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증권, "일부 투자자 이탈 속 신용등급 재산정 검토 가능성"
삼성증권, "일부 투자자 이탈 속 신용등급 재산정 검토 가능성"
  • 강민우 기자
  • 승인 2018.04.13 0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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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적인 '자산관리 (WM) 강자' 명성에 흠 나...금소원, “피해보상안, 소비자 기만행위"

[금융소비자뉴스 강민우 기자] '유령주식' 사태로 삼성증권(대표 구성훈)의 ‘내우외환(內憂外患)’이 갈수록 깊어지고 있다. 기업의 생명줄인 신용등급이 강등될 위기에 처한 가운데 사실상 ‘금융세월호’ 사고나 마찬가지인 이번 참사를 계기로 고액자산가들의 대량 이탈 조짐이 엿보인다. '자산관리(WM) 강자'로 불린 삼성증권의 명성에 흠이 나기 시작한 것이다.

그동안 삼성증권은 예탁자산 1억원 이상의 고액자산가 10만명을 바탕으로 자기자본 직접투자(PI), 구조화금융 등을 연계한 상품을 내놓는 등 강점을 십분 활용해 왔다. 일각에서는 삼성증권이 이대로 '일류삼성'의 이미지를 회복하지 못할 경우 면허취소 또는 인수 및 합병(M&A)시장에 매물로 나오는 것이 아니나는 비관적인 전망마저 나온다.

13일 금융당국과 신용평가업계에 따르면 그동안 우등생 브랜드 이미지를 지켜온 삼성증권이 ‘유령주식 사태’로 인해 신용등급 유지가 불확실해 졌다. 국민연금을 비롯한 연기금 등이 삼성증권과의 거래를 중단한 데 이어 이번 사태로 인한 당국의 중징계 처분까지 가시화되고 있다. 삼성증권으로서는 존립을 위협하는 위기감이 감돌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설상가상으로 정부가 배당사고로 물의를 빚은 삼성증권에 대해, 국고채 전문딜러(Primary Dealer·PD) 자격을 계속 유지할 수 있을지 검토하기로 해 추이가 주목된다. 국고채 전문 딜러는 정부가 발행하는 국고채를 독점 인수할 수 있는 증권사 등 금융회사를 가리키며, 정부는 일정한 자격 조건을 갖춘 금융회사에만 그 자격을 주고 있다.

     김기식 금융감독원장에게 고개 숙여 인사하는 구성훈(오른쪽) 삼성증권 사장

신용평가업계, "‘유령주식 사태’로 삼성증권의 현재 최상위 신용등급 유지는 다소 힘들 것" 

삼성증권 신용등급은 현재 ‘AA+’로 증권사 중 최상위권이며 등급 전망은 ‘안정적’으로 채무 상환 능력이 현재 신용도를 유지할 수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한국신용평가를 비롯해 나이스신용평가, 한국기업평가 등 신용평가사들은 이번 ‘유령주식 사태’를 빚은 삼성증권 신용등급을 두고 금융당국의 처분과 재무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 중이다.

향후 당국의 처분 여하에 따라 신용등급 재산정도 검토될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이 처분에 따라 고객 예탁 자산 등 실질적인 재무상황에도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유령주식 사태’로 삼성증권의 현재의 최상위 신용등급 유지는 다소 힘들 것이란 시각이 많다. 국민연금공단의 직접거래 중단을 비롯해 주요 연기금들의 거래 중단 선언으로 수익성 하락이 불가피해졌다는 판단이다.

다만 신용평가업계는 당장은 삼성증권의 신용등급평가 조정에 나서지 않고 있다. 향후 금융당국의 제재 강도를 보고 평가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한 신용평가업계 관계자는 “아직 금감원 검사 내역 등이 나오지 않은 상황이고 고객 예탁 자산과 고객수가 줄어드는 등 객관적인 수치가 반영되지 않은 상태여서 당장 신용도를 평가할 상황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향후 신용등급 평가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초유의 전산시스템 오류 사례라는 것에 더해 도덕적 해이 등 여러 문제가 겹쳐 있고, 중징계 처분 가능성도 가시화하는 탓이다.

금융기관 검사 및 제재 규정에 따르면 영업 또는 업무를 크게 저해하는 행위로 건전경영을 훼손하거나 금융거래자 등에게 중대한 손실을 초래한 경우 영업의 인·허가 또는 등록 취소, 영업·업무 등이 전부 정지될 수 있다. 삼성증권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업무정지 이상 중징계를 받으면 3년간 신사업 허가가 나오지 않으며, 기관 경고에 그친다고 해도 1년간 신규 사업 진출이 금지된다.

 '자산관리(WM) 강자' 삼성증권 명성 손상.. '큰 손'들 대거 이탈에 경쟁사 '손님뺏기' 경쟁 

신용평가업계 관계자는 “이번 삼성증권 사태로 그간 자산관리(WM)부문 강자로 꼽혀온 삼성증권에 고액 자산을 맡긴 고객들의 자금이탈 조짐이 나타날 수 있는 점이 우려된다‘면서 ”전반적으로 영업실적 등이 좋긴 하지만 고객 이탈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어 면밀히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증권사의 신용등급이 단기적으로 강등된 사례는 동양증권이 유일하다. 2013년 동양그룹의 유동성 위기로 계열사인 동양증권은 펀드런(자금인출) 사태로 신용등급이 강등됐다.업계에서는 삼성증권의 신용등급 전망이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변동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이번 삼성증권 사태는 선례가 없는 경우이다 보니 단기간 신용등급을 평가하기는 어려울 수도 있다.

한 신평사 관계자는 "최상위 등급을 받고 있는 기업들은 단기실적 격감 요인으로 즉각적으로 등급을 낮추는 경우는 많지 않다"면서 "이번 사태로 촉발된 평판 훼손이나 실적 리스크에 대한 판단을 장기적으로 지켜본 후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증권의 또 다른 위기는 '자산관리(WM) 강자'로 불린 '일류삼성'의 명성에 금이 갔다는 것이다. 이번 '유령주식 배당 사태'를 계기로 고액자산가들의 대규모 이탈 조짐이 나타나서다. 남의 불행이 나의 행복인가. 아니러니하게도 경쟁 증권사들은 삼성증권의 위기를 기회 삼아 삼성증권 고액자산가 모시기에 돌입했다.

실제 삼성증권에 예탁자산으로 1억원 이상 맡긴 고액자산가는 지난 2013년 8만명에서 지난해 10만명으로 꾸준히 증가했다. 고액자산가 한명 당 평균 자산이 무려 10억원에 이른다. 전체 고객 예탁자산 188조원 가운데 고액자산가가 차지하는 비중이 절반 이상(104조원)이다. 삼성이라는 브랜드에 체계적인 자산관리 시스템이 삼성증권을 '자산관리 강자'로 만들어준 배경이다.

금융거래상 제일 중요한 덕목은 신용과 신뢰다. 그런데 마치 지난 1975년 월남이 패망할 때 '사이공 최후의 날'을 방불케 하듯이 그동안 애지중지하듯 모셔온 '큰손'들이 미련없이 떠나는 등 삼성증권을 '폐가(廢家)'처럼 취급하고 있다. 이번 '유령주식 배당 사태'로 고액자산가들이 삼성증권에서 대규모 이탈 조짐이 보이기 시작한 것이 그 증거다. 일반적으로 고액자산가들은 한 증권사가 아닌 여러 증권사를 주거래 증권사로 중복해 이용한다, 이들은 신용위기인 삼성증권과의 거래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금소원, “삼성證 피해보상안은 터무니없는 내용..투자자 피해 평가한 실질적 보상안 제시해야"

당장 경쟁 증권사들은 공격적인 마케팅에 나설 채비를 하고 있다. 삼성증권에 대한 고액자산가의 불안이 커진 만큼, 이들의 자산을 유치하려는 행동에 돌입한 것이다. 전통적인 '자산관리 강자'로 금융투자업계를 호령한 삼성증권으로서는 매우 자존심이 상하는 일이자 존립을 놓고서도 크게 위기감이 감돌고 있다.

한편 금융소비자원(금소원)은 삼성증권이 제시한 투자자 피해 보상안에 대해 “이런 식의 피해 보상안은 투자자와 시장을 기만한 행위”라며 비판하고 나섰다. 금융소비자원은 이날 성명을 통해 “삼성증권이 제시한 피해 보상안은 터무니없는 보상안으로 당일거래자 중심의 피해 사고 보상 뿐만 아니라 투자자 피해 등을 평가한 실질적인 피해 보상안이 제시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금소원은 “금융당국은 광범위한 피해 조사를 통해 일벌백계 차원에서 삼성증권이 피해 보상을 하도록 해야 한다”며 “초유의 사태를 발생시킨 만큼 초유의 처벌과 제재를 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삼성증권 사태에 대해 “국내 자본시장의 수준을 그대로 보여주었다는 점에서 국가의 수치”라고 규정했다.

금소원은 “삼성증권 사태는 증권사의 시스템과 직원의 수준을 아주 잘 보여준 사례”라며 “터무니 없는 금액이 그것도 회사 직원들의 계좌에 들어갔는데도 회사의 시스템은 전혀 작동하지 않았다”라고 개탄했다. 또 “이런 사태를 초래한 삼성증권은 직원의 도덕적 해이를 사태의 본질처럼 호도하고 있다”며 “이는 진정한 책임인식이 없음을 보여준 것”이라고 강조했다.

금소원은 “지금처럼 본질을 외면하고 투자자 피해를 당일거래자 중심으로 보려는 시각은 사태의 본질을 파악하고 있지 못한다거나, 외면하는 것이”이라며 “지금이라도 투자자 피해에 대한 새로운 기준과 보상을 제시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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