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소비자뉴스 김영준 기자] 주연 빠진 조연들 만의 잔치-. 삼성그룹 창업자 호암 이병철 회장을 기려 제정된 호암상 시상식이 1일 오후 서울 중구 호암아트홀에서 열렸다. 그러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총수 일가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참석하지 않았다.
1일 재계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글로벌 비즈니스 파트너들과의 미팅과 해외 시장 점검을 위해 전날 출국했다. 지난 2월 집행유예 석방 이후 이 부회장의 세 번째 해외 출장이다.
이 부회장은 지난 2월 집행유예로 석방된 지 한 달여만인 지난 3월 첫 출장으로 유럽과 북미 등을 다녀왔다. 삼성의 차세대 성장동력인 인공지능(AI) 사업 등을 점검하는 글로벌 행보였다. 이달초엔 중국, 일본 등을 찾아 아시아 지역 주요 거래선과 협력사들을 만났다. 세 번째 출장에서도 이 부회장은 글로벌 협력사들과 AI 사업 협력방안을 모색할 것으로 관측된다.
해외 출장으로 이 부회장은 이날 오후 3시 호암아트홀에서 열린 호암상 시상식에도 불참했다. 이 부회장이 마지막으로 호암상 시상식에 참석한 것은 2016년이다. 와병 중인 이건희 회장과 이 회장 부인인 홍라희 전 삼성미술관 리움 관장, 여동생인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물산 패션부문 사장도 시상식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이 부회장은 당분간 대규모 인원이 모이는 공식 행사에 참석하기보다는 경영 현안을 챙기는 데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미래 먹거리 사업을 추진하기 위한 글로벌 행보는 계속 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그룹 창업자인 호암(湖巖) 고(故) 이병철 회장을 기려 제정된 호암상 수상식에는 오너 일가가 참석해 직접 수상자들을 축하하는 것이 전통이었다. 지난해에는 이건희 회장이 와병 중인 데다가 이 부회장이 구속수감 중이어서 총수 일가 없이 시상식이 열렸다.
지난 2014년부터 장기 와병 중인 이건희 회장과 부인 홍라희 여사, 아들 이재용 부회장, 딸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물산 사장 등 총수 일가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참석하지 않았다.
삼성전자 측은 “이 부회장이 글로벌 비즈니스 파트너들과의 미팅 및 해외 시장 점검을 위해 31일 출국했다”고 밝혔다. 대신 권오현 삼성전자 회장과 윤부근 부회장 등 삼성 계열사 대표이사와 최고경영진들이 대거 참석했다.
호암상은 고 이병철 삼성 창업주의 인재 제일과 사회공익 정신을 기려 학술·예술 및 사회발전과 인류복지 증진에 탁월한 업적을 이룬 인사에게 주는 상이다. 1990년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주도로 시작돼 올해까지 총 143명의 수상자들에게 244억원의 상금을 수여했다.
올해 수상자는 Δ과학상 오희(49) 예일대 석좌교수 Δ공학상 박남규(58) 성균관대 교수 Δ의학상 고규영(61) KAIST 특훈교수/IBS 혈관연구단장 Δ예술상 연광철(53) 성악가 Δ사회봉사상 강칼라(75) 수녀 등 5명이다. 시상식에는 수상자 외에도 손병두 호암재단 이사장, 염수정 추기경, 성낙인 서울대 총장, 윤호근 국립오페라단 예술감독 등 각계 인사 500여명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