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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갑질' 파문 확산…박용만의 '이중적' 상생이 '화근'
두산'갑질' 파문 확산…박용만의 '이중적' 상생이 '화근'
  • 강민우 기자
  • 승인 2018.07.25 1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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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의 횡포가 '악질적'이어서 중소기업 등에 충격적 …공정당국도 혀를 내두를 정도
여건에 따라 달라지는 박용만 회장의 '이중적' 상생철학이 비정한 '갑의횡포' 초래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

[금융소비자뉴스 강민우 기자] 두산인프라코어의 납품업체에 대한 도를 넘은 ‘갑질’ 파문이 좀처럼 수그러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우선 이번 두산인프라코어의 ‘갑의 횡포’가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하도급거래에서 유례를 찾아보기 힘든 ‘악질적’인 것으로 가히 충격적이기 때문이다. 

또 하나는 민간경제계를 이끌고 있는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두산인프러코어 회장)이 “공정거래·상생은 기업의 시대적 과제”라고 입버릇처럼 강조해 왔으나 이번 두산 ‘갑질’에서 그의 상생다짐과 약속은 한낱‘ 허언’에 불과한 것으로 드러난 점이다. 즉  박 회장이 과연 민간경제계를 사심없이 공명정대하게 이끌어 갈 것인가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이 고개를 들면서 ‘두산’갑질파문이 확산일로를 치닫고 있다.

중소기업계는 이번 두산인프라코어의 ‘갑질’이 도를 넘어도 한참 넘었다는 반응이다. 한 중소기업 대표는 25일 “대기업들이 납품업체의 단가를 후려치는 일은 거의 상습적이지만  기술을 빼돌린 후 나중에는 거래를 끊으면서고 보복을 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고 털어놓았다. 이번 공정위 조사에서 드러났지만 두산인프라코어는 해당 납품업체의 ‘밥줄’을 끊는 비정함을 보였다.

중소기업계는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이 민간경제계 상생협력을 주도하고 있고 보면 두산인프라코어는 하도급거래에서 모범을 보이지는 못할망정 ‘악질적’이란 평은 받지 않아야 하는데 해당 납품업체를 작심하고 짓밟는 잔혹함을 보였다는 점에서 경악을 금치 못하고 있다.

사실 그 과정을 보면  도를 넘어섰다. 지난 2015년 두산인프라코어는 경영난이 심화된 탓인지 년 굴착기 부품 납품업체에 납품 가격 18% 인하를 요구했다. 납품업체는 경영의 어려움을 들어 인하요구를 거부하자 두산인프라코어는 부품 제작도면 제출을 요구해 받아낸 후 이를 제3의 업체에 넘겨 개발을 맡겼다. 2016년 제3의 업체가 부품 개발에 성공해 생산을 시작하자 두산인프라코어는 납품업체를 제3의 업체로 바꾸고 기존 납품업체와는 거래를 끊었다.

납품 가격 후려치기, 기술 탈취, 거래 단절 보복 등 ‘갑질 3종 세트’가 모두 동원된 셈이다. 다시는 살아나지 못하도록 철저하게 짓밟은 셈이다.. 오죽했으면 공정위 관계자도 납품업체를 철저하게 죽이는 이런 ‘갑질’횡포 사례는 처음이라며 혀를 내두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두산의 ‘갑질’사태는 그동안 공정당국의 ‘갑질’ 근절책을 되돌아보게 하는 계기가 됐다. 공정당국은 대기업들의 부당 하도급거래 등에 대한 제재수위를 높이고 단속을 강화하겠다고 틈만 나면 강조해왔다. 많은 대기업들은 공정당국의 정책에 호응, 겉으로는 상생을 약속하고서도 실제로는 ‘갑질’근절 노력을 소홀히 한 것으로 보인다.

오너가 상생을 주도적으로 추진하는 입장에 있어 ‘갑질’은 엄두도 못 낼 입장에 있는 두산인프라코어가 강도 높은 ‘갑질’을 해온 것을 그동안 공정당국의 ‘갑질’근절 외침이 한낱 공허한 메아리에 그쳤다고 볼 수 있다. 두산인프라코어가 이정도인데 하물며 다른 기업에서는 공정당국의 감시의 눈을 피하고 납품업체를 억누르면서 수면아래서 끊임없이 ‘갑질’을 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이번 두산인프라 갑질 사태를 계기로 공정당국은 대기업들의 갑질에 대한 제재수위를 한층 높이고 납품업체에 대한 직권조사를 확대해  납품업체들의 억울함을 풀어줘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특히 이번 사태에서 박용만 회장의 ‘두 얼굴’이 구설수에 오르고 있다. 그는 대한상의 회장으로서는 상생을 외치고 뒷전에서는 오너일원으로 그룹계열사의 심한 ‘갑질’을 묵인하는, 즉 여건에 따라 수시로 변하는 ‘상생철학’을 보여줬다.

박 회장은 사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동반성장을 위한 상생의 전도사처럼 돼 있다. 그는 민간경제계에 공정거래를 확립해 상생하는 풍토를 조성하는데 앞장서고 있다.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이 연초 신년인사회에서 기업의 시대적 과제로 공정거래와 상생, 사회적 책임을 강조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공정하게 게임의 룰을 지키는 일, 성장의 과실을 협력사나 지역사회와 나누는 일, 기업 문화를 선진화하는 일, 또 이러한 노력을 통해 국민의 삶의 질에 기여하는 일, 모두가 기업들에 주어진 시대적 과제”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박 회장은 두산그룹 오너의 일원으로 그룹이익의 견지에서는 상생에 대한 입장이 너무 달랐던 것으로 보인다. 그는 두산인프라코어를 비롯한 납품업체를 많이 두고 있는 그룹 계열사에서 상생철학이 구현되도록 하고 이를 점검하는 데는 별다른 신경을 쓰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설사 박 회장이 강조하지 않았더라도 두산인프라코어 경영진들이 민간경제계 상생협력 추진에서 박 회장의 입장을 고려했으면  납품업체를 짓밟으면서 자기만 살겠다는 생각은 감히 엄두도 못 냈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일반적인 시각이다.

결국 박 회장의 상생철학에 두산의 경영진들은 무감각했고 박 회장 역시 그룹내 정착에 큰 노력을 기울이지 않을 거으로 보인다. 두산인프라코어가  중소기업 후려쳐 적자를 탈출하자는 ‘불공정 생존법’이 관행처럼 굳어져 있는 것이 바로 이 때문이라는 풀이다. 박 회장은 이제는 대한상의 회장의 입장에서 차제에 자신이 주창해온 상생의 실체를 분명하게 밝히고 두산의 ‘갑질’문화를 제대로 정착시켜야 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박 회장의 개혁여부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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