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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물선 '돈스코이호'의 진실은(?)
보물선 '돈스코이호'의 진실은(?)
  • 김영준 기자
  • 승인 2018.07.19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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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마주 제일제강 주가 급락, 보물선 가격은 왜 10억이 됐나...
▲보물선 돈스코이호와 금괴
▲보물선 돈스코이호와 금괴

러시아 보물선 ‘돈스코이’호의 테마주인 제일제강 주가가 19일 급전직하, 전날 보다 20% 넘게 빠진 3100원에 마감됐다. 거의 ‘1일 하한가’(30%) 수준이다. 금융감독원이 전 날 내린  보물선 ‘돈스코이’호에 대한 투자 유의보가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보물선 발굴회사 신일그룹에 대한 새로운 사실이 알려지면서 보물선에 대한 관심도 차츰 수그러들고 있다. 그러나 신일그룹은 이날 보물선 가치가 10억 원이라고 낮춰 발표하고, 보물선 소유권이 자신에게 있다고 주장하는 회사가 나타나는 등 여러 가지 궁금증이 일고 있다. ‘보물선’을 둘러싼 진실이 무엇인지 알아본다.

▲법적 분쟁
홍건표 신일광채그룹 회장은 최근 한 언론(머니투데이)과의 통화에서 "돈스코이호는 내가 2000년대 동아건설에 근무할 때 발견했다"며 "신일그룹이 최근 발견했다는 주장은 거짓"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신일그룹은 인양 신청도 안해놓고 인양할 수 있는 것처럼 대대적으로 홍보해 투자자를 모으고 있어 사기가 의심된다"며 "신일그룹 경영진을 서울 남부지검에 사기혐의로 고발했다"고 말했다. 돈스코이호 인양을 위해 지난해 7월 포항지방해양수산청에 매장물 발굴 허가신청을 했고 현재 보완서류를 준비하고 있다고도 했다.

신일그룹은 이에 대해 사실과 다르다며 반박하고 있다. 신일그룹 관계자는 "2000년 동아건설이 발견한 것은 돈스코이호가 아니고 최근 우리가 발견한 것이 진짜 돈스코이호"라며 "침몰선은 최초 발견자가 소유한다는 국제관례에 따라 우리가 소유권을 갖는다"고 말했다. 검찰 피고발 여부에 대해서도 "연락받은 바 없다"고 말했다.

포항지방해양수산청 확인결과 돈스코이호 인양을 위한 매장물발굴허가신청을 정식으로 접수한 곳은 한 곳도 없다. 두 업체 모두 아직 정식 인양권리가 없는 것이다. 그러나 신일그룹은 20일 매장물 발굴 신고를 하고 오는 30일에는 유물 일부 공개, 9월에는 본체를 인양할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두 회사는 어떤 회사
신일그룹과 신일광채그룹은 ‘신일’이라는 이름을 쓰고 있지만 아무런 연관이 없는 별개의 회사다. 인터넷등기소에 따르면 신일광채그룹은 2015년 6월 설립됐고 신일그룹은 지난달 1일 세워졌다. 자본금은 1억원이다. 본점주소나 등기이사도 다르다. 서로 간에 지분관계가 있는지는 확인되지 않는다.

두 업체 모두 과거 '유토빌' 아파트로 유명한 신일건업의 이름을 빌리고 있지만 직접적 관계는 없는 것으로 보인다. 법인등기부등본상 신일건업은 2015년 파산했고 지난해 2월 폐업처리됐다.

신일그룹은 홈페이지에서 “1979년 설립된 신일건업을 모태로 한 글로벌 건설·해운·바이오·블록체인그룹”이라고 자신들을 소개하고 있다. 그러나 외부에 공식적으로 드러난 회사는 모두 올해 들어 설립된 신일그룹, 신일돈스코이호거래소 2개 회사 뿐이다. 신일그룹은 홈페이지에서 계열사로 신일건설산업, 신일바이오로직스, 신일국제거래소, 신일골드코인 등이 있다고 밝히고 있으나 대부분 법인 등록이 돼 있지 않다.

▲돈스코이호 가치는 얼마
신일그룹은 최근 돈스코이호의 가치가 10억 원이라고 말했다. 150조나 된다는 당초의 주장과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10억 원은 돈스코이호의 고철가격만을 산정한 것이다. 신일그룹이 보물선 가격을 낮춰 잡은 건 인양보증금 부담 때문이다. 배를 인양하려면 매장물 추정가액의 10%를 보증금으로 내야 한다. 매장물 가격이 높으면 그만큼 인양보증금도 커지게 된다. 400m 해상에서 6,000톤이 넘는 배를 인양하려면 적지 않은 돈이 든다. 아무리 많은 금은보화가 있어도 보증금을 적게 되면서 인양하는게 훨씬 이득이다.

신일그룹이 당초 말한 150조 원은 과장된 것으로 보인다. 현재 국내 금 시세는 g당 4만 8854원이다. 1㎏에 4884만 원, 1톤에 488억 5천만 원이다. 금괴 200톤(금화 5500상자)이라 해도 9조 7천억 원으로, 150조와는 거리가 멀다.

▲신일그룹과 제일제강
신일그룹이 보물선을 발견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제일제강 주가는 한 때 급등했다. 신일그룹이 인수하겠다고 한 제일제강이 보물선 테마주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제일제강 주가는 7월 들어서만 2배 이상 올랐고 지난 연말에 비해서는 4배 이상 상승했다. 보물선 발견 소식이 설왕설래하던 지난 16일 3200원으로 장을 마감한 뒤 17일에는 4160원으로 상한가를 기록했고 신일그룹이 보물선을 발견했다고 발표한 18일에는 장중 한때 5400원으로 이틀 연속 상한가를 기록했다. 그러나 제일제강이 이 날 김홍택 대표 명의로 “신일그룹이 최대주주가 아니며 보물선 사업과 일절 관계가 없다”고 공시하자 주가는 하향곡선을 그었다.
 
제일제강은 공시를 통해 “당사의 최대주주 최준석은 최용석, 류상미씨 등 개인들과 지난 5일 최대주주 변경을 수반하는 주식양수도 계약을 체결했다”며 “동 계약이 완료되면 최용석은 9.60%, 류상미는 7.73%의 지분을 인수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계약 완료 후 최대주주는 최용석(지분율 9.60%)으로 변경될 예정”이라면서 “따라서 당사는 신일그룹과 최대주주 관계가 아니며 보물선 사업과는 일체 관계가 없다”고 덧붙였다.

제일제강이 지난 16일 낸 공시에 따르면, 지난 5일 제일제강 최대주주인 최준석 외 1인이 최용석·류상미씨에게 451만주 185억 원에 양수도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금 18억 5천만 원은 당일 지급됐지만 아직 중도금과 잔금은 치러지지 않은 상태다. 중도금(40%)은 7월 25일, 잔금은 9월 7일 열릴 예정인 임시주총 이후 신임이사 등기 완료일인 9월 12일 지급될 예정이다.

▲드미트리 돈스코이호
돈스코이호는 1905년 러·일전쟁 당시 금괴 등을 싣고 가다 울릉도 인근에서 일본군의 공격을 받자 일본군에게 금괴를 빼앗기지 않기 위해 함선 지휘부가 고의로 침몰시킨 것으로 전해진다. 제정 러시아 장갑순양함인 돈스코이호는 배수량 5976톤의 증기·범선 혼용함이다.
돈스코이호는 2000년 동아건설이 선체를 발견했다고 주장하면서 화제를 모았다. 당시 동아건설은 법정관리가 진행 중이었지만 이 일로 주식은 연일 상한가를 쳤다. 인양작업은 더 진척되지 않았고 동아건설은 2001년 상장 폐지됐다. 돈스코이호 인양 소식만 듣고 주식을 샀던 투자자들은 큰 피해를 입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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