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종규 KB금융 회장, 리딩뱅크 달성에도 ‘사면초가’
윤종규 KB금융 회장, 리딩뱅크 달성에도 ‘사면초가’
  • 김영준 기자
  • 승인 2018.05.02 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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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손녀 특혜채용' 국민은행원 87.8%가 “사퇴” 요구..검찰 수사로 '가시방석' 올라

# KB금융그룹 내에서 윤종규 회장은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고졸 행원으로 시작해 은행장과 금융지주 회장에 올랐기 때문이다. 그래서 별명도 ‘상고 출신 천재’다. 윤 회장은 2008년 KB금융이 출범한 이래 처음 내부 승진한 인사이기도 하다. 그러나 은행권 채용비리의 태풍이 거센 가운데 노조와의 불협화음으로 지난 해 연임을 시작하자마자 ‘중도퇴진’의 위기에 몰려있다. 본지는 ‘위기의 KB금융’이라는 주제로 연재를 시작한다.#

[금융소비자뉴스 김영준-이동준 기자]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의) 종손녀(친누나의 손녀)가 지원한 사실조차 몰랐다는 윤 회장 측의 해명을 믿을 수 없습니다”, “노조 설문조사에 참석한 4703명 중 93%는 ‘채용비리는 정당하지 않다’고 답했습니다”, ‘윤종규 회장이 사퇴해야 한다’는 응답도 87.8%에 달하는 만큼 경영진에게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검찰의 수사칼날이 상층부로 향하고 있는 KB국민은행의 채용비리 논란에 대해 은행 직원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얼마 전 KB국민은행 노동조합이 밝힌 주요 내용이다. 노조원들가운데 10명 중 9명은 “채용절차가 정당하지 않았다”고 답변한 것으로 나타났다는 것이다.

전체 조합원 1만 2000명 중 4700여명이 응답한 결과다. 또한, 채용비리에 직접적으로 연루된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의 퇴진 여부에 대해서도 대다수가 찬성했다. 이에 KB국민은행 노조는 최근에도 윤종규 회장의 자진사퇴를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다.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신한금융 제치고 ‘리딩뱅크’ 꿈을 이룩한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사면초가(四面楚歌)' 위기

특히, 지난 2015년 공채 당시 종손녀를 특혜 채용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윤종규 회장에 대해서도 응답자 중 87.8%가 “사퇴해야 한다”고 답변했다. “사퇴하지 않아도 된다”고 답한 응답자는 12.2%에 불과했다.

박홍배 노조위원장은 “질문은 다르지만, 윤종규 연임 찬반 설문 당시 사측이 설문에 개입한 것 대해서도 약 80%의 조합원이 반대한 것과 비교했을 때 지금 당장 사퇴해야 한다는 수가 더 많다는 것을 알 수 있다”면서 윤 회장이 이미 KB금융에서 신임을 상실한 사실을 지적했다.

우리나라 금융권에서 신한금융을 제치고 지난 해 ‘리딩뱅크’의 꿈을 이룩한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이 ‘사면초가(四面楚歌)'의 위기에 빠져 있다.

국민은행 채용비리 혐의로 전직 국민은행 부행장 등 직원 3명이 구속된 가운데 검찰의 수사칼날이 자신을 향해 달려오고 있다, 또 KB금융의 구성원인 일반 행원들마저도 자신의 사퇴를 요구하고 나섰다.

원래 신망을 잃은 지도자는 스스로 설 길이 없는 법이다. 대부분의 일반 행원들이 지주회장의 사퇴를 요구하는 것은 흔치 않은 일이다. 이런 상황에서 윤 회장으로서는 운신의 폭이 좁을 수 밖에 없다.

지난 해 연임에 성공했을 때도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은 채용비리 척결에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그는 “채용비리 문제는 많은 국민을 실망시키는 일이다. 취업에 관한 부분에 대해서는 금수저나 은수저 등 오해를 초래하는 일을 하지 않으려 한다”고 말했다. 결과적으로 이 발언들이 윤 회장의 발목을 잡았다.

검찰은 얼마 전 윤종규 회장의 사무실과 자택, 채용담당 부서 등을 잇달아 압수수색했다. 금융감독원 특별검사 과정에서 KB국민은행의 특혜 채용 의혹이 포착됐기 때문이다. 노조는 2월 소식지를 통해 “종손녀와 별도로 윤 회장의 조카도 현재 계열사에 근무하고 있는데 주변 동료들보다 승진 속도가 빠르다”고 주장했다.

연임 성공한 윤 회장, '채용비리 척결' 공약에 '발목'.."증손녀와 별도로 조카도 계열사서 근무"

심지어 종손녀 A씨가 최근 지방에서 서울 지점으로 발령을 받았다는 얘기까지 내부에서 흘러나온다. 물론 KB금융 측은 “사실이 아니다. A씨는 여전히 지방에서 근무하고 있다”고 잘라 말랐다.

그러나 노조는 3월에도 소식지를 통해 “윤 회장이 3월29일 주주총회 직후 구속돼 있는 인사팀장 B씨를 면회하기 위해 서울남부구치소를 방문했다”고 주장했다. B씨는 KB금융 채용비리 의혹을 풀 열쇠로 꼽히지만,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자신의 혐의 역시 완강하게 부인하고 있다.

4월13일 남부지방법원에서 형사11단독 노미정 판사의 심리로 B씨에 대한 첫 공판이 열렸다. 이 자리에서 B씨의 변호인은 “국민은행의 인사원칙이 허용하는 재량 안에서 신입행원을 뽑았다. 특정한 사람의 합격을 위해 (채용 결과를) 조작한 것이 아니다”고 말했다. 그런 인사를 윤 회장이 공판을 앞두고 찾아갔다면 논란이 있을 수 있다.

물론 KB금융 측은 노조의 주장에 정면으로 반박한다. 회사 관계자는 “윤 회장이 B씨를 찾아갔다는 것은 노조의 일방적인 주장이다. 전혀 사실이 아니다”고 해명했다. KB금융 측은 오히려 역차별을 우려하는 눈치다.

다른 관계자는 “윤 회장의 조카 B씨가 계열사에 근무하고 있다는 사실이 최근 언론에 보도됐다. 사실 확인 결과 B씨는 윤 회장이 취임하기 전에 이미 입사한 상태였다”며 “회장의 친인척이라는 이유로 무조건 문제 삼는 것은 역차별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은행권에서는 사실 여부를 떠나 윤 회장과 노조의 관계가 “갈 데까지 간 것 아니겠냐”고 말한다. 박홍배 국민은행 노조위원장은 2016년 12월 열린 노조위원장 선거에서 당선됐다. 하지만 국민은행 노조 선거관리위원회는 선거법 위반을 이유로 그를 중징계하며 당선 무효처리했다.

박 위원장은 이듬해 3월 열린 재선거 출마해 당선됐다. 이 과정에서 사측의 선거 개입 논란이 불거졌다. 노조는 2017년 7월 고용노동부에 특별근로감독을 신청했다. 2016년 선거 당시 노사 관계를 담당한 이오성 경영지원그룹 부행장과 김철 HR본부장이 선거 개입을 지시하고 특정 후보자 지지를 요구한 녹음 파일이 증거였다.

                                        서울 여의도 KB금융그룹 전경

'사측 선거개입' 논란으로 갈 데까지 간 윤 회장과 노조의 갈등..노조 “임원사퇴는 ‘꼬리 자르기’”

윤 회장은 “다시는 선거 개입이 없도록 하겠다”고 노조에 사과하면서 두 임원의 사표를 수리했다. 노조도 더 이상 문제를 삼지 않겠다고 하면서 선거 개입 논란은 일단락되는 듯했다. 하지만 노조 내부에서는 “윤 회장의 조치들이 ‘꼬리 자르기’ 아니냐”는 시각이 적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채용비리가 불거지자 다시 윤 회장을 상대로 비방전에 나선 것이라는 시각이 금융권의 중론이다. 검찰과 노조로부터 협공을 받고 있는 윤 회장이 어떻게 문제를 풀어갈지 금융권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물론 윤종규 회장이 취임 후 공(功)이 없는 것은 아니다. KB금융그룹의 ‘리딩금융그룹’ 굳히기에 시동을 걸었다. 윤 회장이 첫 임기에 세운 가장 큰 성과는 지난해 신한금융그룹과 벌이던 리딩금융그룹 경쟁에서 승리를 거머쥔 것으로 꼽힌다.

윤 회장 본인도 3월 KB금융지주 정기주주총회에서 주주들에게 “2018년에 리딩금융그룹의 위상을 확고히 정립하겠다”고 약속했다.2018년 1분기 실적만 보면 윤 회장의 이런 약속이 실현될 가능성은 높아 보인다.

KB금융지주는 1분기에 지배기업지분 순이익 9682억 원을 냈다. 2017년 같은 기간보다 11.3% 증가하면서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 KB금융지주가 1분기에 좋은 실적을 내면서 2018년 전체 실적에서도 신한금융지주를 또 앞지를 것이라는 전망에도 힘이 실리게 됐다.

윤 회장은 첫 임기에 대규모 인수합병을 통해 KB증권의 출범을 이끌었다. KB손해보험과 KB캐피탈을 KB금융지주의 완전자회사로 만드는 작업도 주도했다. 이런 윤 회장의 행보를 통해 KB금융그룹이 리딩금융그룹 자리를 되찾았고 앞으로도 선두를 유지할 원동력을 얻게 됐다.

연임에 성공했을 때도 윤 회장은 채용비리 척결에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그는 “채용비리 문제는 많은 국민을 실망시키는 일이다. 취업에 관한 부분에 대해서는 금수저나 은수저 등 오해를 초래하는 일을 하지 않으려 한다”고 말했다.

검찰의 채용비리 수사 '칼날', 점차 KB금융그룹 윗선 향해..조만간 윤 회장도 소환돼 조사받을 듯

결과적으로 이 발언들이 윤 회장의 발목을 잡았다. 검찰은 최근 윤종규 회장의 사무실과 자택, 채용담당 부서 등을 잇달아 압수수색했다. 금융감독원 특별검사 과정에서 KB국민은행의 특혜 채용 의혹이 포착됐기 때문이다.

금융권 일각에서는 금감원이 특별검사를 벌인 시점에 유의하기도 한다. 지난해 윤 회장과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은 연임 과정에서 최흥식 당시 금감원장과 갈등을 빚었다. 최 전 원장은 두 회장을 ‘셀프 연임’이라며 강하게 비난했다. 여기에 맞서 두 회장이 최 전 원장의 비리를 캐고 다닌다는 소문이 금융권 안팎에서 적지 않게 나돌았다.

금감원이 국민·하나·신한 등 11개 시중은행의 채용비리를 적발했다고 발표한 것도 이때였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과거부터 은행권은 정권이 바뀔 때마다 외풍에 시달려 왔다”며 “은행권의 채용비리 특별검사가 사실은 윤 회장과 김 회장을 겨냥한 금감원의 ‘표적 검사’라는 시각이 적지 않다”고 말했다.

윤 회장은 취임 때부터 ‘수첩론’과 ‘금수저 은수저론’을 펼치며 채용비리를 엄단하겠다고 밝혀 왔다. 윤 회장의 입지가 갈수록 약해지는 것도 이 말이 스스로 ‘자승자박(自繩自縛)’이 됐기 때문이다. 현재 검찰수사의 칼날이 점차 KB금융그룹의 윗선으로 향하고 있다. 이에 따라 조만간 윤 회장이 검찰에 소환돼 조사를 받을 것이라는 관측이 금융권에 파다하다.

윤 회장은 최근 책임경영 차원에서 KB금융 자사주를 잇달아 매입했다. 하지만 내부적인 시선은 여전히 곱지 못하다. 국민은행 노조는 성명서를 통해 연일 새로운 의혹을 쏟아내기도 했다. 윤 회장이 스스로 밝힌 채용비리 엄단 공약에 발목이 잡혀 'CEO리스크'를 자초한 꼴이다. 그가 검찰의 채용비리 수사 및 노조와의 전쟁에서 끝까지 버틸 수 있을지 아니면 꼬리를 내리고 임기 중 퇴진하고 말지 금융권이 매우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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