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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에셋 박현주 '경영 2선', 지배구조 바꾸지 않겠다는 의도?
미래에셋 박현주 '경영 2선', 지배구조 바꾸지 않겠다는 의도?
  • 이동준 기자
  • 승인 2018.05.25 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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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경영 전념하고 국내사업 전문경영인에 맡겨…실질적 총수인데 지배구조개편 손 뗄수 있나?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

[금융소비자뉴스 이동준 기자]박현주 미래에셋 금융그룹회장이 국내경영에서 손을 떼고 2선으로 물러나 글로벌경영에만 전념키로 한 것은 파상적으로 밀려드는 정부의 지배구조개선 압박을 피하고 보자는 응급처방으로 보인다.

박 회장 ‘2선 퇴진’은 재벌개혁을 추진하고 있는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의 미래에셋대우그룹 지배구조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을 벗어나자는데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김 위원장은 학자 시절 미래에셋그룹의 지배구조에 대해 “다른 재벌들이 써온 각종 편법을 총망라한 것”이라면서 “몇 대째 내려온 다른 재벌그룹에 비해 훨씬 후진적”이라고 비판했다.

박 회장의 개인 회사인 미래에셋컨설팅이 미래에셋캐피탈을 통해 각종 상호출자 방식으로 그룹을 지배하는 구조를 강하게 질타했다. 공정거래위원장이 된 후에는 미래에셋그룹의 일감 몰아주기 등에 대해 조사를 벌이고 있다. 김 위원장은 미래에셋대우를 비롯해 국내 기업에 소유와 경영을 분리한 전문경영인 체제가 필요하다고 강조해왔다.

박 회장의 이번 결단은 김 위원장의 이같은 지배구조개편압력에 호응하는 모양새를 갖추고 있다. 박 회장은 지난 23일 회장직을 내려놓고 글로벌경영전략고문으로 선임되면서 “국내 경영은 전문가 시대를 열어가겠다”고 밝힌 것도 이런 맥락이다. 그는  최현만 수석부회장, 조용기 미래에셋대우 대표이사 등 전문경영인이 국내경영을 전담하는 전문경영인시대를 열것임을 천명했다.

박 회장의 2선 후퇴로 사익편취 등 박 회장에 의한 리스크가 그룹내로 전이되는 위험은 어느정도 덜어지는 효과가 기대된다. 대주주가 회장 등의 직책으로 직접적으로 경영에 참여한다면 대주주로 인한 오너리스크위험의 그룹내 전이 가능성이 높지만 전문경영인제도를 도입한다면 이 같은 우려는 다소 해소될 수 있다.

하지만 박 회장이 국내경영에서 손을 뗀다고 회서 그가 모든 책임을 벗을 수는 없다. 미래에셋대우그룹은 박 회장이 단순히 국내경영에서 손을 뗀다고 해서 경영책임이 면해지지 않을뿐더러 지배구조도 정부의 재벌개혁에 맞춰 개편할 수밖에 없는 입장이다.

금융리스크의 계열사간 전이로 금융그룹전체가 휘청거리는 일이 없도록 하기위해 금융당국이 추진하고 있는 금융그룹통합감독제만 하더라도 박현주 회장이 주도적으로 개편하지 않는 한 불가능한 일이다.  지배구조개편도 박 회장이 나서지 않는 한 이뤄질 수 없는 상황이다. 그래서 일각에서는 박 회장의 2선 후퇴는 정부의 지배구조개선 압박을 회피하자는 의도로 해석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이 지난달  ‘금융그룹 통합감독 제도’를 설명하면서 개선해야할 사항 9가지를 들었는데 그 중 6가지가 미래에셋과 관련된 것이어서 박 회장은 2선 후퇴에도 오너로서 이 문제를 손대지 않을 수 없다. 미래에셋이 네이버와 5천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교환해 자기자본을 키운 것과 그룹 계열사들이 특수목적회사(SPC)에 출자해 글로벌 상장지수펀드(ETF) 운용사 인수한 점 등이 ‘금융 리스크’를 키운다는 등의 지적은  박 회장이 직접 풀어야할 개선과제다.

박 회장이 ‘2선 후퇴’를 선언했지만 실질적으로 그룹을 지배하고 있다면 현재 진행되고 있는 일감몰아주기 조사 등에 대한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박 회장의 국내경영에서 후선으로 물러나더라도 공정위가 박 회장을 그룹 총수로 보는 이상 실질적으로 책임을 피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공정위는 얼마 전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투자책임자(GIO)도 지분율을 낮추고 등기이사에서도 물러났지만, 회사에 실질적인 영향력을 끼친다고 간주, 총수로 지정했다. 이에 비추어 공정위는 박 회장이 국내경영에서 손을 뗀다고 하더라도 실질적으로 그룹을 지배하는 총수로 보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박 회장이 고문직으로 물러나서 그룹에 전반적인 영향력을 행사한다면 책임은 지지 않고 권한만 행사한다는 문제가 따를 수도 있다고 지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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