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공룡' 삼성생명 '진퇴양난'.."무려 17조원을 어디다 팔까?"
'보험공룡' 삼성생명 '진퇴양난'.."무려 17조원을 어디다 팔까?"
  • 강민우 기자
  • 승인 2018.04.22 2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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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구, 삼성생명에 '電子 지분 처리' 압박..금융권 "이재용, '자율방안' 내놓으라는 뜻"
                                             최종구 금융위원장

[금융소비자뉴스 강민우 기자]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금융회사가 보유 중인 대기업 계열사 주식을 매각할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사실상 삼성생명에 삼성전자 주식을 매각할 방안을 찾으라는 경고다.

최 위원장이 ‘대기업 계열사들의 주식 보유 문제’에 대해 공개 경고를 하고 나서면서 삼성전자와 삼성생명의 금산분리(금융과 산업의 분리)라는 삼성그룹의 오래된 지배구조 문제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를 전망이다.

금융위원회는 최종구 위원장이 20일 간부회의에서 이런 내용을 전달했다고 22일 밝혔다.

최 위원장은 금융 분야의 경제민주화 등 금융쇄신 과제를 당초 계획보다 속도감 있게 추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우선 "금융회사의 대기업 계열사 주식소유 문제의 경우 관련 법률이 개정될 때까지 해당 금융회사가 아무런 개선 노력을 하지 않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면서 "법 개정 이전이라도 금융회사가 단계·자발적 개선조치를 실행할 수 있도록 필요한 방안을 적극 강구하라"고 지시했다.

금융권에서는 최 위원장의 이날 발언이 삼성생명의 삼성전자 지분 매각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여당은 금산분리 차원에서 보험사가 계열사 주식을 보유자산의 3%(시장가치 기준)까지만 보유하게 하는 보험업법 개정안을 발의해 놓은 상태다. 이 법이 통과되면 지분 8.27%를 보유한 삼성생명은 삼성전자 지분 상당 부분을 매각할 수 밖에 없다.

삼성생명은 현재 보유중인 삼성전자 지분 8.23%는 지난 20일 기준 삼성전자의 시가총액이 331조3천655억 원인 것을 고려하면 모두 27조2천713억 원에 이르는 엄청난 규모다. 현행 보험업법은 보험사가 계열사 주식을 회사 총자산의 3%만 가질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를 고려하면 삼성생명은 9조9천억 원가량의 삼성전자 주식만 보유할 수 있다.

물론 현행 보험업법 감독규정은 보유할 수 있는 계열사 주식의 가격을 시장가격(공정가액)이 아닌 매입가격(취득원가) 기준으로 평가하도록 했다. 이로 인해 삼성생명은 삼성전자 주식 취득원가(약 5만 원)로 주식 가격을 평가하기 때문에 현재로썬 문제가 될 게 없다.

하지만 현재 주식 가격을 평가할 때 취득원가를 기준으로 하는 것은 보험업뿐이다. 여당은 이는 명백한 삼성생명에 대한 특혜로, 이를 개선해야 한다며 보험업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한 상태다.

만약 보험사도 계열사 주식 가격을 시가평가로 매기도록 바뀌면 삼성생명은 3%를 초과하는 지분 5.23%를 팔아야만 한다. 17조 원이 넘는 규모다. 이는 삼성그룹 전체의 지배구조에 상당한 변화와 영향을 줄 수 있다.

최 위원장은 금융사 지배구조 개선과 관련해선 "지배구조법이 통과되도록 입법 노력에 최선을 다하되 대주주 적격성 심사 내실화와 이사회 내 견제와 균형 강화 등 지배구조 개혁의 근간은 결코 양보와 타협의 대상이 될 수 없다"고 못 박았다.

정치권과 시민단체는 그동안 삼성생명이 3% 이상의 삼성전자 지분 보유를 가능하게 한 현 보험업법이 ‘삼성 특혜’를 가져왔다고 주장하고 있다. 금융회사에 적용되는 계열사 주식 보유 한도 규제의 기준이 보험사만 다르다는 이유에서다. 보험업법은 보험사가 계열사 지분을 총자산의 3% 이상 보유하지 못하도록 규제하고 있다.

다만 은행, 증권사, 저축은행은 지분 보유 한도 비율을 계산할 때 시가로 평가하지만 보험사는 취득원가로 한다. 취득원가 기준을 ‘시가 기준’으로 바꾸면 삼성생명은 20조원이 넘는 삼성전자 주식을 계열사나 제3자에 매각해야 한다. 삼성전자 지배구조가 크게 흔들릴 수 있는 사안이다.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19대 국회에서부터 보험사가 보유한 주식·채권 평가기준을 취득원가에서 시가로 바꾸는 내용을 담은 보험업법 개정안을 추진해왔다. 이 법안을 주도한 인물이 최근 ‘외유성 해외 출장’ 등의 논란으로 사퇴한 김기식 전 금융감독원장이었다.

금융위원회는 지금까지 삼성생명의 계열사 주식 매각과 관련해 당국 지침에 앞서 국회 입법이 우선이라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금융회사가 보유 중인 대기업 계열사 주식을 매각할 방안을 적극 강구해야 한다’는 최 위원장의 이날 발언이 그간의 금융위 입장을 바꾼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법 개정 이전이라도 삼성그룹 측이 자율적으로 방안을 내놓으라는 사실상의 ‘압박’이라는 것이다. 최 위원장이 금융위의 기존 입장을 바꾼 배경엔 금융개혁을 차질 없이 추진하겠다는 청와대의 의지가 반영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에 대해 삼성생명 관계자는 “‘3%룰’ 기준 변경에 따른 대비책은 아직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내부적으로는 삼성전자와 삼성생명의 금산분리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방안을 찾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재판이 대법원에서) 확정되면 삼성 지배구조에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발언한 것도 이런 삼성의 분위기를 전해 듣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한편, 최 위원장은 삼성증권의 배당 오류로 '유령주식'이 거래된 사고와 관련해 "자본시장의 신뢰가 크게 훼손된 만큼 금감원의 검사결과를 고려해 사고 책임을 엄중히 묻겠다"고 강조했다.

금융회사 지배구조 문제에 대해선 건전하고 투명한 지배구조를 확립해 주주와 금융소비자 중심의 경영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한 핵심 과제인 만큼 올해 정기국회에서 '지배구조법'이 통과할 수 있도록 입법 노력을 다해 달라고 주문했다.

특히 입법 과정에서 대주주 적격성 심사 내실화와 이사회 내 견제와 균형 강화 등 지배구조 개혁의 핵심 근간은 결코 양보와 타협의 대상이 될 수 없다는 점을 유념해 달라고 강조했다.

금융그룹 통합감독과 관련한 자본규제 방안은 6월 초까지 초안을 공개하고 정기국회 이전에 '통합감독법'이 국회에 제출될 수 있도록 해 달라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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