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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선 '황제 대관식'? 현대모비스 노조 "분할 합병 반대"
정의선 '황제 대관식'? 현대모비스 노조 "분할 합병 반대"
  • 김영준 기자
  • 승인 2018.04.19 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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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만 잘사는 세상' 안된다..근로자 고용-복지 고려 않고 鄭일가 승계작업 위한 수단 이용” 성토
         정몽구 회장-정의선 부회장 부자

[금융소비자뉴스 김영준 기자] 현대자동차그룹이 지난 달 28일 야심차게 발표한 지배구조 개편 방안이 큰 혼란을 겪고 있다. 현대모비스 노동조합이 현대글로비스와 분할합병에 반대하는 집회를 여는 등 내부 반발이 큰 탓이다. 회사가 분할합병을 위해 국내외 주주 및 투자 기관을 대상으로 적극적인 설득에 나서고 있으나 노조가 이에 반발, 계획 추진이 순조롭지 못할 전망이다.

금속노조 현대자치부 모비스위원회는 19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 현대모비스 본사 앞에 집결해 분할합병에 반대하는 투쟁을 벌였다. 인근에 배치된 경찰에 따르면 신고된 집회 참가인원은 1000여 명 규모다. 집회가 시작되자 건물 앞 인도는 집회 참가인원들로 가득 메워졌다. 집회 시간은 1시간 30분으로 신고됐다.

이날 노조는 ‘우리가 주인이다. 재벌만 잘 사는 세상, 모비스 분할합병 결사반대’라는 구호를 내걸었다. 노조는 “경영 승계를 위한 회사 분할합병은 명백한 단체협약 위반으로 사전에 협의조차 없었다”며 “이사회 결정을 폐기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분할합병은 ‘재벌 배불리기’를 위한 것으로 모든 가용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분할합병을 막아낼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대모비스 노조, 사전 협의 없이 글로비스 편입 가능성 우려..일부 소액주주도 개편안에 반발

지난 달 현대자동차그룹은 현대모비스 분할합병을 골자로 한 지배구조 개편안을 발표했다. 분할한 현대모비스 모듈·AS부품 사업부문을 현대글로비스와 합병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노조는 즉각 반발했다. 이들은 회사 인력 일부가 사전 협의 없이 현대글로비스로 편입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또한 이러한 조치가 경영 승계를 위한 부당한 행위라고 주장하고 있다.

현대모비스 분할은 현대차 지배구조 개편 핵심이다. 현대차그룹은 지난달 28일 현대모비스를 둘로 쪼개 모듈·AS사업부는 글로비스와 합병하고 정몽구 회장·정의선 부회장이 현대모비스 지분을 매입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개편안을 내놨다. 정 회장 부자가 보유 중인 현대글로비스 지분 약 30%를 팔아 현대모비스 매입 자금을 대는 구조다.

현대모비스는 이날 국내 기관투자가를 대상으로 지배구조 개편 관련 기업설명회(IR)를 열며 주총 찬성 `세 결집`에 나섰다. 하지만 일부 소액주주와 현대모비스 노조는 이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모비스위원회 관계자는 "18년 동안 모비스를 세계 6위 부품회사로 키웠는데 갑자기 현대글로비스로 가라는 결정은 받아들일 수 없다"며 "19일 전국 조합원 1000여 명이 모여 상경 투쟁을 벌인다는 방침"이라고 말했다.

현대차 노조 지부도 모비스위원회의 투쟁을 후방에서 지원할 것으로 알려졌다. 금속노조 현대차 노조 지부에는 모비스위원회를 비롯한 6개의 별도 위원회가 구성돼 있다. 노조는 지난 16일 "정부와 금융당국은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에 대한 문제를 깊이 있게 분석하고 정책적으로 규제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현대차 그룹 지배구조 개편방안, ‘순환출자 해소’ 넘어서 오너승계 위한 밑그림이라는 해석도  

현대차 그룹의 지배구조 개편방안은 순환출자 해소에 방점이 찍혀 있다. 현대모비스를 분할해 현대글로비스와 합병한 뒤 존속법인을 지배기업으로 삼는다는 계획은 계열사간 복잡한 지배구조를 단순화하는 가장 명료한 방안이다.

하지만 이 계획이 단순히 ‘순환출자 해소’를 위해서만 진행된다고 보긴 어렵다. 일각에선 오너 승계를 위한 밑그림이라는 해석도 내놓는다. 특히 구조개편 이후의 불확실성을 고려하면 순탄하게 진행되기는 어렵다.

19일 오후 서울 강남구 현대모비스 본사 앞에서 열린 '모비스 분할·합병 저지 집회'에 참석한 현대차노조 모비스위원회 조합원들이 모비스 분할합병을 반대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정작 문제는 이 같은 현대차그룹 지배구조 개편방안 달성이 쉽지 않다는 점이다. 최종 실천까지 여러가지 위험요인이 남아 있다. 먼저 분할 과정에서 주주들의 동의를 얻는 과정이 쉽지 않다. 개편안이 주가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경우 주주들의 재산권을 침해한다. 이 경우 주주들의 반발로 개편안이 무위로 돌아갈 수도 있다.

다행히 분할합병 방안 발표 이후 최근 주가는 상승세다. 현대모비스는 합병안에 반대하는 주주에게 주식매수청구권을 부여할 방침이다. 현재 주가는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에 따라 산정한 주당 매수가격(23만2429원)보다 높게 유지되고 있다. 최근 ‘기업 사냥꾼’으로 불리는 미국 헷지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가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추가적인 조치를 요구한 것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노조 관계자는 “2000년 정몽구 회장이 현대자동차그룹으로 분리해 나오면서 현대정공의 사업구조를 재편했는데, 현대자동차ㆍ기아자동차의 부품 생산 부문을 양도받고, 현대자동차에 합병되면서 근로자들에게 근로조건을 동등하게 제시했지만 회사는 이후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어 “근로자들은 부품사로 빅3로 키워놓았으며, 시가총액 50위로 성장 시켜 놓았지만 회사는 근로자의 고용이나 복지는 전혀 생각하지 않고 정의선 승계작업을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고 있다”라고 성토했다.

금속노조 현대차지부 "재벌만 잘 사는 분할 합병을 반드시 막아내 근로자의 복지를 사수하겠다"

백운호 금속노조 현대차지부 수석 부지부장은 "재벌만 잘 사는 분할 합병을 반드시 막아내 근로자의 복지를 사수하겠다"고 강조했다. 노조는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의 현대글로비스·모비스 분할합병 적정성 검토 보고서를 지지한다는 입장이다.

앞서 참여연대는 “현대차그룹은 상장회사 현대글로비스는 기준주가를, 비상장회사로 간주되는 현대모비스 분할법인은 본질가치를 반영해 분할합병비율을 산정했다고 하는데, 총수 일가의 지분이 높은 글로비스에 유리하게 산정됐을 가능성이 있다”며 문제점을 지적한 바 있다.

이에 대해 현대차그룹은 “참여연대 측은 현대모비스 국내사업 손익만을 기준으로 분석했으나 현대모비스의 해외종속회사 매출 비중(약 60%)이 중요하다는 점을 고려할 때 양 부문간 수익성은 해외 자회사 실적을 포함한 연결재무제표 기준으로 판단되어야 한다”며 산정방식이 적절하지 않았다는 주장이 사실과 다르다고 해명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달 28일 현대모비스를 지배회사로 둬 기존 순환출자 고리를 해소하는 지배구조 개편 방안을 발표했다. 이 과정에서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과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은 현대모비스 지분을 확보한다. 구체적으로는 기존 기아차와 현대제철, 현대글로비스가 보유 했던 현대모비스 지분 23.3%가 오너 일가에 매각되는 방식이다.

해당 계획안은 내달 29일 열리는 현대모비스 임시 주주총회를 통해 최종 승인 여부가 결정될 예정이다. 주총 승인이 완료되면 주식매수청구권 행사기간(5월 29일~6월18일)을 거쳐 오는 7월 1일부터 분할합병이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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