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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용비리 수사결과 이르면 14일쯤 발표..금융권 '오들오들'
채용비리 수사결과 이르면 14일쯤 발표..금융권 '오들오들'
  • 최영희 기자
  • 승인 2018.06.04 0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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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영주 KEB하나은행장 구속영장 기각..KB-하나금융 등 CEO 기소 가능성에 '살얼음판'
                                       함영주 KEB하나은행장

[금융소비자뉴스 최영희 기자] 6월 들어 날씨가 섭씨 30도를 오르내리는 등 한 여름철을 방불케 하고 있으나 금융권은 오들오들 떨고 있다. 이달 중순께로 예상되는 검찰의 채용비리 수사 결과 발표를 낙관할 수 없는 탓이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비록 함영주 KEB하나은행장에 대한 검찰의 구속영장 신청이 기각되면서 하나금융이 경영 공백에 대한 우려는 덜었지만, 다른 금융계 최고경영자(CEO)에 대한 기소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검찰이 현직 은행장은 물론 회장까지 겨냥하는 등 수사 강도를 높여가고 있다. 현재 하나은행을 포함해 국민은행, 대구은행, 부산은행, 광주은행 등 다섯 곳이 채용비리 의혹으로 수사를 받고 있다.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 지난달 29일 검찰 소환..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도 지난달 9일 소환조사

신한금융지주의 채용비리 의혹에 대해서도 검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김정태 하나금융지주회장이 지난달 29일 검찰에 소환됐고 이에 앞서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도 지난달 9일 소환조사를 받았다. 검찰 관계자는 “하나은행에 대한 기소를 완료한 뒤 수사 결과를 내놓을 생각”이라며 “6·13 지방선거가 끝나는 이달 중순께로 발표 날짜를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이르면 14일쯤 수사결과가 발표될 전망이다.

사상 초유의 은행장 구속 위기에 놓였던 하나금융은 그동안 말을 아끼다 영장 기각 소식이 알려지자 '법원의 판결을 존중하고 환영한다'라는 취지의 입장을 밝혔다. 하나금융이 이처럼 말을 아낀 이유는 함 행장이 구속될 경우 2000년대 들어 첫 은행장 구속이라는 오명을 쓸 수 있어서다. 하나금융은 물론 금융권 전체가 입게 될 리스크를 고려해 말을 아꼈다는 후문이다.

영장이 기각되긴 했지만, 하나금융이 긴장을 늦추기는 아직 이르다. 박인규 전 DGB대구은행장에게 경찰과 검찰이 총 3차례에 걸쳐 구속영장을 신청·청구했다는 점에서 검찰이 함 행장을 상대로 또다시 구속영장을 청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이날 영장실질심사에 참석한 함 행장이 "김정태 회장의 지시는 없었다"고 했지만, 여전히 검찰 수사의 칼끝이 김 회장을 향할 가능성은 있다. 검찰이 김 회장을 상대로 구속영장을 청구하지 않더라도 이미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한 만큼 함 행장과 김 회장을 기소할 가능성은 충분하다. 검찰이 '혐의가 있다'고 판단해 기소할 경우 함 행장은 물론 김 회장을 향한 사퇴 압박이 거세질 수 있다.

불구속에도 함 행장의 거취 역시 확실치 않다. 이광구 전 우리은행장이 구속영장 청구 직후 은행장에서 물러난 만큼 함 행장 역시 은행장 신분으로 향후 검찰 조사를 받을 가능성은 적은 편이다. 실제 함 행장은 전날 '은행권 청년창업재단 출범 6주년 기념식'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함 행장이 사의를 표명할 경우, 하나은행은 당분간 은행장 대행체제로 가게 된다.

현재 하나-국민-대구-부산-광주은행 등 5곳이 채용비리 의혹..신한금융지주도 최근 검찰이 수사 착수

함 행장의 영장 기각으로 분위기가 반전되는 듯하지만 은행권의 긴장감은 여전하다. 검찰이 현직 은행장은 물론 CEO까지 겨냥하는 등 수사 강도를 높이자 채용 비리에 휩싸인 다른 은행들마저 덩달아 긴장하고 있다. 현재 하나은행을 비롯해 KB국민은행, 대구은행, 부산은행, 광주 은행 등 5곳이 채용 비리 의혹을 받고 있다. 신한금융지주의 채용 비리 의혹에 대해서도 최근 검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대구은행은 4일로 예정된 김경룡 대구은행장 내정자 취임을 위한 임시주주총회를 연기했다. 김 내정자의 채용비리 관련 수사가 여전히 진행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앞서 곽형섭 서울서부지법 영장전담판사는 지난 1일 “피의사실에 대해 다툴 여지가 있고 모든 사정을 고려하면 구속 사유와 필요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며 함 행장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를 기각했다.

함 행장의 영장 기각에도 금융계의 긴장감과 불안감은 여전하다. 금융계에선 검찰이 무분별한 영장청구 등 무리한 수사를 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불만도 나온다. 한 시중은행 고위 관계자는 “지난 1월 채용비리 혐의로 신청된 이광구 전 우리은행장의 구속영장 역시 기각되지 않았냐”며 “금융계에 대한 채용비리 수사가 특별한 성과 없이 길어지면서 각 은행 고위 임원진의 경영활동이 제약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채용비리 수사가 반년 넘게 지속되면서 금융그룹 계열사들이 추진하고 있는 신사업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금융당국은 주요 최고경영자들이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는 이유로 각 금융회사의 신사업과 관련해 인가 심사를 뒤로 미루고 있다. DGB금융지주의 하이투자증권 인수 심사, 하나자산운용의 하나UBS자산운용 지분 인수 심사, KB증권의 단기금융업 인가 심사 등이다. KB금융지주는 ING생명 인수 추진도 잠정 보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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