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의종의 경제프리즘] 열풍 속 태양광발전사업의 경제학
[권의종의 경제프리즘] 열풍 속 태양광발전사업의 경제학
  • 권의종
  • 승인 2018.05.11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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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 회생, 에너지 생산, 환경 보전, 재정 절감의 ‘일석사조’ 대안..정부의 창의적 발상 긴요

[권의종의 경제프리즘] 태양광발전이 열풍이다. 탈(脫)원전을 표방한 정부의 신재생에너지정책에 힘입어 태양광발전사업이 붐이다. 농어촌, 산간, 도서벽지 가릴 것 없이 발전소가 우후죽순으로 생겨난다. 별다른 기술 없이도 안정적 수익을 올리고 개발이후 지가상승까지 기대된다는 달콤함에 농업인들의 귀가 솔깃하다. 태양광발전소가 전국적으로 3만개에 육박한다는 추산이다. 이미 발전시설 허가면적만도 2010년 30㏊이던 것이 지난해에는 681㏊까지 폭증했다.

시설 난립에 따른 민원도 속출한다. 주거환경 침해와 발전량이 많은 곳에서는 전자파 발생을 걱정한다. 전기 모듈이나 시설 등의 폐기물도 골칫거리다. 지자체들이 제동을 걸고 나섰다. 전국 지자체 226곳 가운데 약 100곳이 농촌 태양광발전시설 설치에 관한 사항을 조례로 정해놓고 규제에 나서고 있다. 대부분 주거지역과 도로에서 최소 100m, 최대 2㎞ 이상 떨어져야 태양광발전시설 등으로 개발을 허가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규제를 위해 조례 제정을 추진하는 지자체는 앞으로 더 늘 것으로 보인다.

규제를 피해 설치지역이 차츰차츰 산지나 호수 등으로 옮겨가는 양상이다. 그럴수록 부작용만 커진다. 공사를 위해 수십 년 된 나무들이 벌목되고 오래된 숲이 사라진다. 산림 훼손, 산사태. 토사 유출 등의 피해가 늘고 있다. 지목 변경으로 고지대에까지 발전소가 들어선다. 수려한 자연경관이 망가지고 있다. 설치비용도 늘어난다. 도로나 마을에서 멀리 떨어질수록 한전선로 확보 등에 추가 비용이 들기 때문이다. 수익성이 악화되고 관리는 더 어려워진다.

인허가도 까다로워지고 있다. 농협경제지주가 2017년 농촌 태양광발전사업 신청자를 대상으로 인허가 현황을 분석한 결과를 보면 신청자 286명 가운데 105명만 설치가 가능했다. 181명은 인허가를 받지 못한 것으로 조사되었다. 그 사유로는 ‘지자체의 거리제한 위반’이 73명(40%)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맹지 규정 적용’ 29명(16%), ‘한국전력 선로부족’ 27명(15%), ‘농업진흥구역 내 위치’ 21명(12%) 순이었다. 이밖에 ‘개발제한구역 내 위치’ 7명(4%), ‘경사도 제한 초과’ 5명(3%), ‘내부지침 위반’ 4명(2%)으로 나타났다.

시설 난립 → 자연 훼손 → 민원 속출 → 수익성 악화 등 제반 문제점 속출

농업진흥구역 내에 농지를 소유한 농업인의 불만이 특히 크다. 축사나, 주택, 처리시설 등 건축물 위에서나 태양광발전사업이 가능하도록 규정한 농지법령 때문이다. 그나마 이것도 시설 준공 후 1년이 지난 후 신청을 해야 가중치 1.5를 받을 수 있다. 하지 말라는 얘기나 다를 바 없다. 19년째 쌀 과잉생산으로 농가소득이 바닥에 떨어지고 정부는 정부대로 이를 보전키 위해 막대한 재정 지출을 하는 현실과는 전혀 동떨어진 조치다.

한국 농정의 양대 고민거리인 태양광발전사업과 쌀 과잉생산의 문제를 따로 떼어놓고 보는 근시안적 행정 탓이다. 거시적인 안목에서 성격이 다른 두 사안을 상호 연계시켜 관찰하면 의외의 해답을 찾을 수 있다. 자연환경을 훼손치 않으면서 태양광 발전과 쌀 과잉생산의 고민을 동시에 해소할 수 있는 대안이다. 연간 40만톤 가량의 과잉생산량에 해당하는 면적의 농업진흥구역에 태양광발전소 설치를 허용하는 방안이다. 돌연한 역발상으로 여겨질지 모르나 기대효과 만큼은 실로 탁월하다.

당장 정부의 재정 부담을 크게 줄일 수 있다. 벼 재배면적 축소에 따라 고정직불금이 절감된다. 쌀 공급 감소에 따른 시장가격 상승으로 목표가격과 시장가격간 차액의 85%를 지급하는 변동직불금 또한 대폭 절약이 가능하다. 실제로 2016년산 쌀에 지원된 양 직불금은 2조3천억원을 넘었다.

2017년산 쌀 변동직불금은 5,393억원으로 전년의 3분의 1 수준이었다. 산지 쌀값이 80㎏ 기준 17만원대로 역대 최고 수준이었던 때문이다. 재정 부담은 줄었지만 정부가 쌀값을 올리기 위해 1조원을 들여 공공비축미와 시장격리곡을 매입했다. 쌀 수매와 변동직불금에 1조5천억원이 들어갔고 고정직불금까지 감안하면 2조원 넘게 들어갔다. 이 말고도 정부는 매년 6천억원이 넘는 쌀 보관비용을 대고 있는 실정이다.

“문제를 문제로 보면 문제로 남고, 기회로 보고 기회를 찾다보면 기회가 온다”

농가 소득도 높일 수 있다. 논 1ha당 벼 재배 소득은 직불금을 합해도 797만원 수준에 불과하다. 이에 비해 태양광발전사업의 수입은 벼농사의 수 배 이상이라는 계산이다. 태양광 패널 아래에 다른 작물을 재배하거나 미꾸라지 등 수산물을 양식할 경우 추가 수입도 얻을 수 있다. 벼농사를 계속하는 농업인들도 전체적인 쌀 생산량 감소로 인한 가격 상승으로 소득 증가를 기대할 수 있다.

설치비용도 상대적으로 저렴하다. 농업진흥구역 내 시설 설치는 산악지대에 비해 비용이 적게 든다. 도로, 전기 등 기반시설이 잘 구비되어 작업이 수월하기 때문이다. 접근성도 양호해 유지 보수나 관리도 편하다. 거주지역과도 멀리 떨어져 있어 민원발생의 소지 또한 크지 않다. 그럴 리 없겠지만 만의하나 식량안보가 우려되는 비상 국면에서도 설비 제거가 용이해 금세 농지로 되돌릴 수 있다.

눈에 보이지 않는 더 큰 장점은 무분별한 난개발에 따른 환경훼손을 막고 자연경관을 보존할 수 있다는 점이다. 자연 파괴는 한 순간에 벌어지지만 원상 복구에는 엄청난 노력과 비용과 장구한 시일이 소요된다. 벌거벗은 민둥산이 울창한 숲으로 돌아오기까지 30년 넘는 긴 세월이 필요했던 사실을 우리는 몸소 체험했다.

농촌 회생, 에너지 생산, 환경 보전, 재정 절감의 난제를 일거해 해결할 수 있는 방안으로 현재로서는 농업진흥구역 내 태양광발전사업 만한 게 없다. ‘일석사조’의 유망 대안이다. 문제를 문제로 보면 문제로 남지만, 기회로 보고 기회를 찾다보면 기회가 찾아오게 마련이다. 특히 정부 부문의 창의적 발상이 긴요해지는 까닭이다.

필자 소개
권의종
(iamej5196@naver.com)
- 논설실장 겸 부설 금융소비자연구원장
- 호원대학교 무역경영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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