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한화생명 '일감몰아주기' 위법성 여부 실무검토 착수
공정위, 한화생명 '일감몰아주기' 위법성 여부 실무검토 착수
  • 강민우 기자
  • 승인 2018.06.28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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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집단국 "사익편취 규제 대상인지 살펴보겠다"...변칙부당거래 드러날 경우 3세경영 영향 가능성
                                      차남규 한화생명 대표이사 부회장

[금융소비자뉴스 강민우 기자] 한화생명(대표이사 차남규 부회장)이 연차휴가 사용촉진제도로 그룹 내 다른 계열사에 일감을 몰아주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됨에 따라 공정거래위원회가 이 사안의 위법성 여부를 놓고 실무적인 차원에서 법률 검토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생명보험업계 랭킹 2위인 한화생명은 그룹 내 계열사인 한화호텔앤리조트 상품권을 직원들에게 제공하고 있는데도 거래금액이 크지 않아 문제의 소지가 없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한화생명이 연차휴가 사용촉진제도를 활용하면서 일감몰아주기를 악용한 것인지를 놓고 공정위가 위법판정을 내릴 경우 한차례 큰 파문이 예상된다.

특히 최근 지배구조 개편 작업을 통해 일감 몰아주기 논란 해소에 속도를 내고 있는 한화그룹은 이 사안이 자칫 변칙부당거래 의심을 살 수도 있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현재 국세청이 교보생명, ING생명, 한화손해보험, KB손보 등에 조사요원들을 투입해 길게는 수개월간 일정으로 보험업계에 동시다발적인 세무조사에 착수한 상태이다.

공정위, 한화생명의 한화호텔앤드리조트 상품권 지급 놓고 조사관 파견 여부 등 다각적 검토

따라서 한화생명의 일감 몰아주기를 통한 편법증여 의혹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김승연 회장의 경영승계 문제에도 불통이 튈 가능성이 없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공정위 기업집단국 기업집단정책과 관계자는 28일 한화생명이 직원들에게 한화호텔앤리조트 상품권을 대량 지급한 것과 관련, "사익편취(일감 몰아주기) 규제 대상에 포함되는지 여부를 면밀히 살펴보겠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사익편취 규제 대상이 되려면 계열사와 총수일가 지분이 있는 관계사와의 거래조건이 통상적인 상례를 벗어나 얼마나 부당하게 유리한지, 또는 거래 규모가 상당한지 등 요건을 갖추어야 한다"며 "이러한 요건에 부합되면 당연히 규제대상에 포함된다"고 말했다.

공정위는 한화생명의 한화호텔앤드리조트 상품권 지급에 관해 조사관 파견 여부 등을 다각적으로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공정위는 이를 한화그룹의 일종의 ‘내부거래’로 파악하고 있지만 위법여부에 대해선 아직 신중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재벌들의 일감몰아주기를 막기 위한 '총수일가 사익편취 규제'가 지난 2014년 도입된 이후 일시적으로 줄어들었던 내부거래 비중이 최근 다시 증가세를 보이는 현실을 중시, 규제대상 기업에 대한 법집행을 강화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일감 몰아주기 통한 편법증여 의혹 확인될 경우 한화그룹 총수일가 이익 취하는 사례로 꼽힐 듯 

사익편취란 총수일가의 지분율이 높은 기업에 대해 대기업집단 계열사들이 일감을 몰아줌으로써 총수일가 주주가 부당하게 이익을 가져가는 행위를 뜻한다.

현행 공정거래법에서는 이러한 사익편취를 막기 위해 총수일가 자산 5조 원 이상의 대기업집단에서 총수 일가의 지분이 30%를 초과하는 상장사는 내부거래 금액이 200억 원을 넘거나 연 매출의 12% 이상일 경우 내부거래를 금지하고 있다. 비상장사는 총수일가 지분보유율 20%가 기준이다.

특히 총수일가의 지분율이 낮아졌다는 이유로 규제의 칼날을 피했지만 여전히 일감 몰아주기 등을 통해 총수일가가 직간접적인 이익을 취하고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이에 따라 최근 현행 규제의 사각 지대가 상당한 만큼 규제대상 지분기준을 강화하거나 간접지분까지 포함해 규제대상을 넓히는 식으로 사익편취 규제 개편이 이뤄질 전망이다.

한화생명이 한화호텔앤리조트 상품권을 직원들에게 제공한 행위가 일감몰아주기에 해당하는지에 대한 공정위의 판단이 중요한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만일 한화생명의 일감 몰아주기를 통한 편법증여 의혹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여전히 김승연 회장 등 한화그룹 총수일가가 직간접적인 이익을 취하는 사례로 꼽혀 공정위의 제재대상이 될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신봉삼 공정위 기업집단 국장은 "사각지대에 속한 회사들의 경우 규제 도입 전후 지분 매각, 비상장회사 상장 등을 통해 규제를 회피했다고 의심되는 사례들이 많았다"며 "총수일가 사익편취 규제의 실효성과 정합성을 확보하기 위해 제도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화생명, 최근 업무 위탁 보험사 내부거래서 자기 손해사정 부분 손봐야 하는 등 해결과제 산적

공정위 발표에 따르면 2014년 2월 사익편취 규제 도입 후 규제대상 회사의 내부거래는 11.4%에서 14.1%로 오히려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규제대상이 아니면서 총수일가 지분이 29~30%인 상장사의 내부거래도 같은 기간 20.5%에서 21.5%로 늘었다.

재계 주변에서는 한화그룹이 지배구조개편을 위해 계열사 간 합병 계획을 추진하고 있는 상황에서 예기치 못한 내부거래 논란에 휩싸일 경우 자칫 김승연 회장의 3세 경영승계 문제에도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한 관계자는 “한화생명은 그룹의 지배구조개편 흐름 말고도 최근 업무 위탁 보험사의 내부거래 지적에 따라 자기 손해사정에 대한 부분을 손을 봐야하는 등 자체적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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