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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구-정의선 경영승계 현대차그룹, 정부당국 ‘협공’에 주름살
정몽구-정의선 경영승계 현대차그룹, 정부당국 ‘협공’에 주름살
  • 이동준 기자
  • 승인 2018.06.21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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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세청, ‘鄭 부회장 개인 최대지분’ 현대엔지니어링 특별 세무조사..鄭 개인회사 '서림개발'은 공정위 타깃
        현대차그룹 정몽구 회장-정의선 부회장 부자

[금융소비자뉴스 이동준-김영준 기자] 현대자동차그룹이 정몽구 회장에서 정의선 부회장으로의 경영권 승계 문제를 놓고 진통을 겪고 있는 가운데 정부당국의 파상적인 공세에 직면했다. 국세청이 정의선 부회장이 개인 최대지분을 보유한 현대엔지니어링에 대한 특별 세무조사 돌입한데 이어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재벌그룹 총수일가의 비핵심 계열사 지분 매각을 요청, 정 부회장이 개인회사인 서림개발 지분을 어떻게 처리할 지 관심을 모은다.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이 현대엔지니어링에 대해 특별세무조사에 들어갔다. 업계에서는 이번 세무조사가 최근 현대차그룹에 대한 세무조사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국세청은 현재 현대자동차를 비롯해 현대글로비스에 대한 세무조사를 진행 중이다.

서울지방국세청은 21일 오후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현대엔지니어링 본사에 조사4국 인력을 투입, 회계장부등 관련 자료를 확보하면서 세무조사에 돌입했다고 밝혔다.

'저승사자' 서울국세청 조사4국, 21일 현대엔지니어링 전격 세무조사 착수..현재 현대차-현대글로비스도 세무조사중

이번 세무조사는 현대엠코와 합병하기 전인 2014년 1월 이후 약 4년 만에 받는 조사다. 특히 국세청에서 ‘저승사자’로 불리는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이 세무조사에 투입됐다.

업계에서는 이번 국세청의 세무조사가 현대차그룹과 관련이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현재 현대자동차와 현대글로비스도 세무조사를 받고 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현재 비상장 기업으로 현대차그룹 정의선 부회장이 개인 최대 지분(11.72%)를 갖고 있다. 기업 최대 지분은 현대건설(38.62%)이다.

관련업계에서는 현대엔지니어링이 향후 정의선 부회장 승계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현대엔지니어링은 그룹 차원에서 전폭적인 지원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지난 2014년 현대엠코(당시 정의선 25% 지분 소유)와 합병된 이후 그룹 차원의 전폭적 지원을 받았다. 지난 2015년 현대엔지니어링은 현대건설을 제치고 해외건설 수주 1위(총 57억4705만 달러)에 올랐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주가 급증으로 논란이 된 삼성SDS도 비슷한 절차를 거쳐왔다. 삼성은 상장 전 중요 매출을 창출하는 일감들을 삼성SDS에 몰아주었다”며 “현대엔지니어링도 향후 정의선 부회장 승계 및 상속세 납부 등을 고려하면 상장 가능성이 높다”라고 설명했다.

한편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의 승계를 위한 일명 ‘실탄창고’로 불리는 서림개발이 여론의 도마 위에 올랐다. 김상조 공정위원장이 재벌그룹 총수일가의 비핵심 계열사 지분 매각을 요청하면서, 정 부회장이 개인회사인 서림개발 지분을 어떻게 처리할 지 관심이 집중되어서다.

정의선 부회장 승계 위한 ‘실탄창고’ 서림개발, 여론의 도마 위에..현대차그룹 승계작업 위한 사실상 '전초기기' 역할 

서림개발은 정 부회장이 지난 2009년 120억원을 유상증자해 지분 100%를 보유한 개인회사로, 부동산임대업 및 소 사육업을 주축으로 한다. 실적이 별로 좋지 않다. 서림개발의 지난해 영업손실은 2억800만원으로 2016년 1억6500만원에 비해 26.1% 증가했다. 지난 9년간 단 한 번도 흑자를 기록한 적이 없다. 정 부회장이 지난 2013년, 2016년, 2018년 등 3회에 걸쳐 총 20억원 가량의 유상증자를 단행하면서 겨우 연명하는 꼴이다.

손실만 내는데도 현대차 그룹의 엄청난 규모에 비해 상대적으로 '구멍가게'에 불과한 이 기업을 정 부회장이 놓지 못하는 이유는 서림개발이 현대차그룹의 승계작업을 위한 사실상 핵심 '전초기지'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서림개발은 부동산임대업이나 소 사육업이 아니라, 경기도 광주시 퇴촌면 일대에 보유한 약 132만㎡(42만평)의 토지를 관리한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해당 토지의 공시지가는 약 200억원에 이른다. 정 부회장의 유상증자 액수를 고려해도 상당한 차익이 발생한 셈이다.

게다가 해당 토지 일대에 송파~양평 고속도로 개통이 예정되면서 시세는 더욱 오르고 있다. 해당 토지의 시세는 공시지가의 3~5배 수준이라는고 한다. 이 시세를 적용하면 정 부회장은 서림개발 만으로 약 1천억원의 수익을 거둘 전망이다. 부친 정몽구 회장의 지분 승계에 필요한 수 조원의 양도세를 고심 중인 정 부회장에게 서림개발 및 그 자회사 서림환경기술이 보유한 퇴촌면 토지가 중요한 이유다.

문제는 서림개발이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재벌들에게 당부한 지적사항에 해당된다는 점이다. 김 위원장은 지난 14일 기자간담회에서 SI(시스템통합), 물류, 부동산관리, 광고회사 등을 예로 들며 총수 일가가 비핵심 계열사 지분을 처분해달라고 요청했다. 이른바 '일감몰아주기' 논란을 미연에 방지하려는 취지다. 서림개발은 사실상 퇴촌면 일대 부동산관리를 중점으로 맡고 있다. 현대차그룹으로서는 비주력 관계사다. 승계작업을 고려하지 않는다면 굳이 정 부회장이 적자회사에 거액을 투자하며 100%의 지분을 유지할 이유가 없다.

서림개발은 현대차그룹 계열사와의 내부거래가 없지만 지난 2014년까지는 현대엠코(현 현대엔지니어링)에게 보유한 토지를 빌려주고 매년 1억8000만원의 임대료를 받아왔다. 현대엠코가 2009년~2013년까지 서림개발에 지급한 임대료는 총 8억1500만원이다.

현대엠코, 정의선 소유 서림개발 운영비 지원 위해 필요없는 토지임대 의혹도.."지배구조 개편 앞두고 상당한 부담감"

사업보고서 상에는 “수의계약을 통한 조경사업용 묘목 등 식재 목적 토지 장기임대”라고 설명돼 있다. 하지만 현대엠코와 같은 대형건설사가 조경 전문업체에 하도급을 주지 않고 조경수를 직접 기르는 경우는 업계 관행상 예외적이다.

일각에서는 현대엠코가 정 부회장 소유의 서림개발 운영비를 지원하기 위해 필요없는 토지를 임대했다는 의혹이 나오기도 했다. 논란이 불거지자 서림개발이 현대엠코로부터 받는 임대료는 2013년 8000만원, 2014년 1500만원으로 줄었으며 2015년부터는 내부거래를 하지 않고 있다.

앞서 김상조 공정위원장은 “일감몰아주기 논란이 대주주 일가가 비주력·비상장 계열사 지분을 보유하면서 발생하는 만큼 더 이상 논란이 생기지 않도록 (총수일가는) 근본적인 해결책을 강구해 달라”고 강조했다. 또 “대기업집단의 대주주 일가들이 비주력·비상장 계열사 주식을 보유하고 일감몰아주기 논란이 계속된다면 언젠가 공정위의 조사대상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업계관계자들은 "현대차그룹이 공정위의 일감몰아주기 개선 압박 외에도 국세청의 본사에 대한 세무조사에 착수하면서 파상공세에 직면한 인상"이라며 "정의선 부회장으로서는 아버지 정몽구 회장으로부터 경영권 승계를 둘러싼 지배구조 개편작업을 앞두고 상당한 부담감을 느낄 것"이라고 관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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