이나 회수보다 채무자를 압박하는 수단으로 채권압류를 남용하여 빚을 갚지 못해 고통 받는 채무자의 일상생활과 경제활동에 지장을 주고 인권까지 침해하고 있음으로 압류요건은 강화하고 집행은 완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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