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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에 '노조의 봄'이 온다고?…복직거부 등으로 미뤄 노조인정은 '허언극'
삼성에 '노조의 봄'이 온다고?…복직거부 등으로 미뤄 노조인정은 '허언극'
  • 박홍준 기자
  • 승인 2018.06.01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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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노조경영'폐기 시사는 노조파괴문건수사 무마용 '제스처' …삼성 4개 민주노조, 7월 대규모 파업예고
▲삼성의 ‘노조와해’ 의혹과 관련해 검찰이 지난 4월 삼성전자서비스 지사와 관계자 주거지 등에 대한 압수수색에 착수해 검찰 관계자들이 압수품을 옮기고 있다.
▲삼성의 ‘노조와해’ 의혹과 관련해 검찰이 지난 4월 삼성전자서비스 지사와 관계자 주거지 등에 대한 압수수색에 착수해 검찰 관계자들이 압수품을 옮기고 있다.

[삼성전자서비스 박홍준 기자] 삼성이 ‘무노조경영’에 종지부를 찍은 것인가. 삼성전자에 창립49년 만에 노조가 설립되고  앞서 삼성전자서비스가 협력센터 노동자를 직접고용하기로 한 전향적인 변화의 모습을 보이면서 삼성이 마침내 노조를 인정한 것으로 여겨졌다.

하지만 삼성이 무노조경영을 폐기할 것으로 단정하기는 아직은 이르다. 삼성전자 직원 2명이 노동조합 설립신고서를 냈고, 보완 절차를 거친 후 2월 23일 설립신고증이 교부돼 삼성전자에 설립이래 처음으로 노조가 들어섰다. 이 노조가 앞으로 세를 불려가면서 노조기능을 제대로 할수 있을지는 알 수 없지만 현재 조합원이 퇴직을 앞둔 고참 직원 2명이라는 점에서 노조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을 지는 의문이다. 이 노조가 노조 모양만 갖추고 제기능을 하지 못해 유명무실한 존재로 남을 경우 삼성전자의 무노조경이 막을 내렸다고 볼 수는 없다. 노동계에서는 이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삼성이 삼성전자서비스 협력업체 노동자들을 직접고용하고 노조활동을 인정하겠다고 약속했지만 해고된 노조간부의 복직을 거부하고 단체교섭에 불성실하게 임하는 태도로 보아 무노조경영원칙은 여전히 살아있는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좀 더 지켜볼 일이지만 최근 삼성의 '노조인정'약속은 빈말에 그칠 공산이 짙다.

삼성이 검찰의 노조파괴문건 수사를 계기로 노조를 인정하고 활동을 보장하겠다고 약속했고 보면 노조활동을 하다 억울하게 해고된 노조간부들을 복직시키는데 주저할 하등의 이유가 없다. 그러나 삼성은 지금까지 아무런 대답이 없다. 

삼성전자서비스 협력센터 노조지회 등은 지난 2014년 삼성전자서비스 협력사들의 위장폐업 과정에서 해고된 위영일 삼성전자서비스 전 지회장과 신장섭 전 사무국장의 복직을 요구하고 있다. 또한 삼성에서 노조 결성을 추진하다 해고된 삼성전자 박종태, 이천전기 김성환(삼성일반노조 위원장), 삼성중공업 이재용씨에 대한 복직도 요구하고 있다.

이에 대해 위영일 전 노조지회장은 “본인과 신장섭 전 사무국장은 노조지회 측으로부터 복직문제와 관련, 아무런 연락도 받은 적이 없는 상태"라며 "빠른 시일내에 해고노동자에 대한 대책마련을 위한 공문을 노조지회측으로 보낼 예정이며 또한 삼성과 노조지회가 교섭을 했다면 피해당사자를 배제하고 교섭을 한 블라인드 교섭이 돼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위 전 지회장은 삼성전자서비스 노사 합의에 따라 복직을 요구했으나 삼성에서 답이 없어  법원과 검찰에 소송과 부당노동행위 고발한 상태다. 그는 검찰조사과정에서 삼성전자서비스가 협력사에 위장폐업과 노조 주동자 해고를 지시한 증거가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면서 즉각적인 복직을 요구했다. 그렇지만 삼성은 이들의 복직문제를 협의할 의향이 전혀 없을 뿐더러 거부의사 굳힌 상태다. 

삼성은 노조와의 단체교섭에도 지극히 불성실한 태도로 임해 무노조경영시대의 행태를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고 삼성노조관계자들은 전했다. 삼성웰스토리의 경우 노조가 지난해 4월 사측에 노사협상을 제안했으나 회사는 교섭을 경총에 위임하고 직접대화를 거부하는 바람에 단체협상은 6개월 째 교착상태다. 이진헌 노조 위원장은 “노조와 직접대화를 거부하고, 노조의 기본적인 요구조차 거부하고 있다”면서 “삼성의 (무노조 경영) 태도에 전혀 변화가 없다”고 말했다.

삼성에스원 노조는 지난해부터 그나마 회사와 직접 협상을 시작했으나 13차례의 만남에도 불구하고 협상은 장기간 타협점을 찾지 못하고 지지부진하다. 원청사인 삼성전자서비스가 직접고용 전환에 합의한 삼성전자서비스 지회도 그동안 사측과  다섯 차례 만나 후속조처를 논의했으나 처우문제 등에서 팽팽한 의견대립으로 합의에 이르지 못하고 있다.

금속노조 삼성전자서비스 지회, 삼성(물산)지회, 삼성웰스토리 노조, 삼성에스원 노조 등 4개 삼성 계열사 민주노조들은 지금까지 삼성측이 보인 협상태도로 보아 과연 삼성이 실질적으로 노조를 인정하는 쪽으로 변할 것인지는 현재로서는 매우 회의적이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들은 삼성이 변화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면  7월 연대 파업을 추진하겠다고 예고했다.

이들은 다음달 14일 청와대 앞에서 삼성 무노조 경영 완전 폐기와 노조파괴 문건 사건에 대한 철저한 조사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기로 했다. 조장희 삼성지회 부지회장은 “삼성이 그 때까지 아무런 변화가 없다면 4개 노조 연대로 총파업을 병행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삼성노조 관계자들은 삼성이 진정으로 무노조 경영을 폐기할 생각이 있다면, 과거 노조파괴와 부당노동행위에 대한 진정한 사과, 어용노조 해산, 성실한 노사 교섭, 노동탄압 피해자에 대한 보상과 부당해고자 복직을 즉각 시행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이들은 삼성이 계속 꽁무니를 뺀다면 삼성전자서비스 노사 합의는 검찰의 노조파괴 문건 수사를 무마하기 위한 시간끌기로 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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