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의 지배구조개선 방안은 '시늉' 수준…'손질'부분은 최소한에 그쳐
재벌의 지배구조개선 방안은 '시늉' 수준…'손질'부분은 최소한에 그쳐
  • 박홍준 기자
  • 승인 2018.04.13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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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개그룹 발표 자율개혁방안은 정부의 개혁 요구에 크게 미흡…삼성은 개혁의지 있는가?
▲재벌개혁을 주도하고 있는 김상조 공정위원장
▲재벌개혁을 주도하고 있는 김상조 공정위원장

[금융소비자뉴스 박홍준 기자] 현대차를 비롯한 15개 대기업집단이 최근 문재인 정부의 재벌개혁정책에 부응해 자율적으로 지배구조개선방안을 마련, 발표했다.

그러나 삼성은 현재까지 별다른 지배구조개선 계획을 내놓지 않고 있다. 다만, 그동안 삼성이 취해온 삼성전자의 주주환원정책 및 액면분할 결정, 삼성물산의 배당정책 발표 등은 지배구조 개선안에 준하는 것으로 볼 여지는 있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이들이 발표한 지배구조개선안을 보면 정부의 재벌개혁에 맞추어 총수일가의 전횡 방지 및 소유⋅지배구조 개선방안을 담고 있으나 아직도 정부가 요구하는 수준에는 크게 미흡, 앞으로도 개선해야할 과제들이 산적해 있는 실정이다.

경제개혁연대는 최근 발표한 ‘그룹별 지배구조개선안의 주요내용 및 향후 과제’ 보고서에서 새 정부 출범 후 15개 대기업집단이 소유⋅지배구조 개선안을 마련하여 발표한 것 자체만으로 재벌개혁이 이미 상당한 효과를 거둔 것으로 볼 수 있으나, 그 한계도 분명하게 드러냈다고 지적했다.

이들의 지배구조 개선안은 그동안 문제로 지적된 사항에 대한 최소한의 조치만을 담고 있으며, 실제 소유⋅지배구조의 획기적인 개선이라고 할 만한 내용은 찾아보기 어려워 재벌그룹들이 마지못해 정부의 재벌개혁에 응하는 듯한  인상을 풍기고 있다고 경제개혁연대는 지적했다.

특히 재벌랭킹 1위인 삼성을 비롯해 상당 수 그룹은 아직도 지배구조 개선안을 마련하지 못했는데, 이는 소유⋅지배구조 개선 의지가 부족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주장했다.

따라서 공정위는 지금까지 발표된 개선안을 점검하여 바람직한 지배구조 개선방향을 제시하고 지속적인 점검을 통해 재벌의 지배구조 개선이라는 실질적 성과를 이뤄내야 한다고 경제개혁연대는 강조했다.

경제개혁연대는 이 밖에도 그룹 내 의사결정 시스템 개선, 내부통제 장치 강화, 이사회 구성의 독립성 강화, 이사회 운영의 내실화 및 비리경영인의 경영 배제 등에 대한 조치를 강구하는 것도 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중요한 과제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다음은  경제개혁연대가 최근 발표한 그룹별 ’지배구조개선안의 주요내용 및 향후 과제‘다.

▲ 현대차는 올해 1월 주주 추천 주주권익보호담당 사외이사 선임을 골자로 하는 주주친화 거버넌스 강화 방안을 발표한데이어 지난달 말에는 문제점으로 지적된 순환출자 문제 및 일감 몰아주기 해소를 위한 사업 및 지배구조개편안을 발표했다.

이 개선안은 자체로 긍정적이나 그동안 문제로 지적된 것에 한정된 최소한의 개선 노력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현대차그룹은 논란 없는 사업⋅지배구조 개편작업 마무리, 잔존한 일감 몰아주기 해소 및 현대글로비스 등에서 부당하게 얻은 이득의 환원, 그룹 내 의사결정 구조의 불확실성 해소 및 3세로의 경영권 승계 등의 과제가 여전히 과제로 남아있다.

▲SK의 지배구조 개선안은 운영의 투명성을 높이고 주주권익 제고를 위한 측면이 크지만, SK텔레콤⋅SK하이닉스 등 주력계열사에 대한 낮은 지분율, 최태원의 SK실트론 지분 인수 관련 회사기회유용 의혹, 지주회사 브랜드 사용료 문제 등은 해결해야할 과제로 꼽힌다.

▲LG는 LG상사를 지주회사 체제에 편입하고 일감 몰아주기 사례로 지적된 지흥 문제를 해소하였으나, 여전히 친족기업에 대한 일감 몰아주기 의혹이 있기 때문에 이를 적극적으로 해소할 필요가 있다. 대기업집단 중 최대 규모로 수취하고 있는 브랜드 사용료의 적정성 검토도 필요하다.

▲ 롯데의 경우 작년 10월 지주회사 전환을 통해 소유구조를 단순화하고 추가적인 지주회사 개편작업을 통해 순환출자 문제를 모두 해소했다. 그러나 롯데는 신동빈이 뇌물 사건으로 법정 구속되면서 추진 중이던 소유⋅지배구조 개편 계획에 차질이 불가피한 상황이며, 지주회사 요건 충족을 위한 지분 정리와 금융회사 지분처리 문제 등의 과제가 여전히 남아 있다.

▲한화는 한화S&C를 물적분할 후 사업자회사 지분 44.6%를 매각하여 일감 몰아주기를 해소하겠다고 발표했으나 공정위는 이것이 지배구조 개선에 해당하는지 판단을 유보한 바 있다. 한화는 한화S&C 일감 몰아주기의 완전한 해소 및 편법적으로 얻은 이득의 회사에 환원, IFRS-17 시행 및 금융그룹 통합감독시스템 도입에 따른 준비, 브랜드 사용료 적정성 검토 등 이 해결과제다.

▲이 밖에 현대중공업, CJ, 대림, 현대백화점 등은 각각 순환출자 해소 방안, LS(가온전선, 예스코), 효성, 하림, 현대산업개발 등은 지주회사 전환 또는 지주회사 체제 정비계획, 한진(유니컨버스), 대림(에이플러스디), 태광(티시스) 등은 사익편취 규제 대상회사의 처분을 통한 지배구조 개선방안을 각각 발표했다.

▲ 삼성은, i) 순환출자 가이드라인 변경으로 인한 순환출자 해소, ii) 금융⋅보험사의 의결권 제한 예외규정 축소⋅폐지 가능성에 따른 문제, iii) 보험업법상 자산운용 비율 평가 기준의 (시가평가로) 변경 가능성, iv) 금융그룹 통합감독시스템 도입에 따른 영향, v) 이재용의 형사재판에 따른 금융계열사 신규영업허가 제약, vi) 금융계열사 대주주 적격성 심사 대상 확대 가능성에 따른 영향, vii) 공익법인 보유 계열사 지분의 의결권 제한 가능성 등 지배구조 측면에서 풀어야할 과제가 산적해 있다.

삼성의 지배구조상 문제는 곧 금산분리 문제로 요약되며, ‘이건희⋅삼성물산 → 삼성생명 → 삼성전자’로 이어지는 핵심 출자고리에서 삼성생명이 보유한 비금융계열사 삼성전자 지분 8.19%를 현 정부 하에서도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사실상 어려울 수 있다.  복잡한 출자구조로 형성된 삼성은 더 늦기 전에 소유⋅지배구조 개선안을 마련⋅공개하여 지배구조 개편작업을 둘러싼 시장 혼란을 최소화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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